<3> 마드리드에 도착하다 - 존버일기의 시작
<3> 마드리드에 도착하다 - 존버일기의 시작
마드리드 공항에서 전철을 타고 솔 광장으로 갔다. 마드리드 공항…
한국에 돌아가는 날, 여행의 마지막 날에서야 다시 밟게 될 줄 알았는데
미리 서술하자면 앞으로 만나게 될 나쁜 도둑놈들 때문에 한 번 더 오게 된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존버 일기를 찍게 될 줄 그때는 미처 몰랐다.
솔 광장에서 동이와 나는 보다폰 유심 칩을 사서 갈아끼우려 했다. 그러나 여기서 또 위기가 있었다.
내 핸드폰은 유심침을 이용할 수 없다며 직원이 단호하게 “Nooooooop!” 하는 것이다.
아니 왜 또 나만…이유도 안 가르쳐주고, 내 핸드폰은 할 수 없다 하는데 나는 동과 같은 기종이었다.
우선 동이만 유심칩을 갈아 끼운 채로 우린 숙소를 찾아 떠났다.
아주 울퉁불퉁한 돌로 이루어진 언덕길을 바위 같은 캐리어를 끌고 다녔다.
그리고 역시나 길을 잃었다.
그래서 우린 첫날부터 우버를 불렀다. 차를 타고 간 곳은 우리가 낑낑거리며 올라온 언덕의 반대쪽이었다.
겨우겨우 집을 찾고, 짐을 내려놓고 바라본 숙소의 전망은 환상적이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나쁜 도둑놈들이 핸드폰과, 카메라만 안 가져갔어도 이 책에 수록하는 건데…
큰 창과 세면대, 침대 두 대,
창을 열면 마드리드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고, 해가 떠있는 시간 동안
방은 개나리 빛으로 따뜻한 온기가 들어차 있었다.
테라스 아래 광장에서는 많은 이들이 즉흥 연주를 하고 있었고,
우리 여행을 더 낭만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는 아름다운 마드리드 시내, 커다란 창문과, 커다란 방.
사랑해마지않는 내 친구와 이 시간을 공유하고,
영영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어 간다는 게 벅차올랐고,
시작될 여행에 가슴이 진정이 돼질 않았다.
짐을 내려놓고 우린 가벼운 가방을 싸서 1층에 있는 맥도날드에 갔다.
스페인에서만 파는 버거를 주문했다. 햄버거는 무진장 컸고, 콜라 컵도 한국의 1.5배였다.
그리고 버거는 큰 만큼 더 맛있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야외 테이블에서 우리 여행 첫 끼를 만끽하고
우린 목적지 없이 걸었다. 걷다 보니 사람들이 많은 아름다운 건물에 발이 닫았다.
우리도 그 사이에 껴서 계단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평화로운 사람들을 보며
스케치를 했다. 행복한 사람들 사이에 행복한 우리가 있었고,
우리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이 시간을 보냈다.
후에 검색해보니 우리가 앉아 그림 그리던 곳은 마드리드 왕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