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있나요?

by 고작가

매일 아침. 출근을 하고 점심시간 전까지 가장 많이 듣는말, "방 있나요?"이다. 나는 숙박업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왠 ‘방 있나요?’


우리 가게엔 방이 7개가 있다. 4인실이 3개. 6인실이 2개, 8인실이 1개. 10인실 1개다. 그리고 아랫층도 있는데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바쁠 때는 위, 아래층 모두 합쳐서 80~90명까지 앉을 수 있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도 방을 선호하는 손님들이 많았기 때문에 인원에 맞게 방을 배정하는 것이 오전 일과의 큰 과제였다. 그런데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테이블 수와 인원수를 제한하다 보니 방을 찾는 손님들의 요청은 더 잦아졌다. 4인용 방에도 4명, 10인용 방에도 4명 이상 받을 수 없으니 예약전화를 받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남은 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단골이니 방을 빼 달라는 손님부터, 2명이 가는데 비싼 메뉴를 시킬 테니 방을 달라는 손님까지, 점심장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손님들과의 방 쟁탈전에 지칠 때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코로나 시국에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하루 12시간 영업 중 점심 1시간 장사가 매출의 전부인 요즘,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한 그릇이라도 더 팔아야 하는 간절함이 있다. 하지만 한 건물에서 문조차 열지 못하고 있는 복싱 체육관이나 필라테스 학원을 볼 때면 이렇게 1시간이라도 영업할 수 있는 식당을 하고 있는 게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볼멘 생각을 지워버린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방 문화, 방 사랑은 조금 남다르긴 하다. 노래방이나 찜질방, 식당이나 나이트클럽에서도 우리는 무조건 방을 먼저 찾는다. 물론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 방역 차원엔선 방을 원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없는 방을 벽을 세워 만들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탁 트인 방에 가림막을 놓기도 했지만 손님들이 방처럼 좋아하진 않는다. 식당을 안해 본 사람들은 식당은 음식만 맛있게 만들면 된다고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식당업을 해보면 음식 맛은 기본이고, 인테리어와 손님들이 편하게 드실 수 있는 분위기를 잡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렇게 점심시간을 바쁘게 보내고 나면, 밤 9시까지는 기다림과의 싸움이다.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내일의 점심장사를 준비하고 이렇게 글을 쓰면서 기다림의 공허함을 채운다. 요즘처럼 힘들 때 손님들이 계산을 하고 나가면서 "힘내세요"하는 한 마디가 큰 위로가 된다. 나는 내일도 손님들과 한바탕 방을 둔 신경전을 펼치겠지만, 그래도 그분들이 있기에 이렇게라도 버티고 있음을 감사히 여기며 상황이 어서 나아지기를 바라본다.

keyword
이전 07화일식집에서 만드는 한식 도시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