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주문이요!"
오늘도 어김없이 저녁식사 때가 되자 배달의 민족 주문이 들어온다. 우리 가게는 원래 포장판매는 했지만, 배달은 하지 않았다. 코로나가 터지고 석달쯤 지나고부터 배달 앱에 가입했고 지금까지 이용하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홀 손님이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왔다가 빠지는 시스템이라 배달을 하지 못하고, 오후 2시 이후부터 배달 주문을 받고 있다. 처음엔 배달 주문이 거의 없었지만, 3개월 정도 지나자 하루에 10건 이상씩은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배달 전문점이 아니다 보니, 주문이 들어오면 메인 메뉴와 나가는 밥과 반찬을 별도로 포장해야 하기 때문에 은근히 손이 많이 간다. 아마도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안 하던 배달 판매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음식을 배달 주문하는 손님들도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 불편한 게 많을 거다. 음식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약간은 식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을 텐데,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차가운 포장용기에 담아 내보내는 음식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지 않다. 다른 식당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배달되는지도 모르고 음식을 보내는 것이 내키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떨어진 매출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을 하고 있다.
매일 오후, 음식을 실어나를 라이더들이 가게로 오기 때문에 그분들의 일상도 조금 엿보게 됐다. 그 분들의 세계에도 배달일을 주업으로 하는 경우와 부업인 경우가 나뉜다. 본업인 분들은 복장부터가 확실히 다르다. 헬멧 안에 이어마이크, 장갑에 팔꿈치, 무릎 보호대를 차고, 휴대폰을 2~3개 갖고 다닌다. 반면 부업으로 하는 분들은 편한 옷차림에 배달 백팩을 주로 갖고 다닌다. 연령대도 다양해서 20대 초반부터 60대 어르신까지,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도 많다. 라이더들이 가게에 와서 대기할 때면 시원한 음료나 따뜻한 차를 대접해 드리곤 한다. 나도 대학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짧게나마 배달 일을 해본 적이 있는데 추운 겨울날 오토바이를 타고 달릴 때 뼈마디가 시릴 정도로 춥다는 걸 알아서다.
작년 여름, 굉장히 습하고 더운 날이었다. 땀범벅이 된 앳된 얼굴의 여학생이 배달음식을 가지러 왔다. 너무 더울 것 같아 시원한 매실차를 건넸지만 배달시간이 7분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사양했다. 배달하는 곳은 자전거를 타고 빨리 가도 15분은 걸릴 거리였다. 그렇게 물 한 잔 마시지 못할 정도로 긴박한 건가 싶기도 하고, 서둘러 가다 사고는 나지 않을까, 자전거를 타고 가면 음식이 흐트러지면 어쩌지.. 온갖 신경이 쓰였지만, 다행히 손님이 보낸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는 댓글을 보고 안심했다.
요즈음도 어린 학생이나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음식을 가지러 오면 마음이 좋지 않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라이더들이 음식을 픽업하러 가는 시간과 손님한테 인계하는 예상시간이 정해지고, 그 시간을 초과하면 라이더에게 페널티가 주어지게 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시간이 돈인 라이더들에게 안전 운행하라고 말을 건네기도 힘들 때가 있다. 이 또한 코로나가 만들어낸 새로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배달음식의 주문이 늘면서 쓰레기 대란이라는 또 다른 문제도 생기고 있다. 우리 가게만 하더라도 회덮밥 하나 주문이 들어와도 회덮밥 용기, 반찬용기, 밥 용기, 국 용기, 젓가락, 수저 모두 일회용이 나간다. 아무리 재활용이 되는 용기들이라곤 하지만, 한 번씩 포장을 하면서도 돈 낭비에 자원낭비, 환경문제까지 연이어 신경이 쓰인다. 내가 사는 아파트도 일주일에 하루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한다. 퇴근 후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러 나가보면 엄청난 양에 매번 놀란다. 확실히 코로나 전과는 비교되지 않을만큼 어머어마한 양이다.
음식점을 하고 있지만, 집에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가족들과 함께 요리해서 먹는 저녁식사가 여러모로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