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온전히 이해하는 방법
“내 몸인데 왜 자꾸 낯설게 느껴질까?”
“나는 왜 아직도 내 몸을 믿지 못할까?”
이 질문들은 단순한 감정의 혼란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몸을 읽는 언어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에요.
거울 앞에 선 나, 다이어트 앱을 켜는 나, 운동을 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그치는 나…
그 모든 순간에 우리는 어떤 틀 안에서 내 몸을 해석해 왔는지조차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저는 바디 이미지, 미디어 이미지 분석, 젠더와 몸의 관계를 연구해 온 사람입니다.
많은 수치를 다뤘고, 담론을 분석했으며, ‘몸’에 대한 논문을 여러 편 써왔어요.
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엔 이런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내가 몸에 대해 너무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는 건 아닐까?”
몸무게, 체형, 건강 수치…그 모든 정보들은 많지만,
내 몸이 왜 이토록 불편한지, 이 감정은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나만의 방식으로 내 몸을 돌볼 수 있을지에 대한 언어와 문장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 책에서 처음으로, ‘몸을 읽고, 해석하고, 돌보는 힘’을 ‘바디 리터러시(Body Literacy)’라는 말로 정리해 보기로 했습니다.
[다이어트, 비콰이어트]의 1장에서는 이 개념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을 네 개의 꼭지로 설명하고 있어요:
우리 몸 교육: 바디만 있고, 이미지는 없다
긍정 바디이미지: 바디 포지티브 운동의 기초가 되다
몸, 다시 읽다: 바디 리터러시로 시작하다
몸 문해력: 바디 리터러시란 무엇인가
이 네 가지 꼭지는 단순히 개념 설명이 아니라,
‘왜 지금 이 시대에, 우리에게 몸을 해석하는 힘이 필요한가’를 보여주는 사유의 흐름이에요.
책 속 한 문장을 가져와 보자면,
“우리는 늘 남의 몸을 관찰해 왔지만, 정작 자기 몸을 읽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저는 이 문장이,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이자, 바디 리터러시라는 개념을 처음 만들어야 했던 핵심 동기였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바디 리터러시는 무엇일까요?
내 몸을 내 언어로 다시 말할 수 있게 해주는 문해력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바디 리터러시는 지식을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삶을 해석하는 감각에 가깝습니다.
책 속에는 아직 낯선 말일 수 있는 이 개념을, 일상의 언어로 풀고,
현실의 실천으로 연결하기 위한 시도가 담겨 있습니다.
이 글에서 다 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니까요.
그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인지 → 내 몸의 감각, 신호, 감정을 알아차리는 힘
비판 → 미디어, 문화, 사회적 기준이 내 몸을 어떻게 규정했는지 해석하는 힘
실천 →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리듬과 방식으로 몸을 돌보는 능력
이 개념은 [다이어트, 비콰이어트]의 4장에서 ‘바디 리터러시 7단계 실천 루틴’으로 구체화되어 있습니다.
일상의 언어로 말하자면, “몸과 나 사이의 관계를 다시 설계하는 연습”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저는 이 개념을 연구자가 아니라, 엄마이자 한 사람으로서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아이를 키우며 어느 날 문득, “우리 아이는 자기 몸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라는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의 첫 번째 이야기도,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말하는 한마디에서 시작했어요.
엄마가 딸에게 "너 그러나 돼지 돼"라고 말하는 세상
어느 날 우연히 동네 커피숖에서 듣게 된 엄마와 딸의 짧은 대화는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너, 이렇게 먹다가는 어떻게 되는 줄 알아? 돼지 되는 거야!'
너무도 차갑고 매몰찬 표정으로 고작 다섯이나 여섯 살쯤 된 아이에게 엄마가 하는 말이었다. 그냥 쿠키 한 조작 더 먹고 싶다고 얘기했을 뿐인데 말이다. .... (중략)..
그러면 어린 나이부터 엄마에게 그런 말을 듣고 자란다면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엄마의 말과 사회적으로 강요되는 미의 기준이 더해져 자기 몸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이 아이를 괴롭히지 않을까?
당장 그 아이의 엄마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봤다. 그녀 역시 몸에 대한 감시와 평가를 당연시하고 살아오지 않았을까? 그러나 내 아이만큼은 '돼지'가 안 되도록 키우고 싶었으리라...
(다이어트, 비콰이어트, 신체불만족 시대: 너도 나도 내 몸을 거부하다. p.19-20)
내가 무심코 던지는 한 마디,
“살 좀 빼야겠다”, “배 나왔다” 같은 말들이 아이의 몸에 대한 언어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몸을 읽는 힘’은 단순히 나 자신을 위한 게 아니라, 타인과 관계 맺는 언어를 바꾸는 힘이기도 하다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이 에피소드를 글로 쓰면서도, 나의 언어도 점검해 보았습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내 몸에 대한 언어부터 바꿔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바디 리터러시는 단지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몸을 대하는 태도와 말, 눈빛과 습관까지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감각입니다.
[오늘의 질문]
당신은 오늘, 누구의 언어로 내 몸을 말하고 있었나요?
그리고 당신은, 아이에게 어떤 몸의 언어를 물려주고 싶으신가요?
[다음 글 예고]
“다이어트를 멈추고 싶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다음 글에서는 다이어트를 멈추기 어려운 구조와 그 안에 숨겨진 감정들을 살펴보며,
우리가 정말 원하는 몸이란 무엇인지 다시 물어보려 합니다.
이 글은 [다이어트, 비콰이어트: 내 몸에 새로운 생각을 입혀라]의 집필 과정을 담은 브런치 연재 시리즈
<다이어트, 비콰이어트: 미리 보기, 내 몸에 묻는 열 가지 질문>의 세 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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