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과 스타일을 위한 필요한 타이의 수는-?
여러분들 중 슈트를 가지신 분 중에 타이가 없는 분은 없을 겁니다. 보통 슈트를 구매할 때 곁들어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세일 품목으로 한 두어개 더 구매하신 게 많을 겁니다.
여러분은 타이를 몇 개 가지고 계신가요? 보통 슈트를 구매할 때 1개 정도 그리고 세일할 때 가판대에서 구매하신게 있다면 두 세개 정도는 최소한으로 가지고 있을 겁니다. 조금 관심이 있으시다면 패턴별로 5~6개 정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제게 많은 남성분이 물어보는 것 중 하나가 가지고 있을 타이의 갯수입니다. 어떤 것들을 얼마나 가지고 있어야 할지 말입니다. 언제나 말씀드리듯이 절대 답은 없지만 최선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이번 컬럼은 패턴, 혹은 가지고 있는 슈트의 스타일별로 가지고 있어야할 타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가진 패션에 대한 철학 중 하나는 '다다익선' 입니다. 다양한 스타일의 옷과 액세서리를 가질 수록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타이, 행거치프 같은 포멀한 액세서리를 다양하게 소유하고 잇다면 2~3벌 정도의 슈트를 가진 사람에게도 다양한 스타일링을 가능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렇다해도 우선은 우리가 꼭 필요한 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겠죠. 그래야 그 다음을 구매할 때 어떤 것이 필요한지 스스로 판단하기에도 좋을 것입니다. 기본을 통한 2-3가지가 넘는 스타일링을 한 후에 선택하게 될 테니까요. 그럼 어떻게 골라야 할까요?
- 솔리드 패턴, 거기에 블랙은 무조건 가지고 있기.
우리는 다양한 경조사에 참여하게 됩니다. 경조사를 참여해야 하는 것이 상대방을 위한 마음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특히 결혼식보다 더 엄격하고 확실한 규율이 있는 장례식에서 필요한 건 블랙 타이입니다. 다크 네이비 수트로도 장례식을 갈 수는 있지만 블랙 타이를 매는 것과 없이 가는 것 혹은 다른 패턴이나 밝은 컬러를 매고 가는 것은 아주 많은 차이가 납니다. 그러니 매트한 블랙 타이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조금 광이 나도 괜찮습니다. 매번 장례식장에서 급하게 빌리는 것보다, 아무것도 없이 셔츠에 자켓만 걸치는 것보다 진중하고 예의 있어 보여 좋습니다. 누구보다 돌아가신 분에 대한 존중이 담겨있는 옷차림이 됩니다. 실크로 된 블랙 타이는 경조사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만, 시크한 스타일을 원한다면 그만한 것또한 없습니다.
- 비즈니스를 위한 레지멘탈은 최소 2개 이상. 컬러도 2가지 이상.
비즈니스를 위한 타이는 레지멘탈이 가장 적합합니다. 솔리드보다 포인트가 있으면서 화려한 글렌체크, 하운드 투스 패턴보다 부담이 덜합니다. 레지멘탈 패턴은 적당한 포인트 컬러감을 보여주면서 비즈니스에 적합하고 그 이상의 화려함을 절제해주는 아이템입니다.
네이비, 그레이 바탕에 밝은 컬러의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것은 밝은 인상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긍정적이고 환한 인상을 원할 때 착용하면 좋겠습니다. 반대로 어두운 컬러의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것은 진중하고 세련된 느낌이 강합니다. 저녁에 있을 미팅에는 오히려 밝은 컬러 스트라이프보다 안정적이고 침착한 느낌이어서 상대방에게 보여지는 인상에 깊이감을 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어떤 컬러의 스트라이프인 것에 따라 인상을 결정짓는 것도 달라지기 때문에 원하시는 방향에 맞게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스트라이프의 선의 굵기가 굵은 수록 컬러가 주는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습니다. 즉 배색으로 들어간 스트라이프의 컬러까지 스타일의 하나로 보여지게끔 효과를 만들 수 있어 슈트가 솔리드라면 매우 재미있는 컬러감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다만 다소 화려한 면은 있습니다. 컬러가 2개 이상 타이에서 크게 보여지기 때문에 화려한 느낌이 상체에서 보여져 오히려 타이에만 시선이 집중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집중되어야 할 자리에서는 좋은 매칭이 되겠지만 톡톡히 서브 역할을 해야할 자리에서는 다소 튈 수 있는 것을 기억해야합니다.
이와 반대로 스트라이프 선이 얇은 것은 진중하면서 포인트만 준 디테일이기 때문에 안정적이면서 포멀한 비즈니스 스타일을 만들기에 적합합니다. 가장 많이 찾는 스타일이기도 한 얇은 선의 레지멘탈 타이는 실패없는 면접 스타일링의 기본이면서 어떤 미팅 자리에서도 튀지 않게 본인을 포멀하게 만들어줍니다. 다만 재미가 없는 스타일 일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 캐주얼 스타일을 위한 니트 타이도 갖추기를.
비즈니스를 위한 슈트가 아닌 캐주얼한 슈트 혹은 네이비 블레이저에 코튼 치노 팬츠를 입을 것이라면 타이를 매는 것이 우아한 캐주얼 룩을 만드는데 좋습니다. 그러니 캐주얼 스타일에 적용할 타이를 하나 이상은 갖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니트 타이입니다. 타이이면서 부드러운 소재와 각잡히지 않은 느낌이 여유와 느긋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포멀하지만 또 캐주얼한 그 중간 어디쯤에 있을 오묘한 아이템입니다.
니트 타이는 솔리드가 가장 좋을 듯 합니다. 패턴이 들어간 니트 타이는 도트, 스트라이프가 있는데 시작 단계라면 솔리드부터 하는 것이 재미를 붙이는데 좋겠습니다. 패턴이 들어가면 너무 캐주얼하기 때문에 가령 오버하는 캐주얼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섭니다. 타이에 더 익숙해진다면 그 이후에 선택해도 될거라 판단합니다.
컬러는 자주 입는 슈트 재킷 혹은 캐주얼 블레이저에 비슷한 컬러를 추천합니다. 다크네이비 컬러의 블레이저를 자주 입는다면 블랙이나 다크 네이비 컬러의 니트 타이가 좋습니다. 컬러를 더 밝게 하거나 전혀 다른 컬러를 해도 상관은 없지만, 타이의 니트 재질에서 오는 재미를 주는 존재를 컬러까지 튀게 매칭한다면 다소 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기에 니트 재질의 재미를 보여주면서 컬러의 안정감을 받을 수 있도록 블레이저나 재킷과 비슷한 컬러를 맞추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컬럼에서 추천드린 걸로 세어보면 솔리드 1개, 레지멘탈 2개, 그리고 니트 타이 1개 정도로 총 4개 정도는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할 타이 수가 됩니다. 물론 모든 걸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4개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사회 생활을 영위하면서 누군가를 위하는 혹은 자신의 룩을 근사하게 만들 최소한의 장치는 갖게 될 겁니다.
요즘 시대에 누가 타이를 하냐고 물으신다면, 글쎄요.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스트릿 스타일과 편안한 이지웨어가 대세라 한들 진중해보여야 할 자리에서 요즘 트렌드를 운운할 수는 없으니까요. 누군가의 아쉽고 슬픈 이별의 자리, 또는 누군가의 행복한 시작의 자리에서 타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이 자리를 위해 온 사람으로 인정받고 기억될 것입니다. 작은 것 하나가 당신을 어떻게 기억하게 할 것인가를 결정지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