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컬러의 슈트를 찾는다면 단연 '브라운 슈트'
밝아지는 날씨만큼 네이비, 그레이가 아닌 새로운 컬러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슈트의 컬러는 단연 '브라운'입니다. 베이지는 최근 들어 일반 남성분들에게도 어렵지 않은 컬러가 되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컬러 추천을 하게 되는데, '브라운'은 아름답고 우아하고 풍성한 색채를 보여주는 컬러입니다. 다만 이 아름다운 컬러의 문제는 황인종에게는 어울리기 쉽지 않은 컬러라는 것입니다. 피부가 밝을수록 잘 어울리는 컬러이지만, 선택과 스타일링만 잘한다면 브라운 컬러를 제 컬러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 달콤한 브라우니 컬러 같은 브라운 슈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라운 컬러는 기존에는 다소 고루하고 지루한 그리고 올드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80년대에서 90년 사이에 남성복에서 많이 사용된 컬러로 중후한 남성을 표현하는데 적합한 컬러였습니다. 때문에 남성복에서는 지난 2~3년 전까지만 해도 잘 다루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니멀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군에서 브라운을 니트, 팬츠 그리고 아우터까지 활용하면서 눈에 띄게 자주 보이는 컬러가 되었습니다. 이런 추세에 맞물려 남성복에서도 다양한 아이템에서 브라운 컬러를 활용한 것을 볼 수 있는데 그중 눈에 띄는 것은 슈트입니다.
슈트에 사용되는 울 소재는 천연 소재로 설계자 (원단의 조직, 혼용, 무게 등을 조절하는 디자이너를 일컫는 말)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컬러가 만들어집니다. 같은 다크 브라운이더라도 얇은 소재일수록 청량하면서 가벼운 느낌이 눈으로도 보일 정도이고, 동일한 두꺼운 원단이더라도 기모를 넣은 플란넬 소재일수록 따뜻한 느낌이 겉으로 보입니다. 울 슈트의 경우 브라운의 다양한 컬러 웨이를 보여주기 좋은 아이템입니다.
그렇다면 브라운을 처음 선택하게 될 때는 어떤 소재가 좋을까요? 그리고 어떤 것과 입어야 할까요?
브라운 컬러의 어려운 점은 진할수록 중후한 느낌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그건 소재의 무게도 함께 포함됩니다. 소재를 눈으로 볼 때 컬러의 진한 수준은 두께의 차이에서도 뚜렷이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재를 고를 땐 초여름까지 입을 수 있는 얇은 소재, 일명 '트로피컬'이라고 불리는 슈트 원단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화와이안 셔츠에 그려지는 트로피컬 소재가 아닌 트로피컬 직물입니다. 울성 원단에서 가장 얇은 것으로 실의 밀도를 성글게 하여 통풍이 좋고 터치가 살짝 까슬한 느낌이 듭니다. 성글게 짜였기에 통풍이 잘되는 여름 성 원단의 특징이 있습니다.
이 트로피컬 소재에 브라운 컬러를 활용하게 되면 무거운 컬러가 다소 완화되고 청량한 느낌이 들기에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볍고 청량한 소재의 특성은 슈트와 브라운 컬러라는 2가지 무거운 요소를 쉽게 풀어주는 좋은 장점이 됩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브라운 트로피컬 슈트는 햇빛을 받으면 2가지 컬러가 오묘하게 빛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트로피컬 특유의 성글게 짜인 느낌은 리넨의 외관과 비슷하게 시원해 보이는 외관인데, 리넨보다 더 고급스럽게 표현됩니다. 여름 시즌에 진지한 스타일을 입고 싶을 때, 아무리 트로피컬로 만들어진 슈트라 하더라도 네이비와 그레이는 다소 밝아지는 느낌이 그 진중함을 갖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브라운은 진중함과 시원한 느낌을 동시에 갖는 이중적인 매력을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저는 6월까지 브라운 슈트를 즐겨 입는 것입니다.
울 소재의 슈트가 너무 포멀 하다고 느껴진다면 리넨이나 면 소재도 좋습니다. 특히 리넨은 SPRING-SUMMER 시즌에 잘 어울리는 원단이죠. 원단 특유의 발색과 소재의 텍스쳐가 캐주얼한 멋이 가득합니다. 리넨 슈트는 사실 소재의 관리 때문에 쉽지는 않지만 멋을 제대로 즐겨보고 싶은 분이라면 좋은 선택입니다.
브라운 컬러는 리넨 소재에서 그 매력을 더합니다. 빈티지한 외관이 매력적인 리넨에 브라운이 입혀지면 여유 있는 신사의 느낌이 가득해집니다. 네이비, 베이지 같은 밝은 컬러에서 볼 수 없는 무게감이 어느 정도는 갖춰진 모습이라고 할까요.
항상 빳빳하게 다려진 슈트를 입고 싶으시다면 리넨 슈트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만, 어느 정도의 주름과 워싱을 재밌게 즐기시는 분이라면 리넨 슈트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특히 브라운 컬러 리넨 슈트는 도심에서도 휴양지에서도 한 벌 혹은 세퍼레이트로 활용하기에 언제든 좋습니다.
브라운 슈트는 컬러가 주는 집중력이 있기 때문에 그보다 진하기보다는 베이식한 화이트 셔츠 혹은 브라운 컬러와 잘 어울리는 블루 셔츠가 좋겠습니다. 이는 드레스 셔츠이던 캐주얼 셔츠이던 상관없는데 만약 캐주얼 셔츠로 스타일링해보고 싶다면 블루 데님 셔츠가 좋은 선택이 됩니다. 브라운 슈트 스타일링의 중요한 것은 슈트 자체의 컬러입니다. 그렇기에 그보다 어두운 컬러로 이목을 끄는 것보다는 받쳐주는 역할의 화이트, 블루가 좋은 조합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밝은 컬러의 아이보리나 옐로 컬러를 매칭 하면 다소 중동이나 서유럽의 고전틱한 컬러 조합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브라운 + 옐로 컬러 셔츠 조합>
만약 셔츠가 너무 드레시하게 보일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니트는 또 다른 좋은 조합을 만들어줍니다. 컬러는 화이트와 비슷한 아이보리가 가장 잘 어울리고 아니라면 밝은 블루 컬러나 베이지가 좋겠습니다. 어두운 컬러는 브라운 슈트와 매칭 했을 때 다소 칙칙해 보이는 느낌이 있을 수 있기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특히 여름에 가까워질 때는 PK 카라티 형태로 디자인된 니트가 잘 어울리는데 , 특히 브라운 컬러 슈트에 아이보리 PK 카라 니트의 조합은 언제나 실패하지 않는 좋은 캐주얼 스타일링입니다.
데님 셔츠는 블루 컬러가 브라운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조금 워싱이 되었거나 혹은 생지 느낌의 블루 데님 셔츠가 브라운 슈트와의 좋은 조합을 보여줍니다. 만약 리넨 브라운 슈트라면 블루 데님 셔츠와 매칭 했을 때 독특한 캐주얼한 스타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차린 듯 하지만 캐주얼한 오묘한 느낌을 동시에 가질 수 있습니다.
브라운 슈트는 캐주얼과 포멀 모두가 잘 어울리는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어중간한 스타일링으로는 그 매력을 표현하기는커녕 오히려 고루하고 지루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스타일의 길을 결정해야 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드레스 셔츠와 입을 것인지 데님 셔츠나 니트와 함께 입을 것인지를 통해서 포멀과 캐주얼을 나누어야 합니다. 만약 드레스 셔츠와 입을 것이라면 타이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하지 않아도 충분히 멋집니다.) 슈즈는 블랙 같은 어두운 컬러의 드레시한 슈즈를 양말과 함께 정석대로 입는 것이 좋겠습니다.
캐주얼이라면 선택의 범위가 더 다양해집니다. 타이는 하지 않는 것이 좋고 (하는 것이 오히려 어색합니다.) 슈즈는 로퍼에서부터 스니커즈까지 다양하게 선택해도 좋습니다.
위에서 열거한 것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브라운 슈트를 활용할 때 포멀과 캐주얼은 굉장히 달라집니다. 그러니 어떤 스타일을 원하는지 먼저 결정하고 슈트 외에 셔츠와 슈즈, 그리고 양말까지 결정하는 게 좋겠습니다.
브라운 슈트의 장점은 컬러가 가진 포인트적 요소입니다. 네이비 슈트가 재킷만 따로 활용하기에 좋은 컬러로써 블레이저로 활용되는 것처럼 브라운도 단품으로 활용하기에 좋습니다. 특히 아이보리, 화이트 같은 밝은 컬러의 팬츠와의 궁합은 계절을 막론하고 최고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 왼쪽처럼 브라운 컬러 재킷에 아이보리 면팬츠의 조합은 소재의 이질감을 넘어서는 좋은 궁합을 보여줍니다. 캐주얼하면서도 격식을 갖춘 우아한 스타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네이비 재킷에 아이보리 팬츠 조합보다 더 따뜻한 느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브라운 슈트는 접근이 쉽지는 않지만 제대로 활용한다면 아주 세련된 스타일을 가질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단품으로의 활용도가 좋고, 이너와의 조합에 따라 캐주얼과 포멀을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지기에 하나의 아이템으로 여러 스타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번 봄부터는 새로운 컬러 '브라운'을 옷장에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