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 그게 뭔데?

책을 쓰려면, 책의 본질부터

by 제로

책이 뭘까?


언어, 글쓰기, 문학, 사회, 책 등 소위, 인문학의 범주는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 활동하다 보니, 다양한 분야의 팀을 만났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접하는 기회를 얻었다. 어쩌면, 내가 멘토링을 하고 있는 게 아닌, 멘토링을 받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멘토링을 받았다고 표현하는 게 옳다. 그래서 능력과 역량의 학습 속도는 일반 기준보다 몇 배 향상되었고, 시야 또한 넓어졌다. (물론, 정상에 오르면 그것이 뒷동산이었음을 깨닫듯, 여기서 시야가 넓어졌다는 말은 뒷동산에서 마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정도의 성장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좋을 듯하다.)


나의 시야를 넓혀준 이는 인하대학교 인문사회 분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면서, 책을 쓰고 싶어 했던 G대표다. 글을 참 잘 써서 나도 많이 부러워했다. 그런 그녀가 나에게 찾아와 상담을 요청했다. 어쩌면 나에게는 전환점이자 기회였다. 참으로 부끄러운 말이지만, 나는 남들처럼 학벌이든 비주얼이든 보여줄 게 없는 사람이다.(모 교수님의 도움으로 현재 경영학 4학년 졸업을 앞두고 있고, 내년에 기껏해야 석사과정이다.) 심지어 SNS활동도 하지 않는다. 어쩌면 나는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지만, 옷을 입지 않은 원시인인 셈이다. 그래서 나에겐 상대방이 나를 신뢰할만한 명예가 절실히 필요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와중에 G대표가 찾아왔으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G대표는 책방 창업을 통해 책을 쓰고 싶어 했다. 정확히 말해 책방을 스타트업으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G대표는 다양한 감정의 내홍을 겪으면서 자신이 스타트업 창업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당시 그녀는 스타트업 창업과 프리랜서 창업, 장사 등의 개념을 정확히 몰랐다.) 결국, 나와 많은 대화를 통해 도출한 결론은 바로 "연구 창업"이라는 사실이었다. 어쩌면 나에게도 창업 카테고리가 추가된 셈인데, 이것은 프리랜서, 스타트업, 비영리 단체, 협동조합, 기술, 장사가 아닌 범주다. 작은 팀을 꾸리면서, 연구 개발을 통해 수익화를 꾀하는 창업인 것이다. (어찌 보면 교수 창업과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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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책이 무엇인지 아주 조금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책을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관심을 갖고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이때만 해도 책을 쓰려고 마음먹지 않았다. 강의 지침서의 범주였다) 여기서, 나의 직업병은 어김없이 책 쓰기에도 적용되었다. 내가 항상 던지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 이 공식을 토대로 가장 먼저 적을 알기 위해, 철학의 문을 두 손으로 열어보기로 했다. 나의 여러 자아에게 질문한다.


책을 써야 하는 이유는?


여러 자아의 답변들을 취합해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나의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서

죽기 전에 내 이름 석자가 들어간 책 한 권은 남기고 싶어서

삶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

나의 경험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대중들의 공감(인정)을 얻기 위해서

타인의 인생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한 작은 마중물이 되고 싶어서

돈을 벌기 위해서

나 대신 설명해 줄 친구가 필요해서

나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채널

나 스스로에 대한 심리적 보상 및 만족감


대략, 이 정도의 답변들이 돌아왔다. 나는 답변의 문구를 유심히 바라봤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유사한 패턴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유사한 그룹으로 묶임을 알게 되었다. 내용을 보면 하나같이 수익에 대한 측면보다는 타인과의 공감나를 알리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공감명예의 측면이 이유의 중심축을 이루는 것이다.


나는 학벌이든 재산이든 뭐든 특출한 게 없기 때문에, 가장 먼저 인지도를 쌓기 위한 목적으로 책을 출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책이 있으면, 대면을 통해 반복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나에겐 가장 주요했다. 이러한 이유로, 내가 왜 책을 써야 하는지 목적이 생겼다.


그렇다면, 책이 무엇인지 본질적으로 고찰해 볼 시간이 돌아왔다. 다시 나에게 질문했다.


책이란 무엇인가?


글을 통해 나의 가치관을 독자에게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다.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반성기능이다.

정보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는 가치 전달자이다.

오프라인 서적은 오감을 자극하여, 독자로 하여금 감성을 자극한다.

좋은 책은 소장의 가치성을 지니고 있다.

책은 명예의 범주로써, 나의 가치를 높여준다.

저자의 정신이 담겨 있는 사물이다.

나의 내면 속 가치관(관념) 형성에 도움을 준다.

자유로운 상상과 생각을 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을 마련해 준다.


이러한 책의 본질을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책을 통해 앞으로 어떠한 전략으로 전개해야 할지를 개괄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결국 책 쓰기는 외형적 관점에서, 나를 브랜딩 하고 나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내가 눈여겨본 여러 항목 중 하나는 바로, 소장 가치성이다.


오프라인 책 독자는 계속 줄어든다.

하지만, 오프라인 책은 고유의 맛이 존재한다.



나는 그것이 소장가치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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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을 때, 나는 내 앞에 작은 장벽이 아닌 에베레스트산과 같은 장벽이 내 앞을 가로막는 신기루를 오랫동안 떨쳐버리지 못했다. 다시 처음으로, 본질과 원리적 사고로 돌아와 다시 한번 태풍의 중심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소장하고 싶은 책이란 무엇일까? 이것은 결국 외형적 관점에서 벗어나, 내면의 깊숙한 저자의 가치를 최대한 집중해서 끌어올리는 작업이 필요한 사항 아닌가? 이러한 각각의 항목을 스팩트럼으로 분류하여 취합한 것들이 가치성 있는 책이라면, 나는 지금 그만한 자격이 있을 리 만무했다. 물론 나만의 독특한 경험을 진솔하게 들려줄 자신은 있으나, 여긴 나의 홈그라운드가 아니지 않은가? 비유컨대, 내가 기획 부서에서 10년을 일하다가 퇴직 후, 타 회사의 마케팅 부서로 들어가고자 한다면 나는 신입으로 입사 지원해야 한다.


이처럼 내가 책을 쓴다는 것은 타 회사의 마케팅 부서의 경력으로 인정받고 들어가고자 하는 것과 유사하다. 마치, 운동을 해보지 않은 내가 헬스장에 가입하자마자, 신체 건장한 남성들이 들고 있는 무게를 나도 똑같이 들어보겠다고 까부는 것과 다를게 무엇인가?


나는 모든 분야가 이와 유사한 방정식이 적용된다는 것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직감하고 있다. 그래서 인문학, 언어, 서적과 관련한 산업분야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명 A-Z까지 몸소 경험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야만 에디터의 위대함, 예술인들만 창작의 고통을 가진 게 아니라는 생각, 그리고 영혼을 갈아 넣는 창작활동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싶었다. 그 이유는 통합화된 사고, 균형 있는 중도의 생각과 사고, 즉 숲을 보는 시야는 밑바닥의 다양한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로써, 나에겐 두 가지 숙제가 던져졌다.


하나는 소장가치가 있는 책을 어떤 전략을 통해 만들 것인가?

둘째는 A-Z 경험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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