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로 이게 내 첫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중학교, 고등학교 수학여행은 갔었다. 여름이면 교회에서 진행하는 수련회에 참가해 산이나 바다로 놀러 가기도 했고, 식구들끼리 하루나 이틀 정도 시간을 내어 휴가를 다녀온 적도 있다. 혼자서 전주나 안동 같은 도시에 갔다 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사람들로부터 여행을 다녀왔다고 인정받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수학여행이야 누구나 다 가는 거였기에 특별한 게 없었고, 대학교 엠티나 교회 수련회는 여행이라기보다 행사였다. 회사 휴가를 마치고 하루나 이틀 정도 우리나라 어디를 다녀왔다고 하면 다들 "잘 쉬고 왔어?"하고 물어보지 여행 잘 다녀왔냐고 물어보지는 않았다. 반면에 며칠 동안 외국에 갔다 온 사람이 있으면 여행 잘 다녀왔냐며 인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경험들이 나로 하여금 여행이란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특별히 먼 곳에서, 꽤 오랜 시간 동안, 평소에 접하기 힘든 것들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여행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하려는 게 아니다. 혹시 그렇게 받아들이고 불쾌감을 느끼신 분이 있다면 죄송하다. 하지만 절대 그런 의도가 아니다. 나는 다만 무슨 이유 때문에 내가 나의 인생에서 이것을 내 첫 여행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는지를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내가 나에게 익숙했던 곳을 떠나, 꽤 오랜 시간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마주치며, 접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회 초년생 시절 잠깐 다녔던 회사에서 워크숍을 갔던 것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을 벗어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이것이 내 인생에서 경험한 첫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