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

by 히다이드

세인트 판크라스 역 밖으로 캐리어 가방을 밀고 나오자 런던이 눈앞에 펼쳐졌다. 길 건너편에 노란색 벽돌로 지어진 킹스크로스 역이 보였다. 두 개의 큰 반원 모양 유리벽이 인상적인 예스러운 느낌의 건물이었다. 런던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스코틀랜드로 가는 열차를 탈 곳이기도 했다. 역 앞 횡단보도를 건너며 유로스타를 타고 온 세인트 판크라스 역을 돌아봤는데, 붉은색 벽돌로 지어진 세인트 판크라스 역 또한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촌놈처럼 계속 두리번거리며 걸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런던 호스트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Way’라는 영어 단어의 발음을 가지고 옥신각신하던 게 생각난다. 어떻게 집까지 찾아가야 하는지 물어보면서 한국어로 “웨이”라고 발음했는데, 영국 본토인인 호스트가 “와이?”라고 묻는 것이다. 이유를 물어본 게 아닌데 왜 'Why'라고 하나 싶어서 “아, 웨이?”라고 되물어봤는데, 호스트가 웃으면서 “예스, 웨이”라고 하는 걸 듣고 나서야 이 원어민이 내 'Way' 발음을 고쳐주려고 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내 ‘Way’ 발음을 의심해 본 적이 없는데 본토인이 듣기에는 불편했던 것이다.


영국식 발음은 아니었지만 구글 지도를 보며 집을 찾아가는 건 문제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차도의 진행 방향이 한국과 반대인 것이 적응하기 힘들었다. 차도를 건너기 전 습관처럼 왼쪽을 살펴보고 건넜는데, 차는 오른편에서 오고 있었다. 그러다 택시에 치일 뻔하기도 했는데, 차가 안 오는 걸 보고 빨간 불인데 길을 건너려다 오른편에서 오던 택시가 내 앞에서 급히 멈춰 선 것이다. 뒤늦게 내 실수를 깨닫고 미안한 표정으로 운전석을 쳐다봤는데, 험악한 표정으로 날 노려보고 있을 줄 알았던 운전기사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나보고 먼저 지나가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다. 역시 신사의 나라이고 멋스러운 여유가 넘치는 나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택시 기사님의 미소와 세인트 판크라스 역에서 들었던 피아노 소리가 런던에 대한 그리고 영국에 대한 내 첫인상이었다.



keyword
이전 01화런던으로 가는 유로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