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벤의 종소리

by 히다이드

버킹엄 궁전도 왕실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또 올 거였기 때문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버킹엄 궁 바로 앞에 있는 공원이 참 아름다웠는데 특히 멀리 호수 건너편으로 보이는 흰색 건물들이 운치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기 위해 호수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새들이 많은 공원이었다. 오리들이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음껏 산책로를 활보했다. 호수에는 커다란 백조도 있었는데, 호수의 백조가 왕실 소유라는 얘기를 인터넷에서 읽었는데 그 말이 사실인지 여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자태 하나만큼은 왕실 소유라고 해도 될 만큼 우아했다.


공원의 끝까지 가자 바로 눈앞에 영국 의회 의사당과 함께 빅벤이 나타났다. 다른 것들은 뒤로 하고 바로 의사당 건물을 향해 다가갔다. 석양을 받아 붉은빛을 머금은 의사당과 시계탑, 밑이 회색으로 물든 파란 하늘의 구름들이 만들어내는 색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아름다운 건축물이었다. 외벽의 장식물 하나하나가 세심하게 다듬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담장 밖에서 의사당 안 마당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그 근사한 건축물이 그들에게는 평범한 삶의 터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


의사당 바로 옆 공원에서 템즈강을 감상하다 다리를 건너 강 건너편으로 가 보기도 했는데, 석양에 물든 의회 의사당과 빅벤은 텔레비전 뉴스와 영화에서 보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다리 위에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시계탑에서 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오래된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잘 작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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