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휴대폰 판매원

by 히다이드

숙소를 찾아가기 전에 먼저 휴대폰 개통을 해야 했다. 아직 암스테르담 숙소의 호스트와 연락도 못한 상태였다. 시내 번화가를 걸으며 이동통신사업자의 대리점을 찾았는데 ‘보다폰’ 대리점이 보였다. 안에 들어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는데 휴대폰 판매원의 설명인즉 독일에서 구매한 SIM 카드는 독일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들하고 독일하고는 법인이 달라서 독일에서 구매한 SIM 카드를 다시 쓸 수 있게 해 줄 수는 없고 새로 사야 한다고 했다. 고작 4일을 쓰려고 우리나라 돈으로 15 만 원 정도를 줬다는 게 분통 터졌지만, 시간도 없고 달리 방법이 없어서 SIM 카드를 새로 살 수밖에 없었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가게를 나오려는데 나한테 SIM 카드를 판매한 직원이 나더러 여행을 하고 있는 거냐고 물었다. 그러더니 내 여행 얘기를 듣고 싶다며 안에 있는 창고로 같이 들어가자는 것이다. 여행 얘기를 듣고 싶다면 매장 안에서 해도 될 것 같은데 왜 창고로 들어가자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됐다. 괜찮다고,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나오려는데 계속해서 같이 창고로 들어가자고 했다. 정말 단 한순간도 마음을 놓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I’m sorry.”라고 하고 그냥 나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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