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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이관의 홀가분함과 부담감

by nay

생전 처음 보는 이름의 회사 직원이 링크드인을 통해 개인적으로 연결 되었다.

회사 이름을 검색해보니 기술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하여 전문성을 가진 회사였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긴 한데 마땅한 파트너나 내부 인력이 부족한 것이라 꽤 괜찮아 보였다. 세계적인 회사와도 이미 파트너링을 해 본 경험이 풍부하여 믿음이 갔다. 팀 사람들에게 이런 일을 하는 회사가 있다고 하니 다들 관심을 보인다. 함께 만나보면 좋겠다고 하여 미팅 일정을 조율했다.

막상 만나려니 갑자기 걱정이 앞섰다. 혹시나 외부 회사의 업무에 오해를 해서 엉뚱한 이야기만 나누게 되고,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는 것은 아닐까? 새로운 누군가를 만날 때 다른 동료들이 함께 참석하는 경우가 있다. 동료들이 함께 하는 미팅인 경우 적어도 시간 낭비는 하지 않는 것이기를 바란다. 나만 참여하면 그런 부담은 없다. 여러 사람의 기회 비용을 고려해야 하는 까닭이다.


결과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운 미팅이 되어 한 숨 놓았다.

다음 스텝을 나가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우리 역할을 벗어나는 일이라 본사의 다른 팀과 연결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걱정이 생겼다.

우리들은 꽤 만족스럽고 좋아 보였는데 본사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느낄지 의심이 든 것이다. 간혹 미팅을 할 때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취해 우리만 신나는 경우도 있다. 정작 그 분야의 담당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닌데, 라고 피드백을 줄지도 모른다. 괜히 잘못 연결시켜서 상대방 회사에게 실망을 줄 수도 있다. 책임이 없는 부서나 관심이 다소 떨어지는 담당자가 연결되면 이도저도 아닌 것이다. B2B 미팅이 잦다보니 우리와 만나는 상대 회사에게 기대감만 심어주고 마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본사에서 마침 진행 중인 과제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오늘 아침 이메일을 통해 상호 인사를 시켜주었다.

내 몫은 여기까지다.


업무를 다른 부서로 이관할 때는 늘 부담이 있다.

이관을 받는 부서나 담당자가 그 업무에 관심이 있는지, 어느 정도의 니즈가 현재 있는지,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가 소개 업체를 통해 해결 가능한지 등을 잘 파악해야 한다. 기대하는 수준 이하의 업체나 기술을 소개하면 무척 미안하다. 니즈가 불분명하거나 구체적이지 않을 땐 현업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바람직한데 그렇지 못한 경우 주변을 통해 동향을 알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하나의 기술이나 솔루션에 현업의 두 팀 이상 관련된다면 부서 및 담당 사이의 이해 관계를 파악해는 것이 우선한다. 섣불리 한쪽에만 소개해서 괜한 미움(?)이나 서운함을 만들 필요는 없다. 부서 간 갈등이 있는 경우도 있다보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혹여나 더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있는 담당자에게 소개하지 않아 쓸데없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외부 기술의 전달자로서 적절한 기술 평가의 눈높이를 유지하는 것 뿐 아니라, 사내 동향, 부서간 관계와 프로젝트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꾸준히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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