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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y Jun 14. 2020

출간 후 일주일의 기록

연간 출간되는 책이 4만여 권에 달한다고 한다. 혹자는 책을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더 많은 시대라고도 했다. 그래서 1쇄 조차 다 판매하지 못하는 책들이 널렸다는 말이 거짓은 아닐게다. 1쇄는 보통 1000권 (또는 그 보다 더) 정도 되는데 그 정도의 물량을 시장에 내놓아도 사가는 사람이 없다니, 공식적인 작가의 삶은 상상하기가 어렵다. 언젠가 채사장 유니버스(유튜브)에서 봤는데 전문 작가로 살려면 연간 3-4권의 책을 집필해서 출간하는 정도는 되어야 한단다.


2020년 6월 5일. 내 책이 처음 세상에 나온 날.

인터넷 서점에 오후 늦게 등록되었다. 동료들/지인들/가족들에게 출간을 알렸다 (단체 카톡방 등). 여기저기서 잠시 축하 연락을 받느라 정신이 없다. 와이프도 지인들에게 열심히 알려서 책 구매했다는 인증샷도 받았다.


6/6

첫날에는 없던 판매지수(예스24)가 책 옆에 표시 되었다. 판매지수는 810. 한껏 고무되어 지인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락, 추가 홍보를 돌렸다. 알라딘 세일즈 포인트 110. 현재 예스24 자기계발 새로 나온 책에 소개되어 있다. 판매지수에 대한 의미를 알아보려고 여러 번 구글링을 했지만 정확한 산출 방식은 나오지 않는다. 또한 정확히 얼마나 매출이 일어나는지 숫자를 알 수가 없다.


6/7

판매지수 1290으로 급상승. 판매지수 옆에 [베스트] —> 성공학/경력관리 85위 (예스24). 그러나 알라딘 세일즈 포인트는 여전히 110 (시간이 지나 다시 확인해 보니 80으로 하락). 지인들에게 홍보할 때 예스24 경로로만 링크를 걸어 주었었다. 알라딘은 올라 가지 않고 예스24에서만 판매량이 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판매지수는 매일 1회씩 업데이트 된다 (검색해 보니 매일 오전 5시에 업데이트). 브런치 작가 소개란에 출간 작가는 자기 책을 연계할 수 있어서 등록 신청을 했다. 이틀 만에 업데이트 되었다.


6/8

예스24 판매지수 1470. 어제보다 살짝 올랐다. 성공학/경력관리도 82위로 3계단 상승. 그리고 옆에 '성공학/경력관리 top100 1주'라는 수식어도 하나 더 붙었다. 이제 지인 찬스는 거의 다 소진되어 가는 느낌이다 (알라딘 세일즈 포인트는 60으로 하락. 예스24가 더 많은 고객층을 갖고 있는 것일지, 아니면 내 홍보 채널이 여기로만 되어서 그런지 명확하진 않다. 다만 홍보 하는대로 판매지수가 달라지니 확실히 영향을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인 홍보를 하고 있는데 만약 이걸 중단하면 판매지수도 급락할지 궁금하다.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실험이지만 해보고 싶지는 않다.


6/9

예스24 판매지수 1590. 카테고리(성공학/경력관리)에서도 70위. 숫자가 올라가니까 뭔가 기분은 좋은데 이게 어떤 알고리즘인지 궁금해진다. 판매실적은 홍보와 직접 연결이라고 생각했던 중인데 웬걸, 알라딘 세일즈 포인트는 160으로 상승. 이젠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오늘 출판사를 통해 받은 실제 판매부수:

알라딘 누적 O부, 교보 O부, 예스 OO부가 오늘 아침까지 나간 부수입니다.사실 지금 책이 온라인에 걸려 있지만 아주 초기이기 때문에 안 움직이는 건 아닙니다. 안 나가는 건 한 부도 안 움직입니다 ^^

어제 들은 말로는 예스24의 경우 실판매 부수와 주문 부수가 또 다르기 때문에 전체 누계는 또 다를 것 같다. 숫자로만 보면 조금 힘 빠지는 건 사실 (아니 대체 얼마나 팔렸으리라고 기대 한건가..)


6/10

예스24 판매지수 1650, 카테고리 65위. 어제보다 소폭 상승했다 (알라딘 세일즈포인트 130). 하지만 실상은 이렇다. 예스24에서만 어제보다 1부 더 판매 되었다고 한다(출판사에서 SCM에서 판매량을 직접 보고 알려 주시는 것이므로 정확한 수치다.. ㅠㅠ). 첫 날은 반짝 지인 찬스로 인해 꽤 나갔는데 점점 판매 수량이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겪어보니 페이스북이나 여러 경로를 통한 홍보의 '효과'는 사실 미미한 편이다. 좋아요가 수십개 달린다 해도 거기서 그치는 것이다. 직접 '구매'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벤트다. 클릭, 조회수가 올라가는 것과 판매는 다르다. 물건 파는 것이 이리 쉽지 않다.

카테고리 순위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 누적 수량으로 따지면 신간들이 차지할 순위가 당연히 없을테니, 일주일 단위의 짧은 기간 동안 판매되는 양으로 등수를 매기고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요런 정보 좋다 ^^.

보통 베스트 집계는 일주일간의 수량을 중심으로 합니다. 판매 첫날 (홍보와 브런치 포스팅 등으로) 열 몇 부가 나가서 아직 7일 합계 기간에 포함되어 순위가 올라간 것 입니다. 또한 다른 책들이 하락한 영향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마도 일일 판매 수량이 10부 이상 7일 동안 정도 되야 자기계발 분야 50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에요. 첫날 판매량이 포함되지 않는 일주일 합산 날짜가 오면 (그리고 만약 판매 흐름이 더 좋아지지 않고 그대로 이면) 약간 순위도 하락할 것입니다. 혹시 나중에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요^^

(어흑.. 실망하게 될 것 같다)


오후에는 오프라인 서점 (교보) 신간 서적들 사이에 있는 사진을 받았다. 신기하기도 하고.. 기왕이면 매대의 제일 높은 곳에,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내봤다. 저 많은 책들 사이에서 어떤 사람의 선택을 받게 될까?

참, bric에도 신간 홍보하는 공간이 있어서 글을 남겼다. 브릭이야 말로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니 홍보의 효과 보다는 '이유'가 더 분명한 것 같다.


추가: 고맙게도 추천사 서평을 써주셨던 피터님이 브런치에 책 추천을 해주셨다. 덕분에 많은 분들이 브런치로 유입되기도 했고, 실제 구매도 꽤 많이 반영된 듯 하다. 추천사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이렇게 글까지 따로 써주실 줄이야!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 뿐이다. 책의 가치를 나보다 더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아 기쁘다. 


6/11

카테고리 63위, 판매지수 1980. 원래 출간일이 어제였기 때문인지, 지난 5일부터 들어간 주문이 어제 배송으로 처리되었나 보다. 그 동안 책을 못받았다고 했었는데 다들 구매 인증샷(?)도 날려주고 리뷰도 쓰기 시작했다고 연락을 준다. 지인들의 경우엔 혹시 자기 얘기는 없는지 찾아보거나 또는 찾았다고 알려주시는 경우도.. ^^; 책을 많이 보시는 동료분께 뭔가 내 자신을 너무 많이 보여주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했더니, 원래 첫 작품은 작가의 모든 것을 보여줘야해서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위로도 해주셨다. 물론 후속작이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제 어머니도 증정본을 읽어 보셨다며 솔직하게 쓴 것이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다만 역시 어머니는 어머니라서, 책 내용 중에 대인관계에 대한 부분이 맘에 걸리셨나보다. 결국 축하로 시작한 전화는 잔소리로 끝나 버렸다.

또 다른 가족 에피소드 하나. 책을 읽고 있는 형이 걱정 어린 톡을 주었다. 내용 중에 보니 본의 아니게 험담처럼 들어간 어느 누군가와의 관계 때문에 본명 보다는 필명이 더 낫지 않았겠냐는 조심스런 의견이었다. 또한 본인과 무관하지만 오해를 살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이다. 글을 쓰면서 내용에 인용되는 분들에게는 사전에 양해를 구할 수 없었다. 사실 누구를 '저격'해서 망신을 주기 위함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어떤 사건들과 경험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한 반성, 교훈을 얻은 얘기를 하려고 했던 의도이다(다만 의도가 어떻든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이미 책으로 나온 상황에서 이런 얘기를 들으니 살짝 마음이 무거워진다.

오후에 출판사 연락이 왔다. 주문되는 추세가 조금 좋은 모양이라 예스24에서 선주문 비슷하게 들어왔다고 한다. MD쪽에서도 신경을 좀 쓰겠다며 노출도 높이겠다고 하여 급히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화제의 신간>코너에 소개가 되어있다!! 기억에 남기기 위해 스크린샷으로 박제.


6/12

딱 일주일째다. 카테고리 64위, 판매지수 2190.

출판사를 통해 모 잡지에서 책 소개와 저자 인터뷰를 원한다는 의뢰를 받았다. 내용을 보고 인터뷰 여부를 결정할까 한다. 



잘 팔렸으면 좋겠다. 왜 그런 마음이 들지 않겠는가? 공들여서 쓴 글, 그걸 책으로 만들기 위해 들인 시간, 출판사의 도움.. 여러 가지 노력이 모여 하나의 결과물이 되었는데 말이다. 

화려한 조명으로 감싸지며 남들에게 엄청 인정받고 인기있는 책은 아니라해도,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준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 문득 책이 판매되는 양상을 보면서 괜히 나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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