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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y Jul 19. 2020

출간 이후 - 브런치에 글을 쓰는 마음.

지난 달 이맘 때쯤 열심히 책 출간을 지인들에게 홍보했다. 어느 덧 세상에 내 이름을 달고 팔리는 제품으로 책이 나온지 한 달이 지났다. 이후 내 삶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어떤 작가들처럼 몇일만에 2쇄, 3쇄를 찍은 것도 아니다. 여전히 1쇄가 많이 남아 있다 ^^. 화장품 매거진에서 연락이 와서 인터뷰와 책 소개, 10월에 있을 행사에 강연을 요청 받은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일이랄까. 그나마 강연은 해외 거주 중이라 아쉽지만 거절했다.


브런치를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온 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걸린다.

우선 글에 힘이 들어간다. 

괜히 뭐라도 써야만 할 것 같고,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고, 

더 세련된 글을 써야하는 것 같으며, 

있는 척 하는 글을 써야할 것 같다.


(이미지 출처: bigstockphoto.com)

졸업 논문을 쓸 때 느낀 점이 있다. 

세상의 모든 석사 박사 졸업생들이 위대해 보였었다. 아니 이 어려운 과정을 어떻게 지나갔을까 하는 경외심과 함께,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서 졸업 논문을 펴낸 그들이 새삼 대단해 보였다. 어떤 과정을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묶는다는 것은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럴 때 논문을 멋지게 보이려는 욕심에 짐짓 아는 척, 뭔가 있는 척 썼다가는 논문 심사할 때 심사위원에게 크게 공격 당할 수 있다. 솔직해야 한다.



잠시 한달 간 처음 해 보는 작가 시늉을 했다면 이제 다시 나로 돌아올 시간이다. 

원래대로 힘 빼고 내 이야기를 해야 한다. 솔직히 쉽지 않다.


많은 생각 끝에 두 가지 매거진을 열기로 했다. 

브런치의 색깔을 통일되고 일관된 형태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전에 이런저런 마구잡이 이야기들을 쓰던 것을 멈추었었다. 내 브런치를 찾는 독자들이 많든 적든 일관된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까닭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부하는 회사원>은 연구직 회사원이기 이전에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으로서 지나 온 과정들 중에,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 자기 계발이나 리더십, 경영, 세상을 바라보는 눈 등 -을 모아서 포스팅 하려고 한다. 좀 더 일반론에 가까운 회사 이야기랄까?

연구직 회사원 이야기로만 담을 수 없는 주제들을 다루고 싶어졌다. 그런데 벌써부터 힘이 잔뜩 들어간다. 나 자신을 더 다듬어야겠다고 느낀다. 욕심이 과한 글이 될 것 같은 걱정이 벌써부터 한 가득이다.


또 하나는 <일상의 흔적들>이다. 

목표로 하는 일관된 톤에 무척 상충하는 매거진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구성할 것이라 솔직히 아예 다른 계정을 하나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그냥.. 살아가면서 느낀 점들을 끄적일 공간이 필요하달까? 일기 같은 느낌으로 쓰려고 한다. 근데 내가 이런 글엔 별로인가 보다. 잘 안써지고 그렇다.


작가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도록 솔직한 글을 계속 쓸 수 있기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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