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이 준 깨달음

by nay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영화 마션을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참 좋아해서 몇 번이나 봤음에도 또 보게 된다. E-book으로 제일 처음 구매한 책도 바로 마션이다. 왜 유독 이 작품에 매혹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원래 내가 Sci-Fi 영화나 이야기를 좋아해서? 그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지치지 않는 긍정의 힘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내는 과정이 좋다. 우리는 누군가의 성장 스토리를 좋아하지 않던가.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경연/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참가자 중 한 사람에게 나를 투영시키고 응원하면서 마치 같이 성장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화성을 떠나 극적으로 동료들을 만나는 것도 (어차피 해피엔딩을 알지만)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되지만, 사실은 홀로 남은 상황에서 감자를 키우고,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끝내 지구와 교신하는 단계들이 더 흥미롭다. 그런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오늘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목적과 목표가 없는 삶은 얼마나 무겁고 무료한가.

어렵게 만든 감자밭이 다 없어지고 절망적인 순간에도 주인공 마크 와트니가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탈출과 지구로의 귀환이라는 궁극의 목표가 너무 명확했기 때문이 아닐는지. 그렇다. 끝까지 그를 버티게 해 준 힘은 이루고자 하는 무엇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력에 더해 저 멀리 지구에서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도와주는 동료들, 자신들의 귀환 여정을 바꿔 다시 화성으로 와 준 동료들의 덕분도 잊으면 안 된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목표 의식을 상실하는 것만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때로는 이만하면 되었다,라고 자신에게 너무 쉽게 만족하는 것을 경계할 일이다. 화성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도중 사고가 생기고 절망적인 순간이 되었을 때 자기 자신에게 '그래 이 정도 노력으로 내가 버틴 게 충분하지, 더는 그만 하자'라고 했다면 이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났을 것이다.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한 힘은 아직 목표로 하는 귀환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과정이 중요하다지만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과정의 가치도 퇴색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문득 나의 삶은 어떤 목표가 있었는가 되돌아본다. 회사 생활, 가정생활에서 목적과 목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겠다. 특별한 목표 의식 없이 살아온 것이다. 남들 다 가니까 대학 갔고, 다들 취직하니까 회사에 들어갔다. 그때 그때 짧은 도전의 단계와 성취의 기쁨은 있었다. 그것을 무시하거나 의미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요즘의 삶이 무력하게 다가오는 이유에, 목표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화성에 홀로 남아서도 긍정 파워를 지킨 마크 와트니에게 부끄러워지는 것이다.


(사진 출처: 20th Century 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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