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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에 대하여

by 브레드 Mar 23. 2025

이직하고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비상식적인 사람에 대한 비판과 비난입니다.

관리사무소 화장실에서 컴퓨터와 흡연을 하다 적발된 직원, 남을 폄하하는 농담을 즐기지만 본인은 존중받길 바라는 사람, 아파트 내 무법자들, 블랙리스트 애기엄마 등등등


아무래도 서비스직이다 보니, 이러한 얘기를 더 많이 듣겠지만, '사람 세 명이 모이면 한 명은 반드시 빌런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빌런과 빌런의 행동을 씹는 사람들은 어딜 가나 있겠죠. 다만, 요즘은 사람들의 비난이 너무나 날카로워진 것 같습니다. 


법을 어기는 행위는 지탄받는 게 마땅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할 수 있는 실수에는 필요 이상의 손가락질을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SNS, 실수에 대해서 마치 화풀이 대상이 필요한 듯, 마치 세상에는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만 존재해야 한다는 한 태도가 과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 잣대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의 변화에 비롯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속상한 것은 공동체 속에서 도덕적 우월감을 얻으려는 심리에 비난은 하나의 집단적 놀이가 되어버린 듯하고, 예전에는 너그러운 시선으로 보던 실수도 강한 비판이 대상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선량한 시민의 도덕적 기준도 달라지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실수를 용인하는 관용의 태도는 점점 잊히는 기분입니다. 


잘못된 행위에 대한 비판을 필요합니다. 비판을 통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개선하면 좋은지를 제시하는 것은 우리가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좋은 양분이 되겠죠. 하지만 비판이라고, 조언이라고 치부하며 상대를 깎아내리고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비난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이고,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여기까지 글을 쓰기에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저도 때로는 누군가를 쉽게 비난하며 안도하고, 타인의 실수를 지적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 글은 타인을 향한 훈계가 아니라, 제 자신을 향한 다짐이라고 봐주시길 바랍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고, 저 또한 용기 없는 시민이거든요. 


먹고살기는 좀 더 편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고민과 걱정이 많은 삶입니다. 그러니, 각자 열심히 살아가는 서로에게 조금은 너그러워지는, 웃을 수 이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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