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이직한 지 한 달이 되었네요.
작은 지점에서 큰 지점으로 옮긴 것이니 이직이라 하기도 그렇지만요.
일이 많은 것은 버틸 수 있었습니다. 모른다고 핀잔주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다만, 네가 일이 뭐가 그렇게 많냐는 듯한 눈빛, 실수 한 번에 사람들 앞에서 깔아뭉개는 언행, 밤 낮 주말 점심시간 따위 신경 쓰지 않는 전화와 카카오톡, 제 사무공간을 오가며 모니터를 체크하는..
더 이상 다니다가는 제 속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근데 그거 아십니까? 저는 정말 힘들어서 퇴사를 결심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퇴사의 사유를 스스로 검열하고 있습니다.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또래에 비해 참을성과 끈기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그렇게 모진 말과 대우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퇴사를 타당성 있게 설득하려는 근거를 생각합니다.
여전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도망가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그거 하나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말이고 사실은 제가 능력이 부족한 것일까봐
이렇게 작아질 때는 여전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