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에는 엄청난 비법이 숨어있는 게 아니다.
꾸준함
꾸준히 하는 것이 진리다. 미국에 있을 때 회사에서는 영어만 쓰기 때문에 주중에 갑자기 한국말을 쓸 때 어설프게 나올 때가 있다. 또 주말에 한국 친구들과 한국말을 쓰거나 휴가를 받아서 한국에 잠깐 있다가 다시 회사에 돌아가면 영어를 버벅댈 때가 있다. 언어는 그만큼 안 쓰면 금방 잊어버린다. 전에 언급한 영어를 엄청 잘하는 사촌언니는 중학교 때부터 계속 한국에 살았고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지 않아서 이제는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별로 없다. 물론 언니의 영어 발음은 아직 매우 훌륭하다.
당신의 영어공부 패턴을 생각해 보라. 시험을 위한 영어공부가 아니라, 영어를 정말 잘하기 위한 영어공부를 1년 이상 꾸준히 한 적이 있는가? 없다면, 그것이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다.
서점이나 학원가에서 "영어공부 2주 완성" "영어 한 달 안에 완전 정복" 이런 시답지 않은 장삿속에 휘둘리며 돈 뜯기지 말고 나의 공부 패턴을 찾아서 꾸준히 해보기를 권한다.
재미
돌아봤을 때 한국에서 영어 공부할 때 제일 아쉬웠던 점은 재미를 찾지 못한 것이다. 해야 하니깐 했고, 잘하고 싶어서 공부처럼 열심히만 했다. 학원에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CNN을 몇 십 번이고 반복해서 들으면서 필사를 했다. 무슨 내용인지 모르니, 진짜 고역이었다. 한국에서는 영어 망령이 씐 듯이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라는 불안한 마음을 항상 한편에 간직한 채, 막상 공부하는 게 재미없어서 하기 싫었다. 수많은 영어 관련 서적과 학원이 즐비하지만 막상 어떻게 공부해야 맞는 것인지도 몰랐고 솔직히 막막했었다.
영어는 꾸준히 배워야 하는데, 재밌어야 꾸준히 할 수 있다. 억지로 꾸준히 하면 머리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공부하는 시간이 고문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공부를 평균 12년 이상씩 하면서 왜 영어울렁증이 있는지 영어실력이 왜 공부한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해 봤을 때 나는 영어를 "공부"로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중고등학교 때 영어 표현 대신 말도 안 되는 영어 문법부터 배웠다. 영어 문법 공부도 물론 기본적인 건 필요하지만, 영어 문법이 주가 아니다. 절대! 먼저 새로운 영어 표현을 배우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끼고 영어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면 영어를 배우는 일이 그렇게 고역일 것 같지는 않다.
영어를 꾸준히 배워서 잘하게 되면 나의 생각의 폭, 기회의 폭은 상상 이상으로 넓어질 것이다. 세상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넓고, 기회는 많다.
서울에서만 살던 내가 미국에서 남부, 동부, 서부를 종횡무진하며 홍콩까지 살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The world is my oyster. 지금은 세계 어디를 가도 별로 두렵지 않다.
당신도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
진심으로 당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