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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문과생, AI 전문가 되기 16주 프로젝트

코딩을 몰라도, AI를 지휘할 수 있다

by 꿈동아빠 구재학


기술 발전의 가속도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2022년 11월 30일, ChatGPT가 세상에 나왔고 5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두 달 만에 1억 명이 됐다.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확산이었다. 그때부터 6개월이 하나의 단위가 됐다. 2023년 3월에는 GPT-4가 나와 변호사 시험을 통과했고, 같은 해 7월에는 Claude 2가 책 한 권을 통째로 읽어냈다. 2024년 5월에 출시된 GPT-4o는 음성으로 실시간 대화를 했고, 12월의 Gemini 2.0은 컴퓨터를 대신 조작했다. 2025년 1월, o3는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AI 뉴스를 확인하는 게 일과가 됐다. 매주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매달 불가능했던 것이 가능해진다. IT 업계에서 30년 가까이 일하면서 인터넷 혁명도 봤고 모바일 전환도 봤고 클라우드 시대도 경험했지만, 이번은 다르다. 속도가 다르고 범위가 다르다.



위축되는 문과생


회의실에서 개발팀장이 말한다.

"Transformer 아키텍처 기반으로 가고요, Fine-tuning 돌린 다음 RAG 파이프라인 구축하면 됩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들어본 용어들이다. 대충 알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정확히는 모른다. 아는 것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다르고, 듣고 끄덕이는 것과 직접 활용하는 것도 다르다.


ChatGPT를 매일 쓴다. 보고서 초안을 부탁하고 이메일 문구를 다듬고 번역도 시킨다. 편리하고 유용하다. 하지만 피상적이다. 누군가는 AI로 업무를 자동화했다고 하고, 누군가는 맞춤형 AI를 만들었다고 하고, 누군가는 AI 에이전트를 설계했다고 한다. 부럽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가 압박한다. "AI 없이는 경쟁력이 없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한다". 호기심과 불안이 공존한다. 배워야 한다는 건 안다. 온라인 강의를 듣고 책을 사지만 코딩과 수식 앞에서 멈춘다. '역시 이건 공대생의 영역이구나.' 체념한다.



맥락이 코드를 이긴다


하지만 무언가 바뀌었다.

예전의 AI는 코드로 만들어야 했다. 데이터를 모으고 전처리하고 모델을 선택하고 학습시키고 평가하고 배포했다. Python, TensorFlow, PyTorch... 당연히 개발자의 영역이었다.


ChatGPT 이후, 게임의 법칙이 바뀌었다. 이제는 한국어로 지시하면 된다. 코드가 아니라 언어로, 프로그래밍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으로. "3페이지 분량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줘. 대상은 SaaS 스타트업이고 독자는 투자심사역이야. 시장 기회, 경쟁 우위, 수익 모델 순서로 구성해 줘." 이렇게 지시하면 된다. "지난 3개월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서 인사이트 5가지를 뽑아줘. 각 인사이트마다 근거 데이터와 실행 가능한 액션 아이템을 함께 제시해." 이렇게 요청하면 된다.


핵심은 명확한 지시다.

맥락을 제공하는 능력이고, 원하는 결과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힘이다. 그리고 그건 우리의 강점이다. 문과생의 강점은 맥락을 읽고, 논리적으로 구조화하고, 복잡한 개념을 쉽게 풀어내고, 대상에 맞춰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바로 AI를 지휘하는 데 필요한 능력이다.



기획 의도


이 연재는 나를 위한 공부다. 그리고 독자 여러분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혼자 공부하면 작심삼일이 되기 쉽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16주 동안 매주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그것을 글로 정리하면서 배우고, 독자들과 공유하면서 끝까지 완주하려 한다. 이 연재의 목표는 단순히 AI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아니다. 기술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을 비즈니스 통찰로 연결하며, 궁극적으로는 미래를 예측하는 눈을 기르는 것이다.


AI를 피상적으로 아는 것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남들이 쓰는 용어를 따라 하는 것과 내 언어로 설명하는 것은 다르다. 트렌드를 읽는 것과 본질을 꿰뚫는 것은 다르다. 이 연재를 통해 그 간극을 메우고자 한다.



16주의 여정


이 연재는 16주에 걸쳐 진행될 것이다.

처음에는 낯선 AI와 말문을 트고(적응), 곧 능수능란하게 업무를 지시하며(활용), 기술의 작동 원리를 꿰뚫어 보고(이해), 마침내 미래 산업의 흐름을 읽는 눈(통찰)을 갖게 될 것이다.


PART 1. [적응] 언어의 전환 (1-4주)

ChatGPT, Claude, Gemini를 직접 써본다. 검색하지 말고 생성하고, AI의 거짓말을 잡아내고, 질문의 기술을 익힌다. 두려움을 떨쳐내고 AI를 내 편으로 만드는 시간이다.


PART 2. [활용] 맥락 설계 (5-8주)

프롬프트를 디자인한다. 페르소나와 맥락을 부여하고, 멀티모달(이미지, 파일, 음성)로 확장하고, 나만의 AI 비서를 기획한다. AI를 단순 도구가 아닌 업무 파트너로 만드는 단계다.


PART 3. [이해] 엔지니어와 대화하기 (9-12주)

LLM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학습과 Fine-tuning의 차이를 구분하고, RAG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API와 생태계의 작동 원리를 파악한다. 개발자 앞에서 당당해지는 지식을 쌓는다.


PART 4. [통찰] 미래 산업 읽기 (13-16주)

온디바이스 AI의 의미를 꿰뚫고, 로봇과 피지컬 AI의 미래를 내다보고, AI 인프라 전쟁의 본질을 파악하고, AGI 시대 문과생의 생존 전략을 수립한다. 기술 트렌드 너머 산업의 미래를 예측한다.


이 여정을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다면 16주 후, 확실히 달라질 것이다.

AI 뉴스를 읽으면 맥락이 보이고, 개발자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기술 미팅에서 핵심을 질문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기회를 포착한다. AI 사용자에서 AI 지휘자가 된다.



저와 함께 배우고 성장해 보아요~


이 여정은 혼자보다 함께할 때 더 강력합니다.


매주 구체적인 미션을 제시하겠습니다.

"이번 주는 이걸 해보세요." 여러분도 해보고 저도 해봅니다.


결과를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어떤 프롬프트를 썼는지,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어떤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는지. 서로의 실험에서 배우고, 누군가의 성공 사례에서 힌트를 얻고, 질문하고 답하며 함께 성장하는 것입니다.


16주는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충분합니다. 코딩은 몰라도 됩니다. 대신 지휘는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시작할 때는 늦었다고 생각하지만, 끝날 때는 일찍 시작했다고 감사하게 됩니다.


1주차에서 만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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