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게 있으면 검색창에 몇 개의 키워드를 던지고, 나온 링크들을 클릭하며 정답을 "찾아내는" 방식이 몸에 배어 있다.
그런데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이 익숙한 사고의 회로가 완전히 뒤바뀌기 시작했다. 같은 질문이라도, 검색엔진에 던질 때와 생성형 AI에 던질 때 우리의 뇌는 다르게 작동한다.
검색엔진에서는 "최고의 노트북 추천"이라고 짧게 검색하지만, 생성형 AI에서는 "30만 원 예산으로 문서 작업과 가벼운 동영상 편집이 가능한 노트북을 추천해 줘. 무게는 1.5kg 이하면 좋겠어"라고 맥락을 담아 말한다.
이 차이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우리가 정보를 얻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어디에 있는지'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만들어낼지'를 아는 것이 중요해졌다.
2주차에서는 '검색'과 '생성'의 결정적 차이를 직접 체험하고,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고 회로를 익혀본다.
검색엔진과 생성형 AI의 차이를 가장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검색엔진은 도서관 사서다. 내가 "마케팅 전략"이라고 물으면, 사서는 관련된 자료들이 어느 서가에 있는지 목록을 알려준다. 어떤 자료를 골라서 어떻게 읽을지는 온전히 내 몫이다.
생성형 AI는 비즈니스 컨설턴트다. 내가 "마케팅 전략"이라고 물으면, 컨설턴트는 내 상황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전략안을 직접 제시한다.
이 차이는 근본적으로 "정답을 찾는 것"과 "답을 생성하는 것"의 차이다.
검색엔진은 이미 존재하는 정보 중에서 가장 관련성 높은 것을 색인(index)해서 보여준다. 사용자는 그중에서 선택하고, 읽고, 판단해야 한다.
생성형 AI는 학습한 패턴을 바탕으로 새로운 텍스트를 생성(generate)한다. 수많은 문서에서 배운 지식을 조합해서, 지금 이 질문에 맞는 답을 새롭게 만들어낸다.
검색엔진에 익숙한 우리는 키워드로 생각하도록 훈련받았다.
"서울 맛집", "파이썬 튜토리얼", "기획서 양식"처럼 짧고 간결할수록 좋다. 검색 알고리즘은 이 키워드들을 효율적으로 매칭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성형 AI에게 똑같이 "파이썬 튜토리얼"이라고만 던지면? 물론 답은 주지만, 그 답은 지극히 일반적일 것이다.
생성형 AI는 맥락(Context)을 이해한다.
"나는 비전공자인데, 데이터 분석을 위해 파이썬을 배우고 싶어. 하루 1시간씩 투자할 수 있는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라고 물으면, 당신의 상황(비전공자, 데이터 분석 목적, 하루 1시간 가능)을 종합해서 맞춤형 학습 계획을 제시한다.
키워드는 검색의 언어고, 맥락은 생성의 언어다.
자, 이제 이론은 충분하다. 직접 체험해 보자.
이번 주 미션은 간단하지만 강력합니다. 직접 체험하면 검색과 생성의 차이가 확실히 느껴질 겁니다.
Mission: 같은 주제로 구글과 ChatGPT에 질문하되, 방식을 다르게 해 보기
Step 1. 본인의 업무나 관심사 중 하나를 골라서 다음 예시와 같이 질문 주제를 정하세요.
예시: "부동산 투자", "영어 공부법", "다이어트 식단", "엑셀 함수"
Step 2. 질문 주제와 관련된 키워드를 구글에서 검색해 보세요.
2-3개 단어로 간결하게: "부동산 투자 주의사항"
나온 링크 5개 정도를 클릭해서 훑어보세요
어떤 정보를 얻었는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 체크해 보세요
Step 3. 이제 ChatGPT에 다음과 같이 맥락을 담은 질문해 보세요.
배경 상황: "30대 직장인인데 "
목적: "처음으로 소액 부동산 투자를 고려 중이야."
제약조건: "서울 근교 소형 오피스텔을 생각하고 있는데, "
구체적 요청: "초보자가 꼭 체크해야 할 사항 5가지를 알려줘."
Step 4. 두 결과를 비교하며 스스로 질문해 보세요.
어느 쪽이 내 상황에 더 유용한 답을 주었나?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내가 한 일은 무엇이었나? (찾기 vs 질문하기)
나의 "질문 방식"이 검색엔진과 생성형 AI에서 어떻게 달랐나?
자, 실습을 해보셨나요? 이제 여러분이 방금 체험한 차이를 실전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지 살펴봅시다.
방금 실습에서 느꼈듯이, 검색과 생성은 사고방식 자체가 다르다.
[검색 마인드]
"정답은 어딘가에 있다"
"내가 할 일은 그것을 찾는 것"
"여러 개의 링크를 비교해서 판단"
[생성 마인드]
"정답은 내 질문에 따라 생성된다"
"내가 할 일은 맥락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
"AI와 대화하며 답을 다듬어가기"
구체적인 예시로 더 살펴보자.
상황: 회사 워크숍 장소를 정해야 한다.
검색 마인드로 구글에 질문:
"서울 근교 워크숍 장소"
→ 결과: 50개의 펜션, 리조트 링크가 뜬다. 하나하나 클릭해서 위치를 확인하고, 가격표를 찾고, 시설 사진을 보고, 후기를 읽는다. 30분이 지나도 탭이 10개나 열려 있고, 어디가 좋은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생성 마인드로 ChatGPT에 질문:
"우리 팀은 15명이고, 서울에서 차로 1시간 이내 거리를 찾고 있어. 회의실과 야외 활동 공간이 모두 필요하고, 예산은 1인당 10만 원 정도야. 11월 둘째 주 주말에 가능한 곳을 추천해 줘."
→ 결과: 조건에 맞는 3-4곳을 골라서, 각 장소의 특징과 장단점, 예상 비용까지 정리해 준다. 만족스럽지 않으면 "좀 더 저렴한 곳은 없을까?" 같은 후속 질문을 바로 던질 수 있다.
두 번째 방식은 문제 해결 파트너와 대화하는 것에 가깝다. 정보를 찾는 게 아니라,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실전 업무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때, 한 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다.
"검색과 생성을 함께 사용해라."
왜 그럴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맥락 없이 생성만 요청하면 일반적인 답변만 돌아온다.
"마케팅 전략 짜줘"라고만 하면, ChatGPT는 당신 회사가 무엇을 파는지, 고객이 누구인지, 예산이 얼마인지 모른 채 일반적인 마케팅 이론을 늘어놓는다. 어느 회사에나 적용할 수 있는, 그러나 어느 회사에도 딱 맞지 않는 답변이 나온다.
반면 구글에서 경쟁사 사례나 시장 데이터를 먼저 검색한 뒤, 그 내용을 ChatGPT에게 제공하면서 질문하면 어떨까?
"우리 회사는 B2B SaaS 서비스를 제공하고, 타겟은 제조업 중소기업이야. 방금 검색해서 찾은 경쟁사 A의 마케팅 전략을 아래에 붙여줄게.
[여기에 구글에서 검색해서 찾은 경쟁사 전략 내용 복사해서 붙여넣기]
이 전략과 비교해서 우리만의 차별화 포인트 3가지를 제안해 줘."
이렇게 물으면?
당신의 회사 상황과 구체적인 참고 자료를 모두 갖춘 상태에서 맞춤형 답이 나온다.
둘째, 생성형 AI가 생소한 분야를 만나면 할루시네이션(환각)이 발생한다.
할루시네이션이란, AI가 모르는 내용을 마치 아는 것처럼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 회사 내부 규정에 따르면 휴가는 어떻게 신청해?"라고 물으면, ChatGPT는 당신 회사 규정을 알 리가 없는데도 일반적인 휴가 규정을 마치 당신 회사 것인 양 설명할 수 있다.
또는 "2025년 11월에 발표된 최신 AI 규제안의 핵심 내용은?"처럼 ChatGPT가 학습하지 못한 최신 정보를 물으면, 학습 데이터에 없는 내용을 추측해서 그럴듯한 거짓말을 할 수 있다.
특히 당신의 전문 분야가 생성형 AI에게 생소한 영역일수록(특수한 산업, 신기술, 회사 내부 정보 등) 할루시네이션 위험은 커진다.
그래서 검색과 생성을 함께 써야 한다.
작업 흐름은 이렇다:
구글에서 정확한 정보, 최신 데이터, 구체적 사례를 검색한다
검색한 내용을 ChatGPT에게 제공하면서 질문한다
ChatGPT가 그 정보를 바탕으로 내 상황에 맞게 가공하고 재구성한다
생성한 내용 중 의심스러운 부분은 다시 구글로 팩트체크한다
이제 구체적인 업무 사례를 보자.
보고서 작성할 때:
(검색) 구글에서 관련 통계, 최신 동향, 참고 논문을 찾는다
(생성) "첨부한(또는 링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 회사 상황에 맞는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 줘. 우리 회사는..." + [검색한 자료 붙여넣기]
(검색) 초안에 나온 통계나 작성내용이 사실인지 구글로 다시 확인한다
(생성) "이 부분을 좀 더 설득력 있게 수정해 줘"
기획안 만들 때:
(검색) 구글에서 경쟁사 벤치마킹, 시장 조사 자료를 찾는다
(생성) "우리 회사는 이런 상황이야. 방금 검색한 경쟁사 A, B의 전략을 아래에 붙여줄게. [검색 결과 붙여넣기]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만의 차별화 전략 3가지를 제안해 줘"
(생성) "1번 전략의 장단점을 표로 정리해 줘"
(검색) 제시된 전략의 실제 성공 사례를 구글에서 확인한다
업무 이메일 쓸 때:
(검색) 구글에서 비즈니스 이메일 표준 양식을 참고한다
(생성) "고객에게 배송 지연을 사과하는 이메일을 보내야 하는데, 우리 실수가 아니라 택배사 문제였어. 정중하지만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톤으로 작성해 줘"
(생성) "좀 더 부드럽게 수정해 줘"
새로운 분야 학습할 때:
(검색) 구글에서 어떤 강의나 책이 있는지 찾는다
(생성) "비전공자가 파이썬을 3개월 안에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배우려면, 주 5시간 투자 기준으로 학습 로드맵을 짜줘"
(검색) ChatGPT가 추천한 강의나 책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리뷰는 어떤지 구글로 확인한다
(생성) "1주차 학습 내용을 요약하고 연습문제 3개 만들어줘"
위와 같이 구글 검색이나 본인이 보유한 자료 등 정확한 재료를 모으고, ChatGPT에게 제공해서 내 상황에 맞게 가공시킨 뒤, 다시 구글로 검증하는 사이클이 가장 효과적이다.
생성형 AI를 검색엔진처럼 쓰면 그 능력의 10%도 활용하지 못한다. 제대로 활용하는 법을 익히자.
① 키워드가 아니라 문장으로 질문하라
(X) "재무제표 분석"
(O) "비전공자가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고 투자 판단을 하려면 어떤 지표를 중점적으로 봐야 할까?"
② 배경 상황을 함께 제공하라
(X) "마케팅 전략 짜줘"
(O) "우리 회사는 B2B SaaS 스타트업이고, 타겟은 임직원 300명 미만 중소기업이야. 광고 예산은 월 300만 원인데, 어떤 채널에 집중하면 좋을까?"
③ 원하는 형식을 명시하라
(X) "프레젠테이션 자료 만들어줘"
(O) "10분 분량의 PT인데, 슬라이드 5장으로 구성하고, 각 슬라이드의 핵심 메시지와 예시를 불렛 포인트로 정리해 줘"
④ 절대 불평하지 않는 비서처럼 활용하라
첫 번째 답변에 만족하지 말라. 생성형 AI는 당신의 완벽한 부사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 부분은 빼고", "초보자 눈높이에 맞춰서 다시", "전문 용어 좀 줄여줘", "예시를 3개 더 들어줘"
일반 직원이나 동료에게는 미안해서 못할 수정 요청도, AI에게는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10번을 다시 시켜도 절대 불평하지 않는다. 절대 미안해하지 말고, 최선의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 지시하고 다듬어라. 그게 바로 생성형 AI를 제대로 쓰는 방법이다.
⑤ 검색 결과를 제공하고 생성을 요청하라
구글에서 찾은 정확한 정보를 ChatGPT에게 제공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답변을 하도록 요청하라.
생성형 AI가 모를 수 있는 최신 정보는 검색으로 먼저 확보
전문적이거나 특수한 분야의 정보도 검색으로 수집 (특히, 내가 아는 분야라면 반드시!)
그 내용을 ChatGPT에게 제공하면서 "이 자료를 바탕으로..."라고 요청
생성된 답변 중 의심스러운 부분은 다시 검색으로 확인
이렇게 하면 할루시네이션을 방지하면서도 생성형 AI의 강점(재구성, 요약, 맞춤화)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모든 상황에서 생성형 AI가 답은 아니다. 상황에 맞게 선택하라.
검색이 유리한 경우:
최신 뉴스나 실시간 정보 ("오늘 환율", "어제 발표된 정책")
정확한 수치나 통계 ("2024년 3분기 실업률")
특정 업체의 운영시간, 가격, 위치
이미 잘 정리된 공식 문서나 매뉴얼
생성이 유리한 경우: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제품 컨셉과 타겟을 설명하고) 신제품 네이밍 10개 제안해 줘")
초안 작성 (보고서, 이메일, 기획서의 뼈대)
개인 맞춤형 조언 ("내 상황에 맞는 학습 계획")
복잡한 개념을 쉽게 설명 ("블록체인을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요약과 정리 ("이 긴 계약서의 핵심 조항 5개만")
함께 사용하면 좋은 경우:
종합적인 시장분석 (검색으로 최신 데이터 확보 → ChatGPT에 제공하고 분석 요청)
복잡한 의사결정 (검색으로 정보 수집 → ChatGPT에 제공하고 옵션 비교)
학습과 이해 (생성으로 개념 학습 → 검색으로 실제 사례 확인)
중요한 것은, 두 가지를 대립적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검색과 생성은 당신의 업무 도구 상자에 함께 들어 있는 연장일 뿐이다. 못을 박을 때는 망치를, 나사를 조일 때는 드라이버를 쓰듯, 상황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면 된다.
이것은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에서 정보를 생산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당신은 이제 더 이상 정보의 수동적 수집가가 아니라, AI를 활용해 답을 만들어내는 능동적 생산자다.
핵심은 간단하다.
키워드를 던지지 말고 맥락을 말하라.
링크를 찾지 말고 대화를 시작하라.
구글에서 찾은 정확한 정보를 ChatGPT에게 제공하고, 당신의 상황에 맞게 재구성하게 하라.
그리고 절대 불평하지 않는 당신의 비서를 마음껏 부려먹어라.
AI도 사람처럼 각자의 강점이 다르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다음 주에는 ChatGPT, Claude, Gemini라는 세 AI의 개성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용병술'을 배워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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