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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티브 Antibes Oct 24. 2021

마을자체가 예술품인 중세 마을
- 쌩뽈

Saint-Paul-de-Vence

진보적인? 조각품, 그림 등 예술품이 가득한 갤러리 사이사이를 걷다 보면 문득 예술가의 도시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일으킬만한 쌩뽈 (Paul을 불어로는 '폴'이 아닌 '뽈'에 가깝게 발음한다.). 사실 Saint Paul의 공식 명칭은 Saint Paul de Vence이다. 2009년 11월 처음 그곳에 들어섰을 때의 느낌은 마을 전체가 예술품이구나 였다. 프랑스에서는 11월 1일부터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을 곳곳에 시작하는데, 심지어 도로 위로 수많은 전구 그물을 올린다거나, 가로수를 작은 전구로 뒤덮어 불을 밝힌다거나 하는 식이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파리 샹젤리제를 걸어보았다면 짐작할 수 있을 듯. 물론 샹젤리제만큼의 스케일?은 아니지만 작은 시골마을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11월에 방문했던 쌩뽈에서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둔 데코레이션들이 상당히 눈에 띄었다. 


쌩뽈 마을의 입구. 주차장과 버스정류장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쌩뽈 관광의 시작은 Zone Piétonne. 차를 주차하거나 쌩뽈행 버스가 정차하는 곳에 해당하는 곳으로 보행자구역이라는 뜻인데 쌩뽈 입구에 심지어 표식도 있었던 걸로 기억. 구지 비유하자면 쌩뽈 관광은 대만의 지우펀과 유사하다. 시작은 평지이나 계속 등산?을 하는 듯한 계단의 연속.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모드로 계속 길을 오르다 보면 주변 마을 전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고지에 선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마에 송송 맺힌 땀을 닦으며 내려다 보는 경치는 고즈넉함의 극치라고나 할까. 고지에 오른 성취감?에 평화로와만 보이는 중세도시를 한 눈에 담고 있자면 가슴이 벅찾었다.


 


Zone Piétonne을 조금만 벗어나도 각종 거리 예술품이 즐비하다. 마을 전체에 조각품을 뿌려 놓은 듯.




바람이 좀 불긴했지만 싫지 않은 바람이었고, 청명한 하늘과 맑은 날씨, 그리고 12월이 곧 며칠이면 닥칠 연말이라는 것을 의심할 정도의 따뜻한 날씨덕에 생폴 구석구석을 돌아 볼 수 있었다. 그렇다. 프랑스 남부의 11월은 심지어 따뜻한 날도 많다. 앙티브 해변에선 수영하는 사람들도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Atelier와 조각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고대하는 듯한 조명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득했다. 자갈길을 걷는 재미도 쏠쏠했고 (특히 자갈길에도 새심한 배려를 해서 생폴 특유의 자갈 표식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심심해진다 싶으면 또 다른 거리 예술품 갤러리,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다양한 갤러리들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서 있다.


특히 자갈길에도 새심한 배려를 해서 생폴 특유의 자갈 표식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마치 한 미술관의 야외 전시장에 와 있는 것으로 착각을 일으킬만한 쌩뽈. 공공건물이던 주택가이던 예술품이 들어설 자리가 있는 공간에는 상설 야외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마을 전체의 공간이 오로지 예술을 위해 활용되는 느낌이다.



'이런 집에서 살면 어떤 느낌일까'. 마치 중세 castle (불어로는 chateau)의 축소형인 듯한 많은 쌩뽈의 집들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현대적인 아파트에 열광하는 한국의 삶의 현장과 사뭇 다른 중세로 거슬로 올라가는 역사를 지닌 집들은 문을 열고 들어가서 살피고 싶을 만큼 다른 모습을 자랑한다. 집들마저도 예술품의 일부인듯 무심히 마을 곳곳에 들어서 있다. 곳곳에 숨은 atelier도 많다. 예술가들의 집과 그들의 아틀리에, 그리고 전시장이 조화로움을 이루며 마을 전체가 예술품인 쌩뽈.





어느새 고지에 다다르면 또 하나의 야외 전시장이 펼쳐진다. 안개자욱한 주변을 내려다 보는 여유로움은 덤이다.


마을 정상즈음에서 펼쳐지는 고즈넉한 중세 마을의 전경은 정말 그 자체로도 예술이다. 온갖 근심을 모두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다.


마을을 꼭대기 평평한 공간에서 다시 펼쳐지는 야외 전시장의 물결. 마을 전체가 예술품 전시장인 쌩뽈의 매력은 어느 곳에서 발현된다.



Antibes에서 시작하여 Juan-les-Pins, Nice, Valbonne Village, Biot Village, Eze Village, Saint Paul Village 등. 비슷한 듯 하면서도 나름 특색이 있는 프랑스 남부 마을들. 그 중에서도 고즈넉함의 최고조는 쌩뽈이다. 




다시 희망에 그리고 내 삶에 날개짓하며... 

쓸쓸하지만 묘한 희망의 떨림을 느낄 수 있는 그곳....

다시 찾는 그 날까지 Au rev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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