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본 글에 포함된 내용은 창작된 소설의 일부분입니다. 따라서,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 등을 포함한 이 소설의 모든 요소는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허구적 창작물입니다.)
서울의 한적한 카페. 그곳에는 고급스러운 내부와는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민형은 그녀 특유의 차가운 미소를 띤 채 손혜민을 응시했다. 손혜민은 마주 앉은 그녀의 눈빛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계획이 있음을 감지했다.
오랜 고심 끝에 손혜민이 이 자리에 나왔다는 것을 알기에, 오민형은 더욱 신중하게 접근했다. 손혜민의 얼굴에는 긴장과 불안이 섞인 표정이 역력했다.
오민형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이번 위자료 청구 소송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어요. 그러나 저는 오늘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하러 왔습니다."
(엄모순과의 이혼 소송과 별개로 손혜민은 오민형을 상대로 정신적 고통을 사유로 한 별도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손혜민은 오민형의 말을 듣고 눈동자를 번쩍였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요? 이미 판은 깔렸고, 이제 와서 새로운 제안이라도 하려는 겁니까?"
오민형은 쓴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새로운 제안이 아니라, 우리가 과거에 했던 거래를 상기시켜 드리려는 겁니다. 그때 제가 제공했던 자료가 엄 회장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손혜민은 그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 "빚이라니? 그때 당신이 나에게 도움을 준 건 사실이지만, 그건 당신에게도 유리한 일이었잖아요. 우리가 같은 목적을 위해 협력한 것뿐이지, 내가 당신에게 빚진 건 아니에요."
오민형의 표정이 서늘해졌다. "손혜민 씨,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어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방법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도. 하지만 이번에는 당신이 나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할 차례입니다. 내가 준 정보가 없었다면, 당신은 엄 회장에게서 그렇게 많은 것을 가져오지 못했을 거예요."
오민형은 재빨리 손혜민 앞에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그것은 엄모순 회장이 비밀리에 운용했던 해외 자산 목록이었다. "이걸 보세요. 이건 당신이 절대 찾을 수 없었던 정보입니다. 이 자료가 없었다면, 당신은 항소심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겁니다."
손혜민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그녀는 차갑게 오민형을 바라보며 대꾸했다. "그건 과거의 일입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에게 빚진 게 없다고 생각해요."
손혜민은 서류를 받아들고 한참을 응시했다. 그 사이 오민형은 손혜민의 반응을 유심히 살폈다.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했다. 손혜민은 천천히 서류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이건 당신이 나를 도와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오민형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미 항소심에서 원하는 이상으로 얻을 걸 얻으셨쟎아요? 그리고 당신도 나에게 빚을 갚을 때가 된 거죠."
손혜민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겠어요? 이미 이혼 소송은 끝났고, 난 그에게서 충분히 받아냈습니다."
오민형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말했다. "저에 대해 별도로 제기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취하하세요.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서류는 당신이 받은 그 어떤 것보다도 더 중요한 정보가 될 겁니다."
손혜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오민형의 요구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손혜민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노려보았다. "그럼 내가 소송을 취하지 않으면,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나를 협박이라도 하겠다는 건가요?"
오민형은 비웃듯 고개를 저었다. "협박은 아니에요. 하지만 당신이 이 소송을 계속한다면, 당신이 일궈온 모든 것, 심지어 아이들의 미래까지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걸 알아두세요. 엄 회장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
손혜민은 오민형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이 거래가 위험한 줄 알면서도, 그가 제시하는 경고가 결코 빈말이 아님을 직감했다. 그러나 손혜민은 쉽게 굴복할 여자가 아니었다.
"좋아요, 고려는 해보겠어요," 그녀는 천천히 대답했다. "하지만 아직 결정을 내린 건 아니에요. 그리고 나에게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당신의 태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네요."
오민형은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손혜민을 바라보았다. "손혜민 씨, 당신이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당신만 손해일 겁니다. 더 이상 불필요한 싸움을 계속하지 마세요."
손혜민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민형 씨, 내가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해둘게요. 나는 항상 나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할 겁니다. 당신이 뭐라 하든,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에요. 그리고 이번에도 내 방식대로 할 겁니다."
썬그라스와 챙이 긴 모자를 눌러쓴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뒤돌아 카페를 나섰다.
오민형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분노를 삼켰다. 그는 손혜민이 그저 허세를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순간, 그녀가 결코 자신을 믿지 않고 있음을 깨달았다.
오민형은 갈증이 차올라 샌펠레그리노를 주문하고는 엄모순에게 저녁 언제쯤 만날 건지 문자를 보낸다. 야한 이모지와 함께.
드디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오민형.
오민형이 까페를 떠나는 순간 그녀의 뒤를 조용히 한 남자가 따라 나선다. 오민형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엄모순에게서 도착한 문자를 확인한다.
며칠 후, 오민형은 손혜민이 약속한 소송 취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결국 자신에게 뒤통수를 친 것이다. 그는 이를 악물고 스마트폰을 들었다.
"손혜민 씨, 이게 당신의 선택입니까? 내가 경고했을 텐데요."
손혜민의 목소리가 스마트폰 너머에서 차분하게 들려왔다. "그렇게 됐네요, 오민형 씨. 당신이 말한 대로 나는 나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한 것뿐입니다. 이제 더 이상 전화하지 마세요. 우리는 할 만큼 했으니."
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오민형은 전화를 끊고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손혜민을 과소평가한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그는 자신이 다시 일어설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이제 그녀와의 위험한 동맹도 파탄에 이르렀고 손혜민과도 헤어져야 할 때라고 조용히 결심한다.
오민형은 순간 엄모순과 손혜민의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 시작 전에 은밀히 손혜민을 만난 때를 다시 생각한다.
엄모순과 손혜민의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 시작 전에, 오민형과 손혜민의 비밀스러운 만남이 있었다.
그날도 서울의 한 은밀한 카페였다. 오민형은 신중하게 주변을 살피며 카페에 들어섰다. 손혜민은 이미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고뇌와 피곤함이 엿보였지만, 눈동자만큼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오민형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안녕하세요,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아요," 오민형이 인사했다.
손혜민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답했다. "고민할 시간도 없었어요. 이제 모든 것이 결판 나기 직전이니까요. 그리고 당신이 어떤 제안을 할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오민형은 조용히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을 이었다. "저도 어머니입니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죠. 아시겠지만, 엄 회장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의 모든 관심은 오로지 그룹 지배권에만 집중되어 있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도 서슴지 않을 겁니다."
손혜민은 그의 말을 가만히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오민형의 눈빛에는 진정성이 엿보였고, 그 진정성은 손혜민의 마음을 미묘하게 흔들었다. 그러나 손혜민은 단순히 감정에 휘둘릴 여유가 없었다. 그녀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종류의 속임수와 배신에 익숙해져 있었다.
"당신이 말하는 것, 나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난 지금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당신이 나에게 무엇을 원하든, 난 그걸 쉽게 믿을 수 없을 겁니다," 손혜민이 말했다.
오민형은 눈꼬리를 위로 올리고 웃으며 그녀의 말을 조용히 받아쳤다. "물론이죠. 그래서 제가 먼저 증거를 제시하려고 해요. 이건 엄 회장이 절대 원하지 않을 겁니다."
그는 가방에서 몇 가지 문서를 꺼내 손혜민에게 건넸다. 손혜민은 그것을 받아들고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문서에는 엄모순의 비밀 계좌와 숨겨진 자산 목록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손혜민에게 큰 이점을 줄 수 있는 자료였다.
"이게 진짜라면, 엄 회장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텐데요," 손혜민이 경계하며 말했다.
오민형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알아요. 하지만 난 나 스스로를 지켜야 해요. 내 아이들도 마찬가지구요. 당신도 끝까지 싸울거라는 걸 알고 있고, 어떻게든 이 소송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라고 생각해요. 이 소송에서 당신이 이기면, 나와 우리 아이들의 지분과 신분을 약속해 주세요."
오민형은 자신과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비밀리에 법무법인 박&조를 접촉해 항소심의 위험성을 알아냈다. 그녀는 자신의 처지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음을 직감하고, 엄모순을 상대로도 싸워 이길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연녀가 아닌 정식 아내로서의 신분 상승이 필요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오민형은 냉정한 현실 계산 끝에, 손혜민과의 위험한 거래라는 프리미엄 보험을 필요로 했다.
손혜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오민형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최선인지, 아니면 또 다른 함정일지 고민했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에서 그녀는 냉정해야 했다. 엄모순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그녀도 때로는 비열해질 필요가 있었다.
"좋아요. 하지만 난 당신을 완전히 믿을 수 없어요. 당신이 나에게 제공한 정보는 유용할 수 있지만, 그게 당신의 진짜 의도인지는 알 수 없죠. 우리는 지금 필요에 의해 함께하는 것뿐이에요," 손혜민이 경계하며 말했다.
오민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물론이죠. 저는 그저 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여기 있는 것뿐이에요. 그리고 당신도 당신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잖아요. 우리에게는 공통의 목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손혜민은 오민형이 말하는 것의 진실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게 되었다. 그녀도 엄모순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했고, 오민형이 제시한 정보는 그녀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손혜민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서 오민형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그들의 관계가 언제든지 뒤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좋아요, 일단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어요. 하지만 기억해요, 우리는 서로에게 충성하지 않아요. 이건 단순히 필요에 의한 동맹일 뿐입니다," 손혜민이 경고했다.
오민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우리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렇게 해서 그들은 위험한 동맹을 맺었다. 그러나 손혜민은 여전히 오민형을 완전히 믿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이 맺은 이 동맹이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런 과거를 되짚어 보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과거의 위험한 동맹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는 오민형은 다시 자신 앞에 펼쳐진 차가운 현실을 직시해야 했다. 그녀와 손혜민 사이의 동맹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손혜민이 자신의 요구를 무시하고 소송을 강행함으로써, 그녀는 더 이상 협력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제 오민형은 자신이 독자적으로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민형은 자신이 과거에 했던 선택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 결과가 자신에게 돌아오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손혜민을 통해 엄모순을 견제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손혜민 역시 자신의 기대 이상으로 위험한 존재로 변모했다. 그녀는 단순히 엄모순의 아내에서 벗어나려는 여성이 아니라,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하고 싸우는 전사였다.
손혜민은 이번 소송을 통해 그룹 내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려 하고 있었다. 그녀의 목적은 단순한 위자료 청구가 아니라, 오민형과 엄모순 사이를 이 간질하고 AB그룹의 현재 상황과 계열사 간의 갈등을 최대한 이용해 자신이 그룹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오민형의 협박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오민형은 손혜민이 얼마나 위험한 상대인지, 그리고 그녀의 야망이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이제 더 이상 손혜민을 과소평가할 수 없었다. 그녀의 다음 행보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위협이 될지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오민형은 새로운 전략을 구상해야 했다. 손혜민이 그에게 등을 돌린 이상, 그녀를 상대하기 위해 더욱 치밀한 계획이 필요했다. 엄모순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동시에 손혜민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는 이 게임에서 패배할 수 없었다.
한편, 손혜민은 오민형이 자신에게 다시 다가올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와의 마지막 대화 이후, 오민형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압박해올지 예상할 수 없었지만, 그녀는 이미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다.
손혜민은 이번 소송이 끝나면, 더 이상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쟁취하고, 자신과 아이들의 미래를 지킬 것이다.
오민형과 손혜민, 그들은 이제 완전히 서로를 적으로 돌렸다. 그들의 동맹은 산산조각 났고, 이제 남은 것은 서로를 무너뜨리기 위한 치열한 싸움뿐이었다.
이제 둘 다 서로의 숨통을 끊기 위한 최후의 카드를 준비 해야만 한다. 오민형은 손혜민이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타격을 가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손혜민은 그에게서 오는 어떤 위협에도 맞설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이제 더욱 치열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두 사람은 과거의 동맹에서 벗어나, 이제는 서로의 최후를 바라보며 끝없는 싸움을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그들의 결말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싸움의 끝에 누군가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한편 우리 A부장은 AB화학의 현 재무적 상황과 그룹이 처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현 경영진으로서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새술은 새부대에. 새로운 경영진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지만 어떻게 이 시국을 헤쳐나가야할지. 문득 AB경제연구소의 임원 한 명을 떠올리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