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생활 이야기#5 주치의 제도

프랑스에는 주치의 제도가 있다.

사실 주치의라고 해도 일반의 (한국이 경우에 비유하자면 가정 의학과나 내과의 정도?)를 말하며 이 일반의를 거쳐 전문의를 방문하도록 하고 있는데 의료보험과 관련한 사회적 비용이 급증하면서 환자가 작의적으로 아무 의사나 여기저기 방문하여 의료 서비스와 사회 보장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00년대 말 경 도입된 제도라고 한다.

주치의, 즉 환자가 미리 지정하여 신고한 일반의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문의를 만날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의료보험공단에서 환급하는 금액에 제한이 있고 (원래 의료보험 공단에서 환급해 주어야 하는 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돌려준다), 공적의료보험인 의료보험공단에서 이러한 사유로 환급액이 적어질 경우 사적보험(한국으로 따지면 실비보험)에서는 나머지 차액을 환급해 주지 않는다. 따라서 환자는 큰?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 한국의 편한 의료보험제도와 비교적 합리적인? 의료서비스에 익숙한 사람들로서는 급흥분할 일이다.

주치의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문의를 찾아갈 수 있는 예외가 존재하는데 이것은 정신과, 산부인과 그리고 안과가 이에 해당한다. 치과는 원래 별도라 주치의를 거쳐갈 필요 없이 바로 예약하면 된다.

나머지 경우는 우선 일반의를 거쳐야 하고, 자기가 주로 찾아가는 일반의를 또 의료보험 공단에 등록해야 하는데 이것을 Médecin Traitant이라고 하며, 자기가 선호하는 일반의를 지정된 서류에 신고해야 주치의로 공단에 등록된다. 이 때 신고서류에 해당 의사의 사인과 의사등록번호 등을 함께 기재해야 한다. 물론 사인은 의사가 직접 자필로 하도록 되어 있다 (아래 처럼..내가 주치의로 지정했던 의사분은 친절하게도 주치의 서류가 필요할 거라면서, 프랑스 의료보험 제도에 익숙하지 않던 나에게 손수 자기가 가지고 있던 서류를 준비해 주셨었다). 일반의를 방문해 보고 주치의로 등록하고 싶으면 의사 표시를 하고 사인을 받고 이 양식을 Assurance Maladie (프랑스 의료 보험 공단)에 편지로 보내야 한다. 물론 직접 방문해서 전달해도 되지만 보통은 우편으로 보낸다. 정말 행정처리의 달인으로 진정 거듭나야 하는 프랑스에서의 하루하루..그러나 지치면 안된다. 단지 처리해야 할 일들의 하나로 간주하고 차근차근 하나씩 해결하다 보면 평온한 날들이 드디어 찾아오게 되므로...Bon cour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