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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Nov 27. 2022

폴란드 vs 사우디 2-0

2022 월드컵 조별 예선 C조 2차전 - 이변은 미완성

레반도프스키의 월드컵 데뷔골.

(후반 37분)


지엘렌스키의 선제골도 레반도프스키의 도움에서 나왔다. (전반 39분)


아르헨티나를 극적으로 꺾으며 메시를 막았던, 이번 월드컵 이변의 주인공이었던 사우디도,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 급의 레반도프스키를 막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부동의 공격수에서 지금은 바르셀로나의 공격수.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골을 넣지 못한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인 웨일스의 라이언 긱스처럼 월드컵에 본선에 나가본 적도 없는 것이 아닌데 꽤나 의외였다.


폴란드의 유럽 지역 예선 탈락, 본선에 나가서도 약한 전력 탓도 있었겠지만, 이번에도 감각적으로 찬 공이 골대를 맞히는 걸 보고 불운도 있었지 않았나 싶다.


지난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첫 골을 넣으려고 PK를 차는 레반도프스키를 멕시코의 선방 요정 오초아 골키퍼가 막아버렸다. 정말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넣어야 하는 사람과 막아야 하는 사람의 역사와 서사가 만나서, 보통 막기 쉽지 않은 페널티킥을 막아버렸다. 의외성, 인생의 재미다. (결국 1차전 멕시코와 폴란드 무승부)


영원히 잊지 못할 월드컵 첫 골. 사우디 수비수의 실수를 이 대단한 공격수가 놓칠 리가 없었다.


그의 월드컵 골에 대한 한을 푼 눈물도 기억될 것 같다.


(2차전에서 2패로 16강 탈락이 확정된 카타르도, 수비 실책으로 세네갈에게 골을 내주며 무너졌는데, 이 장면과 겹쳐 보였다. 우리 대한민국에게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절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장면이다.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1차전에서 독일에 역전승했고,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만났다. 코스타리카는 1차전에 스페인에게 7-0 대패했으나, 일본과의 2차전에서 일본 수비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골을 기록. 일본에게 패배를 안겼다.


끝까지 수비 집중력. 특히,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 말미로 갈수록. 김민재를 비롯한 우리 대표팀 수비진 믿는다.)




1차전 역전승으로 기세가 오른 사우디는, 경기 흐름상 폴란드에 우위를 보였다. 사우디의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Herbe Renard) 2002 한국 대표팀 감독인 히딩크 감독처럼 영웅이 될 수도 있을 것처럼 보였다.


아르헨티나라는 우승을 노리는 강팀과, 16강 단골손님인 멕시코 그리고 레반도프스키의 폴란드가 속한 조에서 솔직히 사우디의 3 패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조에서 사우디가 2승으로 2 경기만에 16강 진출을 거의 확정 지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인생이 그렇게 만만한가.


사우디가 밀어붙이고, 수만 명의 녹색 사우디 응원단의 거의 일방적인 응원, 연거푸 옐로카드를 받는 폴란드 선수들.


변화된 사우디에 감탄하며 16강 진출이 여기서 이루어지나 하는 기대감이 부풀어 가던 찰나, 전반 39분 폴란드 지엘렌스키의 첫 골이 터졌다.


하지만 1차전 역전승을 했던 사우디는 더 압박을 가했고, 전반 43분 페널티킥을 얻었다.

역전승의 기억이 나며 이번에도 혹시...


하지만 폴란드의 골키퍼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자연스레 생각했을 것이다.


슈체스니.

(Wojciech Szczesny)


폴란드에는 레반도프스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 대한민국에도 공격에 손흥민이 있고, 수비에 김민재가 있듯이. 폴란드에는 슈체스니가 있다.


유벤투스 소속인 세계 최정상급 수준의 골키퍼.

2002 월드컵 당시 폴란드의 두덱도 대단한 골키퍼였는데, 이 친구도 그에 비견될 정도의 골키퍼이다.


결국, 사우디의 PK가 막히고, 흘러나온 공마저 슛이 골대를 벗어나는 걸 보고, 사우디가 오늘은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우위를 가진 폴란드를 상대로 이런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르헨티나를 이겼을 때는 제한된 기회를 잘 잡았던 것이고, 이변이라는 것은 확률이 낮아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즉, 두게임 연속 일어나기는 힘들다.


사우디 감독의 열정적인 지휘와 선수들의 집념이 보였으나, 수비 실책으로 레반도프스키의 추가골까지 얻어맞으며 결국 패배의 울분을 삼켰다.


3차전 마지막 경기에서, 폴란드는 1승 1무의 유리한 성적으로, 아르헨티나를 만난다. 두 축구 거물 레반도프스키와 메시의 서사가 부딪히는 경기.


메시도 멕시코와 2차전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골 넣고 그렇게 좋아하는 메시 오랜만이었다.)


다음 경기 상상만 해도 기대가 된다.


사우디도 1승 1패로, 멕시코를 꺾으면 16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이룰 수도 있다.

다만, 월드컵 16강 팀이라는 별명이 있지만 이번 대회 잘 안 풀리고 있는 멕시코와 어떤 경기를 펼칠지 혼전 양상인 C조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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