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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Mar 17. 2023

...

말이 없이 살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흐린 날엔 더욱 그렇지요.

그런 날은 마음 속이 마치 먹구름 낀 하늘과 같습니다.


요즈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런 저런 일들을 해나가다 보니, 어려움이 있어서 지치기도 하네요.


여러 일들을 하다 보면, 일은 하면 되지만,

맞지 않는 사람,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많은 이들이 말하지요.


일이 힘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힘든 거라고.


어떨 땐 그런 분들을 보면,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건데 라는 생각마저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분들도 자신의 삶이 있고, 사정이 있겠지요. 나이를 먹다 보니,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고,

어쩔 수 없으면, 그냥 저 분은 저런 분.

당연히 저렇게 하실 거니, 그에 맞춰 갑니다.

어떨 땐 잘 어르고 달래서 안고 가야 하니까요.


이런 삶이 당연하면서도, 한편으론 서글프기까지 합니다.


어찌보면 한 편의 수묵화같은 하늘입니다. 자연이라는 화가가 그린.


그래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힘 합쳐서 맘껏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건,

그래서 축복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어려움과 불만족이,

그렇게 좋은 사람들과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기 위한, 삶의 과정일지도 모르지요.


좋은 사람과 함께 하면,

지치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가도,

내 빈 자리를 채워주고, 함께하며 배우며, 이루어 냈을 때의 보람으로, 어려운 일도 이루어 냅니다.


하기 싫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

귀찮아서 자꾸 자기 할 일을 남에게 미루려는 사람,

그러면서 실속은 본인이 다 챙기려는 사람과 함께 하면, 그야말로 고역이죠.


그러면서, 법카로 회식하는 건 좋아해서, 신나게 자신이 모든 것을 한 것인 양 자랑하는 걸 보면, 먹던 음식이 체할 것 같습니다.


그런 자리에 의무적으로 앉아 있어야 하면, 그날 저녁엔 꼭 소화제나 속 쓰림 약을 먹게 되는 이유입니다.



다행히,

좋은 사람들도 곁에 있어 서로 배우고, 보완하고, 성취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


아침 하늘을 반갑게 마주합니다.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싫은 사람과,

그것도 타이트한 시간 내에 쫓기며 해야 한다면,

그것만큼 고역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의외로 현실엔 함께 해서 좋은 경우보다,

반대의 경우가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직장 갑질이니, 직장 내 괴롭힘이니,

금지하는 법까지 있는 건, 그만큼 그런 일이 많아서 법으로까지 규제해야 한다는,

서글픈 현실의 반증입니다.


B 사이트와 같이, 회사 생활을 하며, 목격하는 이상한 일, 뒷담화들이 차고 넘치는 것도,

동료를 내가 선택할 수 없고, bad luck 이라는 이름의 잘못된 만남이 많아서일 겁니다.


나부터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어,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할 것 제대로 해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좋은 사람까지는 못 되더라도, 최소한 불편하고 싫은 사람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봄이 와도,

아직 쌀쌀한 날씨처럼,

좋은 일이 많이 있고, 여러 기회들을 잘 만들어가고 있는데도,

답답한 현실을 마주할 때면 기분이 푹 꺼지곤 합니다.


브런치에서도 많은 작가님들이 힘든 삶을 기록하는 것을 자주 보곤 합니다.


저는 되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주의이고,

부정적인 표현은 말이나 글이든 최대한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 어디든 가능한 긍정적인 글을 남기려 애쓰는 편입니다.


하지만, 우울함이나 지치고 화나는 것도,

당연히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상황에서 마주하며 있을 수 있는 것이 인생사지요. 스스로에게 실망할 때도 물론 있어,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고 더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렇게 친한 친구와 힘든 현실에 대해 속 마음까지 털어놓듯,

작가님들이 자신의 마음을 기록하며 마음을 풀고,

서로 공감하며 살아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따스한 봄이 오는 것을,

겨울은 시샘하고 잡으려 하겠지요.


하지만, 이미 계절은 바뀌어, 추위마저도 한겨울이 아닌, 꽃샘추위일 뿐입니다.


제 인생의 활짝 핀, 봄날을 위해,

힘들 땐 잠시 쉬어가고,

좋은 사람들과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오늘도 나아가 보고자 합니다.


이 봄날,

따뜻함과 여유로움이 있는 삶이셨으면 합니다.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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