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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Nov 26. 2023

하나의 중국, 세 개의 전쟁


중국은 양안 문제로 분쟁을 겪고 있습니다.

두 개의 중국’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지요.


미국은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지도 얼마 안되는 것 같은데, (2021년 8월 경) 테러리스트를 응징하고, 동맹을 보호하며,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세계의 경찰 국가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바이든과 시진핑의 정상 회담이 있었지요.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와중, 반도체 굴기와 Chip 4로 상징되는 경제 전쟁 뿐만 아니라,

미국 백악관과 중국 외무부 등 정부 관계자들의 날 선 언사와 함께 군사적 긴장감마저 올라가는 시점이었습니다.


미국 안보의 핵심 brain 역할을 하고 있는 Jake Sullivan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76년생)의 말처럼,

Catastrophe는 (참사)는 피하자는 의중과 함께하며, 베트남에서 만난 지 1년 만에 이루어진 정상회담이었습니다.


정상회담 이전부터 양국 경제 수장 등이 서로 만나며, 의미 있는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도록 분위기가 조성되었지요.

4시간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핫라인을 재개하는 등의 합의도 있었지만,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이 주였습니다.

구밀복검이라는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 말씀으로 현 상황을 잘 짚어주셨지요.


중국이 가장 강조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하나의 중국'이었지요.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반드시 통일될 것' 이라는 강한 wording으로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입장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고 미국은 현상 유지를 믿는다면서 중국이 대만의 선거 절차를 존중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중국과 전쟁을 불사하지 않는 한, '하나의 중국'에 명시적인 반대를 할 수 없었겠지요. 친선을 도모하고자 하는 자리에서 말이지요. 중국이 우리나라가 대만에 대한 언급을 했을 때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우리나라의 대북 강경 발언이 나오다가 사라진 것도 미국 측의 tone down 요청이 있었던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패권 경쟁에서 대만은 사실, 일본보다 더 앞선 미국의 파트너였습니다. (적의 적은 친구지요.)

파운드리의 강자 TSMC가 chip 4의 핵심 포석인 것을 보면, 외교적, 지리적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여러모로 미국은 중국 통일을 달갑게 받아들일 리가 없는 상황이지요.


TSMC는 일본 규슈의 구마모토에 짓고 있는 TSMC 1 공장에선 12~18 나노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할 예정이고, 2 공장을 구마모토에 내년 여름 착공해서 2027년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합니다. 6~12 나노 시스템 반도체 생산을 예상하고 있다고 하지요. 총 투자액은 약 2조 엔 (약 18조 원)에 이르고, 일본 경제산업성이 최대 9천억 엔 가량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1 공장은 사업비 1.1조 엔 중 4760억 엔을 일본 정부가 보조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TMSC 3 공장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는데요. 3~12 나노 최신 반도체 제조 라인이 생기게 되는 것이고 이는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지정학적 위험 분산 목적도 있다는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대만 - 일본 - 미국 - 한국으로 이어지는 동맹이 보이는 것이지요. 지정학적 위험을 피해 동맹국에 공장을 짓고, 동맹국은 땅과 재원 등 정부 지원을 해주는.


반대로, 중국의 입장에선 단순히 국공합작과 같은 동족의 통일 뿐만 아니라 TSMC도 모두 자신의 품에 안아 반도체 굴기를 이루고 싶은 실리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보면, 이산 가족 상봉 뿐만 아니라, 북한의 자원과 대륙 연결 철도 건설을 통한 물류 혁명 등의 가치와 비슷하겠지요.


그래서, 시진핑이 그의 재임 기간 중 대만을 칠 것이라는 예상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시진핑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에 관한 책과 기사 그리고 중국인과 중국 주재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의 꿈은 중국의 영도자를 넘어 세계의 영도자가 되는 것이라는 말이 과장되게 들리지 않습니다.


독재를 오래 하고 더 오래 10년, 20년 이상 하기 위해 자신의 정치 권력을 더 공고히 하고 있으며, 세계 2위로 도약한, 어마어마한 땅과 14억 인구를 가진 나라.

더욱이, 전 세계 경제의 1/3을 좌지우지 한다는 화교의 존재를 생각해 보고, 제가 가본 세계 각지 (특히, 런던)에서 중심지역에 그들이 차이나 타운을 건설해 놓은 것을 보면 시주석은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마치 시 주석의 절친, 러시아의 푸틴이 옛 소련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서방의 나토로 편입되려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저렇게 괴롭히고 있는 것을 보면, 침략의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고 봅니다.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해상 합동 훈련을 하는 것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가요?


현재 앞서 말씀 드린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지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화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도 쉽지 않아 졌지요.

유대인들이 선거자금을 통해 선거를 좌지우지 하기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중동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도 막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돈, 자원, 군수 물자가 두 개의 전쟁을 모두 수행하고도 남는다면 이런 주장이 나오지 않겠지요.

하지만, 미국 정부는 shut down을 우려하기도 할 정도이고, 우리는 실제로 미국 정부가 shut down 되어 공무원들 월급도 못 주고 밀리고 쉬게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만약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자신의 정치적 입장 등의 이유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장기화되고 확전 된다면, 우크라이나는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전철을 밟을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들 정도입니다.


등소평이 말했다는 도광양회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때를 기다린다) 라는 말을 시주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둠을 박차고 나가야 할 시점은 언제일까요?


당연히 상대가 가장 약하고, 전력이 분산된 시점일 것입니다. 아무리 세계 최강국이라 하더라도, 전력이 분산되어 있으면 한 쪽에서 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이 말로는 중국에게 경거망동하지 말라, 우리는 전 세계에서 작전을 동시에 펼치고 이길 수 있는 세계 최고의 패권 국가라고 하지만, 그동안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의 예를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미국도 이 시점에 중국과 테이블에 앉을 수 밖에 없고, 양보할 것이 있는지 찾아볼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마저 해봅니다. 더욱이, 미국의 네오콘이 중국을 21세기 나치로 간주하고 한번 붙어서 눌러줘야 한다는 인식을 가진 걸 시진핑이 모를 리 없습니다. 한국인인 저도 들었는데 말입니다. 나를 공격할 의도가 있는 강한 자를, 그가 약할 때 미리 때려 눕혀야 한다는 생각.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위에서 말씀 드린 Jake Sullivan이 Kurt Campbell 인도태평양조정관과 함께 미국 Foreign Affairs에 공동 기고한, Competition without Catastrophe 라는 기고문에는 놀라운 대목이 있었습니다. 미국 안보의 brain인 그들이 꼽은 가장 위태로울 수 있는 지역이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그리고 한반도였습니다. 다른 3곳은 우리나라와 가깝긴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처럼 우리나라 땅은 아니기에 그런가 보다 할 수 있지만, 한반도를 꼽은 것은 충격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러한 분석을 처음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기사나 기고문 등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기 전에, 북한을 활용해 우리 대한민국을 공격하던지 최소한 극도의 긴장감을 조성해서 주한미군이 대만 작전에 참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라는 시나리오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3개의 전쟁이 아니라 4개의 전쟁이 되겠군요.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대만, 한반도까지 말이지요. 상상하기 싫은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중국 입장에선 이보다 좋은 시나리오가 없겠지요. 적의 분산을 꾀하고, 적이 제대로 대응하려면, 집중을 위해, 어느 한 곳 아니면 두 곳을 버려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런 시나리오의 발생 가능성은 아직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중국이 과연 분산된 미국이라도 확실하게 꺾을 수 있느냐에서 시작합니다. 대만을 차지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전면전이 나서 미국의 힘이 집중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근대사에서 서방에 밟혀본 적이 있는 중국은 자존심만 세우고 잘못 달려 들었다가 본전도 못 챙기고 굴욕적인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김정은도 객관적인 군사력이 우리 대한민국이 더 강한데, 무리하게 전쟁을 벌였다가 지기라도 하면 지금 누리고 있는 독재자의 삶이 날아갈 텐데, 그것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경거망동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 핵 개발 및 보유를 하는 것도 말은 길지만, 결국 독재 정권 유지가 목적 아니겠습니까.


평화는 결국 힘 있는 자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많이 보아왔습니다. 결국 짓밟히고 전쟁터가 되는 곳은 약소국이고, 전쟁터로 내몰리는 건 약자들이지요.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저렇게 버젓이, 오랫동안 하고 있을까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전쟁통 생지옥에서 고생하고 죽고 있는데, 이스라엘 인질을 잡은 하마스 지도부는 카타르의 고급 호텔에 있다고 합니다.


이 땅에서 Catastrophe (참사)가 발생하면, TV 속 죽고 절규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겠지요. 북한의 장사정 포 등의 공격이 이루어지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우리나라 인구의 반 중 상당 수가 개전 초기에 죽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사람처럼 남쪽으로 피란을 가야 할 것입니다. 극심한 혼란과 고통이 따르겠지요.


아무리 국력과 국방력이 북한보다 앞서고, 제공권을 장악해서 승리한다고 해도 어마어마한 피해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1950년 6. 25 때 수십만이 죽고, 다친 사람들까지 하면 수백만이 넘는데, 군사 무기가 발달한 현재에는 훨씬 더 큰 피해가 있을 걸로 예상됩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략이 뜻대로 빨리 끝내지 못하고 국내 여론이 악화되고 입지가 약화되었을 때 핵을 언급했지요. 북한의 김정은과 강경파들이 막판에 핵을 사용할 우려도 있습니다. 이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의 위력을 보았기에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핵무기 실험이라고 볼 수 있는 그때보다 지금의 파괴력은 당연히 훨씬 더 클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의 공습과 포탄 공격을 받은 건물 잔해도 공포스럽지만, 아예 지워질 정도가 되는 것은 끔찍한 상황일 것이겠지요.


무력 도발과 전면전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세계는 평화 속에서 총칼 없는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미래 사회에 필수적인 반도체 전쟁 뿐만 아니라, 알리바바가 가성비 제품으로 우리 대한민국 시장을 파고 들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이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앞서 말씀 드린 네오콘이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을 쳐서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받아야 해결이 될 정도라고 언급했다는 말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중국이 그런 위험을 저감 시키기 위해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인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습니다.


2023년이 저물고, 2024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새해 가장 중요한 event를 꼽자면, 국내적으로는 대한민국 총선, 국제적으로는 미국 대선이라고 봅니다.


국내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그저 안보 위기를 정권 유지에 활용하거나 평화라는 허울 속에 퍼주기를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국방력을 기르고, 그 국방력으로 전쟁 억지력을 보유하고, 세계 수위의 경제력, 과학 기술력으로 필요하면 인도적 지원은 해주되, 평화 통일까지 할 수 있을 정도의, 부국강병의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미국 대선에서 현재 트럼프가 바이든에 비해 우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바이든은 상원 외교위원장 출신 답게 민주주의 진영의 동맹을 통한 패권 유지를 생각하지만, 트럼프는 실리적으로 방위비 분담이 자신이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는다면, 주한 미군도 철수 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고 봅니다.


주한 미군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지만, 강력한 전쟁 억지력을 가진 그들의 철수는 분명 크게 우려할만 합니다. 하지만, 2025년엔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트럼프라면 더 큰 금액을 요구할 경우도 우리는 대비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황에 따라 여러 협상 방안과 대안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우리의 국방력과 경제력이 강하다면 선택 option이 넓어지고, 상대가 강하게 나온다고 해서 약해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개의 전쟁이라는 상상이 헛된 기우이기를 바라고, 어떠한 상황이라도 강하면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긴 글을 마칩니다.


오늘도 제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 장소인 미국 파이롤리 에스테이트(Filoli Estate) 이렇게 세상이 평화로웠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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