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기꾼 1-4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참고로, 이 글은 앞의 글에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상상 속 100 프로 허구의 소설입니다. 특히, 글에 묘사된 나쁜 집주인, 건축주, 부동산 중개업자 등은 지금 처벌받고 있고 비난 받는 소수가 문제이고, 다수 분들은 사기 치지 않고 나쁜 짓 안 하고 잘 하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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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인 A : B 야, 오늘 한 건 했으니까 간만에 소고기나 때리러 가자.
부동산 중개 보조원 B : 예? 예. 근데, 그거 비싸지 않나요? 전 삼겹살도 좋은데.
A : 돈 벌어서 뭐 하냐? 관에 싸서 들고 갈 것도 아니고. 오늘은 모처럼 한번 달리자고. 극성스런 사람들 치닥거리 하는 것도 힘들다.
B : 예에~
빈 속에 소맥부터 시원하게 말아 돌리니 속이 확 풀렸다.
캬아~
소고기는 야들야들했다.
역시 1.5만 원짜리 삼겹살보다, 3.5만 원짜리 소고기지.
그럼. 오늘 실컷 먹자. 히힛
한잔 들어가고, 맛있는 음식이 들어가니 기분이 좋아졌다.
A : 맛있지?
B : 예, 맛있어요.
A : 평생 이런 거 먹고 살아야지. 매끼 김밥 천국이면 되겠냐?
B : (김밥천국 돈까스도 맛있는데... 그래도 소고기가 맛있지.)
그럼요.
A : 오늘 맘껏 먹어라. 형이 쏜다. 크하하하
B : 헤헤 고맙습니다.
이 까칠한 인간이 오늘따라 왜 이러나 싶었지만, 역시 소고기는 남이 사준 소고기가 맛있고, 남이 구워 준 소고기가 맛있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 ㅋ 일단 때려 넣자!
A : 야, 오늘 기분 좋다. 노래방 갈래?
B : 노, 노래방이요?
저 노래 잘 못 하는데.
A : 미친 놈아, 노래방에 진짜 노래 부르러 가냐?
그냥 따라 와.
B : (노래방에 노래 부르러 가지. 뭐 하자는 거야. 아저씨들끼리. 친구도 아니고 말야.
그냥 호프집 가서 노가리에 쌩맥이나 때리면서 입가심 하고 집에 일찍 가지.
내 사랑 아이돌 뮤비하고 넷플 보고 싶은데 쩝)
A : 사장님, 안녕하세요.
노래방 주인 : 오, 오랜만이네. 장사 잘 되지?
A : 뭘요. 다들 힘들죠. 가게는 잘 되세요?
주인 : 우리도 뭐, 불경기에 힘들지. 두 명이야? 아가씨 불러줄까?
A : 예, 예쁘고 잘 노는 친구들로 부탁 드려요.
주인 : 그래, 7번 방으로 가.
A : 예, 맥주는 먼저 좀 넣어주세요.
주인 : 알았어, 마른 오징어는 서비스야 ㅎㅎ
A : 고맙습니다 ㅎㅎ
B : (도. 도우미? 그. 그런 건가?)
A : 오늘 시원하게 놀자. 형이 오늘 쏠께. 아가씨들 오면 니가 먼저 초이스 (선택) 해.
B : 예, 예
잠시 후 도우미들이 왔고 자리를 함께 했다.
도우미 : 오빠 몇 살이야?
무슨 일 해?
B는 신세계를 맛 보는 듯 했다.
소고기 실컷 먹어서 힘도 넘치고,
평상시엔 자신을 거들떠도 안 보는 여자가 옆에 앉아서 술을 따라주고 안주를 먹여주고.
자신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 추는 걸 보고 있으니, 갑자기 방구석에서 여자 아이돌 뮤직 비디오 같은 걸 보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A는 이런 곳에 자주 와 본 양 자신의 파트너와 껴안고 난리가 아니었다.
A : 뭐 해? 놀아. 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놀라고.
B : 헤헤, 네.
시간이 끝나가는 게 너무 아쉬웠다.
도우미 : 오빠 연장 안 할 거지?
연장할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결국 돈이었다.
그녀들이 가고 난 후 A와 둘만 남아 있으니 갑자기 공허해졌다.
A : 재밌었냐?
B : 네 ㅎㅎ
A : 니 파트너 죽이더라 ㅋㅋㅋ
B : 헤헤, 엄청 예쁘더라구요. 아이돌 XX 닮았어요.
A : 어, 그러네. 맞아 맞아. 역시 돈이 최고야. ㅎㅎ 다음에 또 오자.
B : 예 ㅎㅎㅎ
A : 사장님 저희 갈께요.
주인 : 벌써 갈려고? 더 놀지.
A : 아니예요. 재밌게 놀았어요. ㅎㅎ
얼마예요?
주인 : 잠깐만. 노래방 몇 시간에, 맥주 하고, 아가씨... 32만 원이네. 현금으로 30만 줘.
A : 예, 고맙습니다. 또 올께요.
B : (헉, 30만 원? 내 고시원 한 달 월세보다 훨씬 비싸네. 내 한 달 밥 값이네. 헐헐)
A : 해장국이나 한 그릇 먹고 들어가자. 노래 부르고 춤 췄더니 고새 배 꺼졌네 ㅎㅎ
B : 예에.
A : 오늘 좋았지?
B : 예, 내일부터 더 열심히 일 할께요.
A : 그래.
근데, 너 아직 고시원 사냐?
B는 아버지와 다투고 상경했지만, 서울은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작은 원룸 하나도 보증금 500에, 월세 30에서 50 정도는 기본이었다. 그마저도 싼 편이었다.
‘이런 코딱지만 한 방에서 한 달에 50만 원씩 내고 살아야 한다니.
다시 집으로 내려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술만 마셔대는 아버지와 같이 살기는 죽기보다 싫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 열심히 해서 돈 모아서 더 좋은 방으로 옮겨가고, 집도 사고 그래야지.’
결국 수중에 있는 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고시원이었다. 원룸은 방은 좁아도 화장실 겸 샤워실이 딸려 있었는데, 고시원은 더 좁았고 공동 화장실과 샤워실을 같이 써야 했다. 몇 백 내야 하는 보증금이 없는 상태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A : 좁고 불편하지?
그래도 화장실 하고 샤워실 딸린 원룸에는 살아야 할 건데 말야.
B : 열심히 해서 벌고 모아야죠.
저녁엔 배민 배달도 하고, 밤엔 대리운전도 해볼까 생각 중이예요.
(늘 생각만 하고 있지만)
A : 너 나하고 일한 지 얼마나 되었지?
B : 2년 정도 된 거 같은데요.
A : 벌써 그렇게 되었냐?
시간 참 빠르다. 거래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많이 못 챙겨줘서 미안하고.
B : 아니예요. 형 밑에서 많이 배웠어요.
(돈이 안 되긴 했지. 2년 일해서 모은 돈으로 이제 겨우 고시원 탈출해서 원룸 갈 정도니.)
A : 그래.
너, 형이 챙겨줄 테니까 사업 같이 한번 해볼래?
B : 사, 사업이요?
A : 어, 별거 아니야.
요 앞에 신축 빌라 지은 거 있잖아.
B : 네
A : 거기 건축주 사장님한테서 집을 사서 돌릴 건데 니 이름으로만 하면 돼. 니 돈 들 건 없고, 나머진 형이 다 알아서 할께. 사장님한테 수수료 받아서 너도 좀 챙겨줄 거고.
B : (집을 사는데, 돈이 안 들어? 뭔 소리야.)
저 돈 없는데요.
A : 아니, 너 돈 안 든다니까. 명의만 빌려주는 거야. 형이 취득세 같은 것도 다 낼 거고, 넌 사인만 하면 돼.
무슨 소리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궁한데 돈 안 들고, 되려 돈을 번다니까 좋게 들렸다.
뭔가 찝찝한 건 있었다. 자기가 돈을 다 내고 집 사면서 자기가 계약하지 왜 내가 계약하게 하지.
그래도 뭐 무슨 일 있겠어.
하는 생각과
형 성격상 거절하면 갑자기 화낼 것 같아서,
그냥 그러겠다고 했다.
며칠 후 A가 빌라 매매 계약서를 내밀었다.
A : 히야, 넌 좋겠다. 나이도 얼마 안 되었는데 서울에 집 가진 주인 되었네. 성공했다, 야 ㅎㅎㅎ
B : ㅎㅎ 네
A : 여기다 도장 찍으면 돼. 알지?
B : 네에.
이미 건축주 사장님 도장은 찍혀 있었고, 서류들도 이미 다 챙겨져 있었다.
도장을 찍고 물었다.
B :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되는 거예요.
A : 다 됐어.
B : 예? 이게 끝이예요?
A : 그래, 이따 너 통장으로 수수료 들어갈 거야. 법무사 통해서 취득세 내고 등기 넘기는 건 내가 알아서 할 거고.
B : 와, 감사해요. 뭐가 이렇게 쉬워요.
A : ㅎㅎ 원래 똑똑한 사람들하고 부자들은 돈 쉽게 쉽게 벌어. 못 사는 사람들이나 악다구니 쓰면서 힘들게 푼돈 버는 거지.
B : 네에 ㅎㅎ
이번에도 역시 무슨 말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돈 들 일 없고, 당장 수수료라고 몇십만 원이 들어오니 좋았다.
며칠 후 소유권 이전이 완료된 등기부 등본에 자신의 이름이 쓰여 있는 걸 보니, 기분이 묘했다. 명의만 빌려 준거라 내 집은 아닌데, 왠지 빌라지만 서울에 내 집이 생긴 것 같아 마치 부자가 된 것 같았다.
통장에 공돈도 생기니, 지난 번 노래방에서 본 아이돌 닮은 그 친구가 생각났다.
‘오늘 저녁에 또 가볼까? 헤’
(아래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701
아래가 본 소설 1화입니다.
제 글 읽어 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