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싼 사과 값 해야지
지난 태국과의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도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불구, 역습을 허용하며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아직 조 1위라고 하지만 불안하다.
역대 최강 전력이라고 하는데 왜 이럴까? 뭐가 문제일까?
손흥민의 손가락 붕대처럼 현재 진행형인 지난 아시안 컵으로 가보자.
4강전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EPL 득점왕을 비롯 유수의 유럽 팀에서 뛰는 선수가 많은 우리 대표팀은 한 수 아래 팀과 예선전에서 2-2로 비겼다. 상대를 이제 알게 되었는데도 유효슈팅도 제대로 날려보지 못하고 0 패 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결과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됐다. 전략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였고, K 리그 육성은 커녕, 미국에서 재택근무 하느라 경기 자체를 거의 보지 않은 불성실도 한 몫 했다. 또한, 요르단에게 지고 낙담한 선수들과 대비되게 웃는 모습은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돈 많고 여유 있고 근심 없는 유명인이 편안한 웃음 짓는 걸 누가 뭐라 하겠는가?
하지만, 감독이라는 책임자가 패배의 안타까움과 책임 그리고 다음 번엔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는 잘 보이지 않아서 문제였으리라. 급기야 4강 정도면 잘한 것 아니냐는 비판 자체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
선수 시절 그를 좋아했던 나도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처음엔 4강이면 만족스럽진 않지만 결국 월드컵에서 잘해야 하니 좀 더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히딩크 감독도 월드컵 이전에 대패하기도 했으니까. 뉴스 등을 통해 들은 축구 전문가들과 전직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비판에 동의하면서도 아쉽다는 생각을 가졌다.
계약 위반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기간을 보장해주지 않고 계약을 임의해지 하는 경우 감독에게 위약금을 물어줘야 한다. 그의 연봉이 220만 달러 (한화 약 29억 원) 이어서, 잔여 기간 연봉을 기준으로 약 80억 원이 넘는다고 했다. 도의상 이걸 포기하고 자진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했지만, 중간 경질의 이유를 납득하지 못했던 당사자는 이 큰 돈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하니 예상된 일이었다.
독단적으로 무리하게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추진했다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이번 아시안 컵 졸전과 클린스만 감독 경질과 관련하여 실질적으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은 것 같다. 어제 월드컵 지역 예선 태국 전에 6만여 명의 관중들이 몰렸고, ‘정몽규는 물러나라’는 구호가 빗발쳤던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가 재벌, 레전드 선수 출신의 유명 감독의 신화가 이번에도 깨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비판 받았던 이유가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선수단 관리 실패다. 바로 이강인 하극상 사태.
이미 많이 알려지고 난리가 난 것처럼, 패배한 4강 요르단 전을 앞둔 저녁식사 자리에서 팀을 하나로 모으려고 했던 주장 손흥민과 고참선수들의 생각과 달리, 이강인 등 젊은 선수들이 식사를 하고 탁구를 쳤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갈등이 불거졌고 몸싸움이 일어났으며 손흥민 선수의 손가락 부상이라는 흔적까지 남아 있었다. 팀 경기인 축구에서 team work이 박살 난 상태에서, 중동 홈팀이라 볼 수 있는 요르단이 우리를 잘 분석하고 대비해서 결국 참혹한 패배가 일어난 것 같다.
우리 대표팀은 아시안 컵을 겪으며 열심히 싸우고 좀비 축구를 해왔으며, 연장전, 승부차기를 계속하며 체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팀을 하나로 묶어 ‘우승’ 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던 애초의 저녁식사 목적과 달리, 팀이 더 개판이 되어 버리며 졸전 끝에 4강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이런 선수단의 갈등을 조정해주어야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인데,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단에 너무 자율을 부여했다. 다 큰 어른들에게 자율까진 좋았는데 방임이 되어 버렸고, 문제가 있으면 관리를 할 책임이 있었는데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또한, 고참 선수들이 이강인 선발 출전을 반대하는 의견을 피력했음에도 무시하고 그를 선발 출전시켰다. 당시엔 내막을 잘 몰라서 말하기 조심스러웠지만, 전말이 거의 드러난 상태에서 뒤돌아 보니 안타까운 대목이다. 요르단 전 패배 후 손흥민이 인터뷰를 하며 대표팀 은퇴 비슷한 말을 꺼낸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리더쉽이 빛을 발하려면 followship이 받쳐줘야 하는데, 받치기는 커녕 개겨버렸으니 팀이 하나로 모이기는 커녕, 개판이 되어 버려 할 맛이 안 났을 거다. 10살 차이 나는 동생과 드잡이를 하고 주먹질을 주고 받았다면 더 자괴감이 들었겠지.
이후 이강인에 대한 비판이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손흥민 등이 꼰대짓 했다는 일부 비판도 있었지만 그건 주로 이강인 팬들을 중심으로 나온 이야기였다. 다툼이 있으면 양쪽 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니 싸움이 된다고 하지만, 확실히 중요한 자리에서 주장 선배의 말을 듣지 않고 욱해서 몸싸움까지 벌인 이강인의 잘못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여론의 향배는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운동 선수의 광고에서 드러나는데, 손흥민의 면도기와 커피 광고는 계속 나오고, M 커피집 앞에는 그의 사진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그에 반해, 이강인은 KT와 치킨 회사로부터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 TV 광고는 더 이상 전파를 타지 않았으며 KT 대리점 앞 그의 사진은 철거되었다.
사과의 이유로 광고 계약에 들어가는 위약금 조항이 거론된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기업과 제품의 brand 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계약금액의 5배 많게는 10배를 물어내야 한다. 10억만 받았어도, 50억에서 100억을 토해내야 한다. 연봉이 아무리 높아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좋은 이미지로 앞으로 벌어들일 광고 수익까지 생각하면 아찔했을 것이다.
더욱이, 다툼 와중에, “내가 국가대표 안 하면 된다”는 식의 말까지 했다는 이강인에 대해, 아무리 잘해도 team work를 해치는 그를 국대로 선발하면 안 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래서 아무리 화나고 싸워도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꼭 후회하게 된다.
그렇게 이강인에 대한 비판은 이미 많이 나왔고, 손흥민을 찾아가 사과도 했으며 이번 태국 전을 앞두고도 기자들 앞에서 정식 사과를 했다. 임시 감독을 맡은 황선홍 감독도 그를 국대 명단에 올리며, 축구 선수의 갈등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그라운드에서 같이 땀 흘리고 소통하며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멤버이자, 대한민국 국가 대표 역대 통산 득점 2위 레전드 선수이자 (1위는 차범근, 3위는 손흥민), 감독으로서도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그의 판단다웠다.
나 또한 그의 판단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극상을 일으켰지만 이강인은 보통 수준의 실력을 가진 선수가 아니었고 손흥민 다음 세대를 책임질 대한민국 축구의 next 인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래서, 이 젊은 야생마 같은 선수를 꾸짖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를 이해하고 보듬어 함께 가야 할 노력을 해보아야 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많이 알려졌지만, 축구 선수의 다툼은 사실 많이 있는 일이라고 한다. 손흥민과 김민재도 갈등이 있었다.
회사에서도 마음이 안 맞거나, 의견이 다르거나, 일하는 방식이 달라서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인간관계는 오묘해서 그냥 맘에 안 드는 경우도 있다. 선배 입장에서 후배는 싸가지 없는 놈. 후배 입장에선 꼰대 라고 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엄청난 경쟁과 승패가 명확히 나뉘며 소수의 승자는 큰 돈과 명예를 거머쥐지만, 다수 패자는 생계를 꾸리기도 어려워지기도 하는 스포츠의 세계에서 갈등은 있을 수 밖에 없다.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리는 데 병풍 되려고 왔냐? 들러리하러 왔어?"
그런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젊은 혈기에, 운동까지 해서 힘은 넘치고, 상대를 누르고 올라가야 하는 기본 룰에 익숙해서 국대까지 하고, 성공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은 승부욕이 강하다. 지고는 못 산다. 축구처럼 서로 몸을 부딪히며 하는 경기에선 그런 성향이 더 두드러진다. 태극전사라는 표현에서 보듯이 선수는 전사 warrior에 빗대기도 한다. 그래서, 체육계에선 규율을 잡기 위해 많이 때렸다. 말로 해선 안 듣는다며. 기합도 주고 얼차려도 줬다.
나도 눈으로 목도하기도 했고, 한 다른 스포츠의 국가 대표 주전 선수가 이런 말을 한 적도 있다.
“다 큰 어른들이 알아서 잘 해야지요. 예전처럼 때리고 기합줄 수도 없고.”
원래는 대화로 풀고, 필요하면 규정에 따라 처벌도 받고 그래야 하는데, 이런 폭력은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많이 사용되어 왔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글쎄, 뉴스를 보고 드러나지 않는 일들까지 고려해 보면 아직도 남아 있을 거라 본다.
물론, 대화와 이해 그리고 규율에 따라 함께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폭력성은 경계되고 사라져야 한다. 문제는 그런 폭력으로 잠재웠던 갈등을 풀어나갈 대화와 skill이 부족하고, 관리 방안도 부재하다는 거다. 거기다 자율성은 높아지고 경험의 차이에서 오는 세대 차이 등이 결합하면 이렇게 사태라고 할 정도로 잘못 터진다.
마지막 보루가 감독과 코치진의 역할이었는데, 그걸 제대로 해내지 못했기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이 욕 먹고 경질되었으며, 다른 코치진, 특히, 외국인 감독을 보좌해야 하며, 현재 선수들의 선배인 코치들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까지 있다고 본다.
자, 그렇다면 이강인은 어떨까?
그는 손흥민보다 어린 것도 있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보면 안타깝게도 가진 실력에 비해 인성 교육을 잘 받지 못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손흥민은 축구 선수 출신 아버지의 엄한 훈육을 받으며, 잘 나갈 때도 world class 아니니까 자만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다. 일예로, 신임 감독 부임 전날 동료들과 술을 마셨는데, 감독님 처음 뵙는 날 술을 퍼마시면 어떡하냐고 정신 똑바로 차리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한다.
냉혹한 승부와 결과 위주의 스포츠계. 1등만 기억하는 세상. 이기기 위한 혹독한 훈련과 실수하지 않기 위한 긴장감과 부담감. 그런 세상에 살다 보니 성공해서 고연봉을 받으면 퍼지는 경우가 많다. 저녁 먹으면서 곱게 반주 정도 간단히 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정도면 좋은데, 폭음과 음주운전 등 이상한 짓. 도박과 마약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스포츠와 연예계는 가쉽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JYP는 자신의 기획사 연습생과 소속 연예인들에게 도덕과 윤리를 그렇게 강조했고, 위반하면 칼같이 처벌하고 내보내기도 했다. 가족처럼 소속 연예인들을 아낀다는 YG family는 약국이라는 오명 속에 버닝썬 사태 이후 양현석의 사퇴 등 큰 내홍을 겪었다.
이강인의 경우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인성 교육은 잘 받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면서 죽어라 훈련하고 치열하게 주전 경쟁을 하며 경기에선 그야말로 전투를 벌여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낯선 외국에서 따뜻한 대우만 받고 살지는 않았을 거다. 외로움도 있고 차별도 있었을 건데, 그걸 이겨내고 지금은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일 뿐만 아니라 파리 생제르망이라는 챔피언스 리그 단골 진출팀인 유럽 축구 top tier 팀에서 뛰고 있다.
현 소속팀에서 그의 position에 전에 있던 사람이 Messi 라는 걸 떠올리면 이강인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현재 전세계 축구 top을 다투는 Mbape와 같이 뛰고 있으니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손흥민의 같은 나이 때 소속팀과 기량과 비교해 보면 더 낫다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손흥민이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강인이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강인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U 20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MVP로 선정되면서부터다. 그러면서 전에 2002 월드컵 멤버인 고 유상철 감독님의 제자이자 슛돌이 멤버였던 것이 주목받기도 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2002 월드컵 4강 진출 이전에는 본선 16강에도 거의 나가지 못하는 수준의 팀이었다. 청소년 축구에서 8강에 올랐던 것을 신화로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2002년 이후에 박지성이 네덜란드 PSV를 거쳐 맨유까지 가는 등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하며 한국 축구가 발전했지만, FIFA 주관 대회에서 4강, 그 이상의 성적을 올리기는 힘들었다. 겨우 16강에 진출하면 대단하다고 했었다. 그러다 U 20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한 것인가. 거기다 이강인은 당시 주축 선수들 중 나이가 어린 축이었다고 한다. 아실 것이다. 고등학생 때 1년 차이가 얼마나 큰지.
더욱이, 그는 대회에서 MVP를 차지했다. 메시도 U 20 당시 MVP였다. 월드컵 MVP 이전에. 즉, 그 나이대에 전 세계에서 공을 가장 잘 차는 단 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이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당시 개별 선수들 순위를 매겼을 때 13위 정도 했던 손흥민도 받아보지 못한 상이다. 그렇다면 어린 나이에, 자질과 훈련 그리고 경쟁을 통해 이런 성과를 이뤄낸 친구는 어떤 생각을 가질까?
“팀 경기로 팀 승리가 중요하고, 우리가 이긴 것이며 내가 조금 더 기여한 것을 운 좋게 인정 받았던 것 같다. 동료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앞으로 함께 열심히 하고 성장해서 승리하고 팬들과 국민들께 기쁨을 주는 선수가 되겠다.”
라는 마음을 가지면 좋았을 거다. 사실 말로는 보통 이렇게 많이 말을 한다.
그런데, 속 마음이 이렇다면 어떨까?
“내가 고생고생해서 외국 나가서 훈련하고 고생해서 경쟁해서 이겨서 이렇게 된 거잖아. 우리 팀이 이긴 것도 결국 내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야. 그냥 그런 애들 내가 받쳐주고 골도 넣고 해서 이렇게 된 거지. 그러니 내가 MVP 받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난 잘했고, 다른 선수들이 부족해서 준우승한 거야. 다들 나 정도만 했으면 우승했을 거라고.”
상상이지만, 써 놓고도 진짜 이렇게 생각했으면 어떨까 걱정이 될 정도다.
한발 더 나가서, 지난 탁구 사태 때,
‘아 18 밥 먹고 stress 푼다고 쉬면서 탁구 좀 친다는데, XX 뭐라고 하네, X도 아닌 것들이’
속으로 이런 생각까지 혹여라도 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정말 반성하고 생각을 크게 고쳐 먹어야 할 것이다.
광고 취소, 이미지 급하락, 국가 대표 탈락 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과했다면 꼭 바뀌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이 아무리 잘해도 공인이자 세금으로 대우를 받는 국가대표가 그런 기본적인 인성도 못 갖춘다는 것을 우리 국민이 이해하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인성 교육 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런 대단한 재능을 가진 독보적인 친구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사고 치지 않게 하며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해줘야 할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스마트 폰인 아이폰을 비롯, 인류의 삶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스티브 잡스도 상당한 괴짜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우수성은 그동안 김연아 등 대단한 운동선수들 뿐만 아니라, 영화, 문화, 예술, 기업 등 다양한 방면에서 많은 사례가 나왔고, 앞으로도 더 그럴 것이라 믿는다. 그런 친구들에게 어린 나이에 너무 무거운 책임만 전가해서, 조금만 잘못해도 모두가 욕을 퍼붓는 것보다, 그런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며 다시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고, 애초에 그런 잘못과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동안 우리는 엄청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 유망주로 잘 나가다 갖가지 사건 사고에 휘말려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는 사례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국가적 손실이라고 본다.
한판 붙고 오해도 풀며,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해진다고 하는데, 현실은 앙금이 남아 있기도 하고,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였다.
아무리 동남아 축구도 많이 올라왔다고 해도, 피파 랭킹이나 우리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사실 예전처럼 이기는 게 당연하고 너무 크게 이겨서 재미 없을 정도가 될까 걱정할 정도가 될 수도 있다. 국민들이 재미없을까 봐 그런 걱정 안 하게 해 주려고 지금 이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건 아니겠지.
선배들이 잘 이끌어주고 후배들 잘 이해하고 보듬어주며, 후배들도 개기지 말고 잘 따라서 신구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의 태풍(?) 헤리 케인이 부카요 사카를 비롯한 신성들과 어떻게 조화되는지를 벤치마킹했으면 한다. 잉글랜드는 축구 종주국임에도 월드컵 8강이 어울리는 팀이었다. 전 세계 최고 프로 축구 리그인 EPL을 가진 나라답지 않았다. 하지만, 헤리 케인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있으면서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유로 2020 준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케인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210골을 넘게 넣었는데, 손흥민과 합작해서 50골 정도를 넣어서 합작골 부문 1위다. 2위가 첼시의 드록신 디디에 드록바와 프랭크 램파드 (리버플의 제라드와 쌍벽을 이뤘던 미드필더) 이고, 4위가 아스날의 전설이자 프랑스
월드컵 우승의 주역 티에리 앙리와 피레스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손케 듀오는 거의 절반씩 골을 나눠가졌는데 Sony가 몇 골 더 넣었다. 즉, 손흥민이 대단하기도 했지만, 케인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 정도의 기록을 쓰고,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타이틀까지 거머쥐기는 어려웠을 거다.
그래서 케인이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간다고 했을 때 무척 아쉬웠다. 김민재와 같이 뛰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김민재가 요즘 벤치에 많이 앉아 있어 안타깝다. 에릭 다이어, 마타이스 더 리흐트 등에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그래도 잘하겠지. 이탈리아 세리에
최고 수비수가 어디 가겠나. 다만, 잘 나가다 지금 주춤하고 있어 움츠러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나, 특히, 운동선수에게 슬럼프나 좋지 않은 시기는 있는 법이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혹여라도 자신의 급이 높아져서 태국 선수들과 같은 친구들을 얕잡아 보고 방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방심은 무엇보다 큰 독약이고, 그들도 국가대표로서 한칼을 갖고 있다. 태국 선수들 중 벨기에 1부 프로리그에 뛰는 선수도 있을 정도이니까.)
아래 영상의 8분 40초부터 보면 왜 헤리 케인을 벤치마킹하라고 하는지 알 수 있다. 독일의 2003년생 신성 무시알라 (Musiala)를 무시(?)하지 않고, 정확하게 볼을 배달해 줬고, 무시알라가 멋지게 골을 작렬했다. 물론, 자신도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이런 배려와 호흡을 보여주고 결정력을 갖춘다면 우리는 8강 이상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
황희찬도 이강인이 너무 미워하지 말고, 이강인도 선배지만 황희찬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하지 말길. 노파심에서 남깁니다.)
다음 주 화요일에 예정된 태국과의 월드컵 지역 예선 2차전부터 부터 함께 골을 합작하며 크게 이기고 함께 좋아하며 team work을 높였으면 한다. 승리만큼 팀을 하나로 묶는 방법은 없으니까.
(아래 영상에서 우리의 이재성이 뛰고 있는 마인츠가 크게 졌지만 최근 본 경기 중 가장 재미 있었습니다. 풀영상 강추)
https://youtu.be/_Ypx7zHy2c8?si=sAgIlnGcmVk6Rkq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