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와 호날두 (C. Ronaldo) 그리고 월드컵
다음 주면 월드컵이다.
전 세계 축제이자 축구 전쟁이라 불리는 이 대회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누가 우승컵을 차지할지 그리고 MVP와 득점왕이 될지 등 많은 관전 포인트가 있어 흥미롭다.
숫자 싸움으로 밀어붙일 수 없게, 딱 양 팀 11명씩 겨루고 최대한 공정한 룰 (요즘은 VAR 판정까지 도입되어 더 그렇다)로 경쟁하다 보니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한국이 우승한다고 우리가 돈 버는 것도 아닌데,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가 대표들이 나라를 대표해서 세계 각국의 대표들과 겨루어 이기고 때론 지고 다시 일어서고 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도박 사이트에 돈을 걸거나, 사람들끼리 돈을 걸고 게임을 하기도 해서 돈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대회 상금뿐만 아니라 지역 예선을 통과한 32개의 강호들이 맞붙을 때 실력을 보여주면 타 구단으로 이적 및 연봉을 올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이 대표적인 예다. 월드컵 전에 일본의 교토 퍼플상가에서 뛰다, 멋진 골로 피구의 포르투갈을 침몰시키며 예선 탈락시키는 등 활약했다. 이를 바탕으로, 네덜란드 PSV에서 적응 및 활약하고,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PSV 시절 챔피언스리그에서 AC 밀란을 상대로 활약하며 골을 넣으며 도약했고, 한일전에서 멋진 골을 넣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번 월드컵에선 우리의 손흥민이 C Ronaldo를 상대로 포르투갈을 다시 한번 격침시키며 16강 본선 토너먼트로 나가길 기대해본다.
방송에서 어떤 분이 우리의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놓고 이렇게 말했다.
“머리로는 본선 진출 확률이 낮은데,
가슴으론 본선 진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고 말씀하셨는데 아주 와닿는 표현이었다.
선수 구성으로 보아도 빅 리그에 활약하는 선수들이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에는 즐비하다. 피파랭킹 순위만 보더라도 우루과이는 14위, 포르투갈은 9위다. 포르투갈은 유로 우승 경험이 있고, 우루과이는 월드컵 8강 팀으로 까지 불리는 팀이니 쉽지 않을 것이다.
가나가 1승 상대라고 하는데 스위스와 평가전을 보니 그렇지도 않아 보였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스위스에게 진 경험이 있고, 우리나라는 피파랭킹 28위다.)
우루과이에는 왕년의 리버풀에서 대 활약하고 바르셀로나 MSN 최강 공격 라인업을 구성했던 악동 수아레즈와 현재 음바페가 차지하고 있는 파리 생제르망 주전 공격수였던 카바니가 있다.
(MSN - 메시 Messi, 수아레즈 L. Suarez, 네이마르 Neymar)
더욱이, 이 노장들의 경험과 실력도 대단하지만, 더 강력한 것은 현재 리버풀의 공격수인 누네즈와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발베르데가 있어, 신구 조화가 대단하다.
포르투갈은 호날두를 필두라고 하는데, 사실 호날두는 나이도 먹고 요즘 맨유에서도 예전만 못한 데다, 포르투갈 국대 선수단 내에서도 뭔가 불협화음이 있는 듯하다.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 장염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했는데 포르투갈은 승리했다.
즉, 호날두 혼자만의 팀이 아니고 맨체스터 시티의 실바 등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유럽 빅리그 등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
참고로, 전 대회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은 16강전에서 맞붙었고 우루과이가 포르투갈을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역시 8강 팀. 그렇다면 포르투갈은 우루과이와 우리에게 이를 갈고 있겠지.
이 두 팀도 대단한데, 도박사들과 스포츠 전문지에서 말하는 우승 예상팀은 이 둘이 아니다.
단연 프랑스와 브라질이다.
피파랭킹은 브라질이 1위, 프랑스가 4위다.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의 우승 확률이 한자리 숫자일 때 이 두 팀은 당연히 두 자리 숫자이고 여러 예측이 있지만 15 퍼센트 정도로 예측하는 곳도 있다.
(안타깝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한자리 숫자도 아니고 0.3 퍼센트와 같이 낮은 우승 확률로 예상되고 있다. 냉정한 분석이니 받아들여야 하지만 남들이 안된다는 것을 해내야 진정한 프로가 아닌가.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이변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브라질의 현재 실력을 얼마 전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우리는 한번 맛을 봤다. 안타깝지만 실력의 격차가 너무 컸다. 우리 국가대표가 그렇게 지고 있으면 안타까운데, 이 친구들이 너무 잘해서 관중들이 우와하고 감탄할 정도였다.
브라질은 국가대표 스쿼드가 너무 넓어서 누구를 국가대표로 뽑아야 할지 너무 고민이 될 정도다. 실제 축구 게임을 해서 국가 대표 감독 역할을 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그래서 이 친구들은 본인이 국가 대표로 선정되었다고 하면 정말이지 난리가 난다.
어느 나라나 국가대표 선발은 치열한데,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나라 양궁 국가대표 선발과 비슷하다고 할까. 올림픽 본선보다 국대 선발전이 더 힘들다고 하는.
네이마르라는 앞서 말한 전 바르셀로나 MSN 라인, 현 파리 생제르망 공격진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선수뿐만 아니라 개인기 측면에서 거의 사기 캐릭터와 같은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가 있다.
이 비니시우수는 발재간이 얼마나 뛰어난지 수비수가 농락당한다는 느낌까지 받게 한다. 그래도 다들 한다 하는 국가 대표 수비수일 텐데 나라면 정말 화날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왔다. 전 대회인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팀.
이 팀에는 이미 전 대회에서 세계 축구의 세대교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선수가 있다.
바로 음바페 (Mbape).
마치 슬램덩크에 나오는 최강팀의 빡빡머리를 연상시키고, 자신이 가진 재능만큼 빛나는 눈빛을 가진 선수. 전 대회 16강 전에서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탈락시키고, 메시를 은퇴시켜버린 친구.
메시와 호날두가 세계 최고 선수 자리를 놓고 오랫동안 경쟁해오고, 폴란드의 레반도프스키, 브라질의 네이마르 그리고 네덜란드의 괴물 수비수이자 리버풀을 프리미어리그 최고 팀으로 만든 반 다이크가 있었는데,
(왠지 리버풀의 살라와 반 다이크를 보면, 우리 대한민국의 손흥민과 김민재가 떠오른다. 살라와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을 했을 때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다.)
이 젊은 음바페가 세계 최고 선수로 군림할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직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가 거의 예선 탈락시킨 독일처럼 프랑스가 예선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나 이 친구가 착잡한 심정으로 고개를 떨구는 일이 벌어질지도 관심사이다.
음바페와 비슷한 연배에서 경쟁하는 친구는 축구팬이라면 다들 예상하는 맨체스터 시티의 홀란이다.
그의 조국 노르웨이가 이번 월드컵 본선에 나오지 못해 아쉽지만,
이 거구에, 스피드와 순발력까지 갖춰 EPL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13경기 18골이라는 득점기계다운 활약을 펼쳐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포르투갈의 전체 전력이 다소 약했을 때 호날두가 최전성기로 활약하며 팀을 유로 우승을 시켰듯이, 이 친구가 노르웨이를 유로나 월드컵에서 한번 파란을 일으키게 만드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
이 친구를 보면 두 명의 선수가 생각난다.
스웨덴의 다혈질 실력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큰 키와 스피드 그리고 득점 감각을 보면서 비슷한 면이 많다고 생각했다.
스웨덴은 과거 월드컵 3위의 성적까지 할 정도로 강팀이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유로나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그리고 많이 회자되는 우크라이나의 세브첸코.
AC 밀란의 전설적인 공격수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선수.
(공교롭게도 즐라탄이 지금 AC 밀란에서 뛰고 있다. 홀란도 나중에 이 팀에서 뛰면 재미있겠다.)
지금은 우크라이나라는 나라를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많이 듣지만, 예전에는 세브첸코의 조국으로 많이 들었다. 월드컵 본선 운이 없는 아쉬움과 함께.
노르웨이가 유로나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서 홀란이 음바페와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나아가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치는 멋진 장면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