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통하는 고전서평

#15.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쓰메 소세키

by 모색

1. 한줄 서평


"결국 우리 모두는 영원한 관찰자이다."




2. 작품 소개 및 배경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나쓰메 소세키가 1905

발표한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작으로, 이름 없는 고양이의 시선을 통해 인간 사회의 위선과 허영을 유머러스하고 날카롭게 비판한 작품입니다.
메이지 시대의 급격한 근대화와 서구화 속에서 혼란에 빠진 사회와 인간 군상을 고양이의 독특한 시각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리며, 당대 지식인의 자기모순과 사대주의 풍조까지 꼬집습니다.
이 작품은 일본 문학사에서 ‘사회 풍자 소설’로 자리매김하며, 인간 본성과 사회 비판이라는 주제를 고양이의 눈을 빌려 신선하게 전달합니다.

3. 줄거리 요약

주인공인 고양이는 자신이 어디서 태어났는지도 이름조차 모른 채 골목 어귀에서 태어납니다. 우연히 영어 교사 진노 쿠샤미의 집에 얹혀 살게 된 고양이는 이 집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자신의 시선으로 해석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데, 이런 독특한 화자의 시선은 곧 인간 세계를 객관적이고 신랄하게 관찰하는 ‘영원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확장됩니다.
주인인 진노 쿠샤미는 무능하지만 스스로 능력 있다고 착각하는 인물로, 그의 친구 메이테이와 제자 간게쓰, 그리고 근처 인사들이 얽히고 설키며 펼치는 담론과 토론은 허세와 위선으로 가득합

니다. 고양이는 이 모든 허위와 자만을 냉혹하게 관찰하며, 인간 본성의 나약함과 모순을 때로는 익살스럽게, 때로는 날카롭게 폭로합니다. 잔치가 벌어진 집안에서는 텃세와 허풍이 뒤섞인 어수선한 상황들이 이어지며, 옆집 사업가 가네다의 부인 하나코의 이야기를 통해 부와 지위 뒤에 숨겨진 인간 관계의 복잡함과 허영심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고양이는 “그들은 자기만의 좁은 세계에서 살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인간 사회의 무의미한 갈등과 소통 불능을 꼬집습니다.
또한 인간과는 다른 자유롭고 독립된 주변 고양이 세계속에서 고양이는 인간과 고양이 사이, 객관과 주관 사이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관찰자와 존재자의 이중적 역할을 자각하기도 합니다.
어느 날 주인과 주변인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토론

이 끝난 후 고양이가 술에 취해 물독에 빠진 채 죽어

가면서 평안해짐을 느끼며 이야기는 끝납니다.

4. 명대사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 “무사태평해 보이는 이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맙고도 고마운지고”

5. 작품 해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인간 사회와 지식인의 모순, 허위 의식을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고양이의 시각에서 풍자하며, 사회·문화적 갈등과 인간 본성의 허례허식과 같은 어두운 면을 날카

롭고 해학적으로 들여다 봅니다.
그러나 소세키가 고양이의 입을 빌려 전하는 메시지는 결국 자기 자신과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관찰자의 자세’에 대한 권유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어떤 행위를 몰두하더라도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부질없어 보일 수도 있고, 반대로 우리가 멍때리고 있다하더라도 고양이는 우리가 뭔가에 열중해 있다고 볼수도 있죠.
처음부터 끝까지 고양이는 인간을 관찰하기만 하면서, 자기멋대로 그것을 해석해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그를 통해 고양이는 오히려 인간사회를 더 이해하고 성장하게 됩니다.
고양이가 무아의 상태로 태어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관찰과 성찰의 과정, 그것이 바로 삶 자체임을 소세키는 나쓰메의 고양이를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P.s.
저도 개인적인 사유로 요즘 여행을 다니고 있는데, 작중의 고양이처럼 어딘가에 속하지 않은 ‘나’로서 여행을 다녀보니 남들의 시선에 신경쓰지않는 고양이의 입장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주변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다보니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여행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고, 그 시간들이 저를 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끔 여행을 떠나듯 새로운 시선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객관적 시선을 키우고, 그 속에서 주관적 성장을 이루는 삶을 소세키는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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