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트 5층에는 꽤 멋진 수영장이 있다.
어느 호텔이나 리조트 수영장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막상 잘 가지는 않게 되지만 언제든 갈 수 있다는 마음 만으로 충분한.
어느 날 수영장.
바베큐장 한편에서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아저씨들.
선베드에 널부러져 도란도란 이야기 하는 젊은 커플.
바닥에 쌓인 소주 두 병, 맥주 세 캔.
멀찌감치 반짝이는 건물들의 불빛들.
바람에 일렁이는 수면.
유유히 흐르는 밤하늘 구름.
외롭고 행복한 존재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