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손님을 초대할 때는 먼저 말해 줄래?

강아지에게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by 소담


이 글은 반려견인,
라울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 이야기입니다

【 내 이름은 라울, 나는 반려견이다 】
2부- 웃음과 사건이 있는 일상
열세 번째 이야기-손님을 초대할 때는 먼저 말해 줄래?



거실 문이 쾅하고 열렸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귀가 쫑긋 서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기 시작했다. 문틈 사이로 무겁고 거친 발걸음 소리가 연달아 쏟아져 들어왔다. 어린 나의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덩치 큰 형과 그 뒤를 따라오는 친구 서너 명의 그림자였다. 그 그림자는 거실 바닥을 길게 가르며 번지고, 천장에까지 흔들리며 커졌다. 순간, 숨이 턱 막혔다.


그들은 말 한마디 없이 단숨에 나를 번쩍 들어 올렸다. 발바닥이 바닥을 떠나는 순간, 세상이 기울었다. 공중 부양이란 게 이렇게도 당황스러운 일이구나. 심장은 북처럼 ‘쿵쿵쿵’ 울렸고, 귓속으로 바람이 스쳤다. 발끝은 허공을 허우적거렸지만, 어디에도 닿지 않았다.


그중 장난기 가득한 ‘김’이라는 형이 나를 어깨 위에 올려놓았다. 그의 어깨뼈가 내 배를 받쳤고, 시야는 갑자기 높아졌다. 세상이 전부 낯설게 내려다보였다. 그런데 그는 마치 농구공을 던지듯, 나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몸을 버둥거렸지만, 힘의 차이는 너무 컸다. 윤 집사도, 형도, 그 순간에는 보이지 않았다. 나의 온 세계는 오직 나를 장난감처럼 다루는 그 형의 손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 손에서 나는 미끄러졌다.


1.7m 높이에서 떨어지는 동안, 공기가 피부를 때렸다. 귀 옆으로 바람이 찢어지는 소리가 ‘휙’ 하고 지나갔다. 착지 순간의 기억은 희미하다. 누군가 받아줬는지, 뇌가 순간적으로 비워졌는지, 아니면 내가 정말 기적처럼 착지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지금도 이렇게 살아 있다는 사실만이 확실하다. 하지만 허공에서 발버둥 치던 그 짧고도 긴 시간은, 내 몸에 각인된 지우고 싶은 기억이 되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손님을 무턱대고 반기지 않는다. 특히 목소리가 크거나, 동작이 거친 사람에게는 먼저 거리를 둔다. 훗날 그 형이 집을 다시 찾았을 때, 나는 온몸의 털을 부풀리고 전력으로 ‘멍!’ 하고 짖었다. 깨물진 않았지만, 충분히 내 의사를 전달했다고 믿는다.


그 사고를 겪고 나서야 알았다. 윤 집사는 그날, 나에게 단 한 마디의 예고조차 하지 않았다. 최소한 “오늘 저녁, 덩치 큰 형이 올 거야”라는 경고 정도는 있었어야 했다. 강아지에게도 마음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 아기에게 100일의 적응기가 있듯, 강아지에게도 생후 6개월은 세상을 배우는 ‘사회화 시기’다. 그때의 경험이 평생의 대인·대견 관계를 결정짓는다. 특히 나는 그 시절 예방접종도 다 마치지 않아 면역력이 약했다.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는 건 피했어야 했다. 첫 손님맞이는 조심스럽고 천천히, 그리고 좋은 기억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손님 앞에서 몸이 굳어버리는 건, 강아지에게도 똑같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강아지와 함께 사는 집이라면, 손님을 초대하기 전에 꼭 기억해야 할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 한 번에 한두 명만 초대할 것.

둘째, 방문 시간은 짧게 할 것.

셋째, 숨을 수 있는 피난처(케이지, 방석, 하우스)를 미리 준비할 것.

넷째, 큰 소리나 격한 스킨십 금지할 것.

다섯째, 간식은 집사가 허락한 것만 줄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강아지가 먼저 다가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


꼬리를 내리거나, 으르렁거리거나, 숨는 건 모두 “지금은 불편하다”는 신호다. 그 신호를 무시하면, 그 만남은 두려운 기억으로 남는다.


윤 집사와 나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나도 가끔은 부주의하게 뒷발코니에 ‘응아’를 해두어 집사를 난처하게 만들고, 그럴 때마다 윤 집사는 깊은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피어나는 친밀감이 있다. 실수는 성장의 자양분이고,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다.


이제 나는 현관문이 열릴 때, 꼬리를 천천히 흔들며 준비된 마음으로 손님을 맞는다. 예전처럼 허공에서 허우적대지 않는다. 대신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이번엔, 좋은 추억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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