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토대 쌓기] 습관 형성

습관 형성

by 오 영택

0-2. 습관 형성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말이겠지요. 생각해보면, 어릴 때는 자연스럽게 습관이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손씻기, 세수하기, 양치하기가 떠오르는데요. 이렇게 습관을 빠르게 형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즉각적이고 확실한 보상'에 있습니다. 조금만 잘해도 칭찬받고, 말만 잘들어도 먹을 게 생기는 때이니까요.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이런 습관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위생적인 부분이나 사회적인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이유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양치와 세수를 함으로써 위생과 더불어 충치예방 각종 병균들에 비교적 적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잠깐의 귀찮음을 감내하면, 더 큰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이지요. 귀찮음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 귀찮다고 느끼는 경우보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게 바로 '습관'의 힘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를 할까, 말까?”를 고민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대부분은 '그냥' 할 것입니다. 외출 후, 돌아와서 씻고 잠자리에 드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귀찮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안 씻기에는 찝찝해서 누워서라도 고민하게 만드는 것 역시 바로 '습관'입니다. 이는 '믿음'과 연결됩니다. 형성된 습관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나는 씻고 자는 사람이야”, “나는 양치를 하는 사람이야”과 같이 정체성에 대한 설명으로써 말이죠. 믿음은 행동을 촉발한다면, 습관은 그 반대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행동이 믿음을 형성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매일 책을 읽는 사람은 “나는 독서를 하는 사람”이라는 칭호가 부여되는 것이고, 이 칭호가 다시 행동을 강화시킵니다. 선순환을 형성하는 것이지요.


이처럼 습관 형성의 원리는 참 단순합니다. 그런데 습관을 쌓는 건 왜 어려운 걸까요? 그것은 어릴 때와 달리, '즉각적인 보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쇼츠나 릴스, 게임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쇼츠나 릴스를 보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 영상이 끝나면 자동으로 다음 영상이 재생되거나 넘기기만 하면 바로 '새로운'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15~30초의 짧은 영상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웃기거나, 놀랍거나, 흥미로운 내용이 끊임없이 쏟아집니다. “한 개만 더”가 “열 개만 더”가 되는 것이죠.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렇게 새로운 자극을 볼때마다 뇌는 도파민을 계속 분비합니다. 즉각적인 자극, 즉각적인 만족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게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몬스터를 사냥하면, 즉시 경험치가 오릅니다. 퀘스트를 완료하면 바로 아이템을 얻을 수 있습니다. 레벨이 오르면 캐릭터의 장비가 바뀝에 따라 외관도 변하고, 더 강해집니다. 이 모든 것들이 '즉시' 일어납니다. 행동과 보상 사이에 '지연'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쉽게 중독에 빠지고 맙니다. “한 판만 더”, “이길 때까지”를 반복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게임을 기획하는 사람들은 이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게임들에는 심리학 이론들이 교묘하게 숨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플로우(Flow)' 이론입니다. 우리에게는 '몰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몰입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제의 난이도와 실력이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너무 쉬우면 지루하고, 너무 어려우면 좌절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활용해서, 요즘 모바일 게임에서는 누구나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일부러 실패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답답함과 짜증을 유발하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내가 하고 만다”라는 심리를 부추기는 것이죠. 또는, 짧은 광고 다음에는 직접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게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즉각적인 자극과 보상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답답함과 짜증을 느끼게 만들거나 즉각적인 자극과 보상을 제공하는 것의 기저에는 동일한 심리를 자극합니다. “이거 쉬운데?”, “쉽게 할 수 있겠는데?”라는 마음을 자극합니다.


두 번째는 '보상 스케줄'입니다. 매번 보상을 주는 것보다, 불규칙하게 보상을 주는 것이 더 중독을 야기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카지노의 슬롯머신이 대표적입니다. 언제 잭팟이 터질지 모르니까 계속 돌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다음에는?”을 반복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몬스터를 잡으면 아이템이 나오지만, 희귀 아이템은 낮은 확률로만 나옵니다. 그래서 같은 몬스터를 수백 번 사냥하는 '노가다'를 하게 됩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런 불확실성이 몰입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항상 나오지는 않지만, 불규칙적으로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죠. 이와 함께 눈에 보이는 경험치와 게임 돈은 계속 쌓이니까요. 이는, 많은 아이템들이 나와서 금방 강해질 수 있다고 광고하는 게임에서도 동일합니다.


세 번째는 '손실 회피' 심리입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밝혀낸 원리인데요, “사람들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을 더 싫어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같은 100만원이라도 얻는 기쁨보다 잃는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고 합니다.


게임에서 적용된 사례는 '출석 이벤트'가 대표적입니다. 7일 연속 접속하면 특별한 아이템을 주는데, 하루라도 놓치면 1일차부터 시작되도록 시스템을 설계해놓습니다. “6일이나 했는데, 하루 때문에 날리면 아깝잖아”라는 생각을 유도하는 것이죠. 게임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잃기 싫어서 접속하는 것입니다.


게임 이론을 길게 다룬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습관을 형성하는 핵심 개념들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게임은 이 모든 것을 자동으로 제공하지만, 독서와 글쓰기에서는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어디, 독서와 글쓰기에서 뿐일까요? 운동, 가계부 작성, 규칙적인 생활하기 등 삶의 여러 부분에서도 동일하지요.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독서와 글쓰기에는 더욱 까다롭게 느껴지곤 합니다. 운동은 몸의 변화라도 느낄 수 있고 볼 수 있습니다. 근육이 생기고, 인바디 수치가 바뀝니다. 가계부는 돈이 얼마나 모였는지, 지출관리를 잘 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숫자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독서와 글쓰기에서는 어떤가요? 독서를 한다고 지적능력이 단숨에 향상되는 것도 아니고, 수치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글쓰기는 더욱 그렇습니다. 글을 매일 써도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습니다. SNS에 올려도 반응이 미적지근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많은 이들이 유혹에 빠집니다. 조회수가 잘 나오는 자극적인 콘텐츠, 클릭을 유도하는 제목과 썸네일로 말이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크리에이터들이 '조회수'와 '좋아요'의 노예가 되어가는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반응이 없는 것을 견디는 것이란 어려운 일이니까요. 물론, 뒤따르는 '돈'은 덤이겠구요.


또한, 독서와 글쓰기는 보상이 추상적이고, 지연되어 있으며, 측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매일 깊이 있는 글을 쓰고 독서를 이어가는 것은 지루하기 쉽습니다. 게임과 달리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으니까요.




그래 어렵다는 것은 잘 알고 있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건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렇게 하면 무조건 됩니다”라는 말씀은 못 드릴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글쓰기를 미루는 날들이 하루이틀을 넘어 몇 개월간 쓰지 않을 때도 많으니까요. “글 써야지” 하면서 말이죠.


그럼에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습관을 만드는 방법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습관을 형성하는 데 있어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습관은 바꾸는 게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이런 말 들어 보신 적 있지 않으신가요?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만들거야” 하지만, 습관은 버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새로운 습관'을 쌓는 방식으로 말이죠.


실제로 습관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반복된 행동으로 만들어진 신경 회로는 약화될 수는 있어도,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습니다. 습관은 뇌의 '기저핵(Basal Ganglia)'이라는 부분에 저장되는데, 한번 형성된 패턴은 그곳에 계속 남아있습니다.


담배를 예로 들어볼 수 있겠습니다. 금연에 성공한 사람이 몇 년 후에 “한 대만”이라고 생각하며 담배를 피우면, 어느새 다시 하루 한 갑을 피우게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왜 그럴까요?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사라진 게 아니라, 단지 억눌리고 잊혀져 있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다시 발동되면, 예전의 신경 경로가 다시 활성화되는 것이죠.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문득, 예전에 했던 게임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하면, 학창시절 때처럼 하루에 10시간 넘게 하게 되더라구요. 게임 자체를 하지 않은지 최소 5년이 넘었음에도 말이죠. 에전에 게임을 했던 기억에 의존하거나, 게임 실력도 크게 줄어들지 않은 채로 집중하게 되는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계기가 있어야 사람이 변한다”라고 말이죠. 맞습니다. 다들 이런 계기들이 있으셨을 겁니다. 돌이켜 봤을 때, 자신을 변하게 만든 '인생의 전환점'이라 부를 수 있는 사건이나 충격적이거나 여운이 남는 경험 말이죠.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이 변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일컫는 표현일 것입니다. 이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만든' 것이라고요. 주목해야 할 점은 '새로운 습관'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기존 습관이 새로운 습관으로 대체되면서 자연스럽게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죠. 다시 말해, 버리는 것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습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기존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homeostasis)에 맞서지 않는 또 다른 전략을 취하는 것이죠.


뒤에서도 다루겠지만, 뇌는 '부정'을 모릅니다. 예를 들어, “레몬을 생각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들어도, 뇌는 오히려 '레몬'을 생각합니다. 이처럼, 뇌는 참으로 단순합니다. 어쩌면 멍청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지 말자” 대신 “~하자”로 대체하면 됩니다. “릴스 보지 말자” 대신 “책 읽자”로 언어를 바꾸면 됩니다. 이것이 습관을 '대체'하는 방식입니다. 제거가 아니라 '덮어씌우기'하는 방식인 거죠. 물론, 단순히 “책 읽자”, “글을 쓰자”, “운동 하자”와 같은 다짐과 말만으로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두 번째는 '21', '66', '100' 이라는 숫자를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그냥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묻고 따지지도 않고, 그냥 하면 습관은 형성됩니다.


하지만 어떤 목표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면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처럼, 특정 기간을 하나의 목표지점으로 삼을 수 있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마치 달리기를 하면서, “저 전봇대까지, 저 건물까지, 저 자동차까지만 쉬지 않고 뛰어보자”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맥스웰 몰츠는 “무엇이든 21일 동안만 계속하면 습관이 된다”며 '21일의 법칙'을 주장했습니다. 어떤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시냅스'가 형성되고, 21일이 지나면 '습관'이라는 뻥 뚫린 길로 발전한다는 것입니다. 시냅스란 '생각의 회로'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즉, 21일은 대뇌피질에서 뇌간까지 전달돼 각인되는 최소한의 시간인 셈이죠. 쉽게 말하면, 특정 행동에 뇌가 스며들게 만드는 것입니다.


다음은, '66' 입니다. 영국 런던대학굥의 제인 워들 교수팀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같은 행동을 얼마나 반복해야 생각이나 의지 없이도 그 행동에 대해 자동적으로 반사하는지'에 대한 실험을 했습니다. 식사 후 과일 한 조각 먹기, 저녁 식사 전 5분간 뛰기 등 건강 관련 행동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했는데요. 결과는 평균 66일이었습니다. 에서 제인 워들 교수는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사람마다 개인 차는 있지만 66일 동안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그 후에 같은 상황이 주어지면 자동적으로 반응하고 행동하게 된다.


주목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평균' 66일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는 새로운 습관으로 바뀌는 임계시간입니다. 임계점에서는 자칫 이전의 습관으로 돌아가기 쉬운 불안한 시간이기도 하지요. 그러므로 이 지점이 중요한 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100일'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100일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기존 21일과 66일의 지점들을 잘 통과해왔다면 말이죠. 100일 기도, 단군신화, 100일 기념, 100일 잔치 등 여러 의미들이 많습니다. 이처럼, 100일은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0일 동안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매일의 결심과 성취, 그리고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자신을 믿어주는 하나의 표현으로써 말이죠. 매일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기 효능감과 자신감은 덤으로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과 뿌듯한 마음, 그리고 이전보다 나아진 자신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죠.


세 번째는 '환경 조성'입니다. 말이 필요할까요? 우리는 연약합니다. 유혹으로부터 말이죠. 자주 듣고 접하면, 무의식에 새겨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유혹으로부터 강한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유혹을 거절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유혹을 거절하는 것보다 그 환경을 벗어나거나 조성하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결정이지 않을까요?


환경 조성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지속적으로 '의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습관 형성은 항상성과 유혹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출근을 생각해보죠. 매일 잠은 자도 자도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5분만”, “10분만”하다보면, 서둘러 나가게 되고 대중교통의 시간이 맞지 않으면 마음이 초조해지죠. 그래서 우리는 좀 더 일찍 잠자리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합니다. 이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습관이 형성됩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 있으시죠? 햇살에 눈이 떠졌는데, 몸이 너무 개운할 때 말이죠. 완벽하게 지각인 것이죠. 개운함과 동시에 찾아오는 식은땀과 황급하게 시계를 확인하는 아찔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느낌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몸이 아는 것입니다. 평소와 다른 시간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말이죠. 이처럼, 습관은 항상성과 다른 상황일 때 반응을 보입니다.


일부러 늦게 일어난 것도 아닌데, 이 정도의 반응이라면, 습관을 의도적으로 바꾸려 할 때는 오죽할까요? 더 큰 저항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유혹에 노출됩니다. 대표적인 유혹은 '미룸'일 것입니다. '내일의 나'에게 맡기는 것이죠. 물론, 쉼을 위한 시간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미룸은 결심을 은근히 무력화시킵니다. 또한, 미룸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나는 변하지 않을 거야”

“지금이 편해”


미룸의 무서움이 이것입니다. 미룸은 두려움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달콤함과 편안함으로 우리에게 그럴듯하게 속삭입니다. 결심을 변심하게 만드는 것이죠.


'미루고 싶은 마음'은 주로 혼자 있을 때,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그렇기에 의도적으로 자신을 환경에 노출시켜야 합니다. 운동이라면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과 장소로 가야 합니다. 헬스장이나 체육관에서 힘들어서 쉬고 있더라도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하나라도 더 하게 됩니다. 또한, 독서나 글쓰기라면, 도서관이나 스터디 카페로 가면 좋습니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5분이라도 더 앉아서 읽거나 쓰게 됩니다. 이런 사례를 지하철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출퇴근길에 책을 읽는 분이 있는 열차에는 상대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반응하고 행동하는 것이죠.


그렇다고 매일 체육관이나 도서관을 갈 수 없는 노릇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혼자 있을 때도 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진부한 '목표 설정'입니다. 네, 압니다. “또 목표 설정?” 하실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목표 설정을 잘못합니다. 그래서 실패합니다.


“책을 많이 읽어야지”

“글을 자주 써야지”

“운동을 열심히 해야지”

“영어회화 마스터 해야지”


이런 목표는 대개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왜냐하면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많이', '자주', '열심히', '마스터'의 기준이 불명확합니다. 뇌는 애매함을 싫어하고, 명확하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일 출퇴근 길에 최소한 10페이지를 읽는다. 그전까지는 휴대폰을 보지 않는다”, “매주 수요일, 금요일에는 1000자 이상의 글을 쓴다”, “일주일에 최소한 2회 이상 한 시간씩 운동을 한다”와 같이 말이죠.


“만약 X 상황이 오면, Y를 한다”는 식으로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실행 의도(Implementaion Interntion)'라고 부릅니다. 심리학자 피터 골피처(Peter Gollwitzer)가 연구한 개념인데요. 연구 결과는 놀랍습니다. 단순히 “운동해야지”라고 다짐한 사람들의 성공률은 35%였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사람들의 성공률은 91%였으니까요.


그렇다면 왜 이렇게 효과적일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결정을 미리 해두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캘린더에 약속을 저장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정하면, 뇌는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결정을 위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니, 상대적으로 높은 실행률과 성공률이 뒤따르는 것입니다. 그냥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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