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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펴본 생각의 초점을 바꾸는 것과 질문의 순서를 바꾸는 것은 마음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에 불과하다. 단순한 정신승리가 아니라 초점을 바꾸어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현재'에 집중하는 게 핵심이다. 미래로 향하는 시선을 미래를 위한 시선으로, 과거에 머무는 기억을 과거를 기반으로 삼는 것이다. 의도적이면서도 의식적인 바라봄이 필요한 이유이다. 물론 희망찬 미래를 꿈꾸거나 추억팔이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반면에 암울한 미래를 그리며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멈추거나 과거의 영광을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지"라며 푸념만 한다면 어떤 유익함도 없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은 더 요원해지고 그저 소원으로만 남게 될 가능성만 농후해진다.
사실 우리는 이미 경험적으로 안다. 항상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 수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우리는 소망하고 꿈꾼다. 어제는 지난 시간이고, 오늘 역시 지나갈 시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지나갈 시간은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자신의 삶을 채우는 것보다 직접 채우고 싶은 마음이 크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무엇보다 시간은 기회와 같아서 붙잡을 수 없다.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흔히 시간을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 라고 구별하는데, 그냥 지나가는 시간을 크로노스(Chronos), 어떤 특별한 순간의 시간을 카이로스(Kairos)라고 부른다. 어떤 특별한 순간을 맞이하고 싶은 건 누구에게나 있는 바람일 것이다. 결국, 우리는 시간(Chronos) 속에서 카이로스(Kairos)를 심고 싶어 한다.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고, 충만함을 누리고 싶은 것이다.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의지와 노력으로 특별한 순간들을 만들고 싶어한다. 이렇게 삶 속에서 시간을 충만히 보내는 주체가 될 때,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
이런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해답은 있다. 인생은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이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풀이를 해나가면 된다. 객관식은 항상 선택이지만 주관식은 서술이다. 즉, 단순히 선택의 순간들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선택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따라 쓰여지는 달라진다. 선택은 답을 요구하지만 서술은 분명한 생각을 요구한다. 인생은 많은 선택의 연속이라지만 선택한 이유와 훗날의 평가는 살아가는 태도와 시간에 달려 있다. 우리는 시험에 익숙해져 늘 정답을 구해왔지만 이제는 해답을 찾아야 한다. 사실 인생에서 마주하는 선택들은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순간들이다. 이야기를 써내려 갈 방향을 결정해 나가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기에 현재를 기반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자신의 언어로 서술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적인 인생과 '다른 시간'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게 주요한 핵심이다. 다른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시각에서 서술하는 게 필요하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평가는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평가는 어디까지나 평가일 뿐이다. 성공과 실패라는 말로 단정짓는 것에 불과하다. 마치 꼬리표와 같다. 옷을 사면 태그를 떼고 입듯 인생에서 붙여진 평가를 떼고 입어야 인생이 편해진다. 평가라는 꼬리표는 영원히 붙어 있지 못한다. 자신의 기준으로 새롭게 정의하면 그 꼬리표는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평가는 언제든지 바뀐다. 심지어 바라보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서도 갈린다. 객관성이 없다는 뜻이다. 인생은 마치 불확실성이라는 상대와 바둑을 두는 것과 같다. 매번 다른 상황이 발생하고, 그에 맞는 수를 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인생의 끝자리에서 운명이었음을 술회하는 것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신의 한 수' 였음을 알게 되는 시점은 경기가 잘 풀리거나 끝난 후에 복기할 때 말할 수 있지 않던가.
그렇기에 지금의 한 수를 놓는 우리의 태도가 중요하다. 완벽한 수를 고민하기보다는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한 수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자의 삶에서 '다른 시간'을 만들고, 자신만의 언어로 서술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삶일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자신의 선택이 만들어낼 시간은 그 자체로 의미 있다. 결국 그 시간들이 모여 인생을 수놓인 작품이 된다. 그러니 너무 먼 미래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를 충실히 살자. 바둑판 위의 수처럼, 한 번 한 선택은 되돌릴 수 없지만, 다음 수로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우리의 삶은 끝없이 변화하는 가능성의 연속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