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알게 해주는 노래가 있어요. 들을수록 좋아지는 노래가 있어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우리 아이들이 생각이 납니다. 바람의 빛깔을 즐기고 사랑할 줄 아는 우리 아이들이 생각이 납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봄비가 내렸지요. 부활절 기간이라 아이들과 성당에 가는 길이었어요.
비도 오고 해서 지하 주차장에 내려주겠다고 했더니 주완이는 성당 앞 1층에 내려달라더군요.
내심 걱정도 되었지만 주완이와 지완이는 우산을 펼쳐들고 차문 밖으로 걸어 나가더군요. 우산을 꼭 붙들고 서로 어깨를 붙힌채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차에서 내리면서 주완이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아빠 빗소리가 정말 좋아! 우산을 들고 비를 맞으면 빗소리가 정말 좋아 얼마나 좋은지 들어볼려고 "
저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비가 만들어주는 소리를 듣기 좋다 말하는 주완이의 감성이 너무 예뻤기 때문이죠. 어렸을 때부터 주완이는 텃밭에 흙냄새를 무척이나 좋아 했고 흙을 만지며 농부가 되겠다고 이야기했었지요. 들녘에 핀 꽃들을 모아 짛이겨 조그만 손톱에 올려놓고 물들이 기도 좋아했고 작년 이맘때 5월 경이었을거예요 제주도는 오월경에 푸른 보리밭이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들녘으로 올라온 보리순을 손으로 만지며 주완이는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었지요. 마치 강아지가 창문으로 얼글을 내밀듯이 말이죠.
"아빠 보리밭의 느낌이 너무 좋아 손으로 만지면 간지러워 "
바람결에 흔들리는 보리순의 흔들림과 주완이의 머리카락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더군요. 보리밭에 관광객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뱅뱅이 열차여서 뚜껑이 없고 밖을 내다보기 좋은 구조였지요. 다들 바람에 머리가 날아갈까 머리칼이 흝어질까 모자가 날아갈까 부여잡았지만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보리순 있는 쪽으로 손을 내민 주완이가 멋져 보이더군요. 저는 머리카락을 부여잡고 불어오는 바람에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숙였어요.그래서 바람이 만들어주는 그 멋진 광경을 못보고 말았지요. 댕댕이 열차에 내리고 나서야 그 바람에 일렁이는 보리밭에 보리순을 잡아보지 못한 게 후회가 되더군요.
"아빠 보리순 느낌이 참 좋아 손으로 만지면 더 좋아"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대로 감정을 숨기지 않더군요. 아이들은 바람의 빛깔과 바람의 냄새와 흙의 냄새와 흙에 부드러움과 보리순의 흔들림과 보리순에 간지러움을 느낄줄 알더군요. 아이들은 비가 만들어주는 향기와 비가 우산에 부딪치는 소리가 얼마나 좋은지를 알고 있더군요.
봄비에 옷자락이 젖을까 몸을 한껏 움 쿠 렸던 제 자신이 너무 작아 보이더군요. 아이들은 비 냄새와 빗소리를 즐길 줄 알더군요. 언제까지 커야 자연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을까요! 바람이 만들어주는 이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순수히 온전히 즐길 줄 아는 주완이가 너무 부러웠어요.
저에게도 있었을 잃어버린 감성은 언제쯤 찾아올까요! 아이들이 가진 그 아름다운 감성이 한없이 부러웠습니다.
밖은 아직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이라도 우산을 활짝 펴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어보세요.
바람결에 흩어지는 비 냄새를 맡아보세요.
머릿결을 잡아 흔드는 봄바람의 향기를 맡아보세요. 오늘은 내게로 오는 바람의 빛깔과 햇살의 향기를 놓치지 마세요.
내게로 오는 오늘을 사랑하세요.
바람의 빛깔 - 포카혼타스 주제곡
사람들만이 생각 할 수 있다
그렇게 말하지는 마세요
나무와 바위 작은 새들조차
세상을 느낄 수가 있어요
자기와 다른 모습 가졌다고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요
그대 마음의 문을 활짝 열면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여요
달을 보고 우는 늑대 울음 소리는
뭘 말하려는 건지 아나요
그윽한 저 깊은 산 속 숨소리와
바람의 빛깔이 뭔지 아나요
바람의 아름다운 저 빛깔이
얼마나 크게 될 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서로 다른 피부색을 지녔다해도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죠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수있는
바로 그런 눈이 필요한거죠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