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을 책을 읽다. 주위를 둘러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 있는 책을 모두 읽어 머릿속에 집어넣는다면 나는 ‘성인’이 될 수 있을까? 더 이상 바보 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다시금 보고 있던 책에 집중을 하려 하지만 집중이 되지 않는다. 갑자기 모든 것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선’에 관한 책을 수천수만 권을 읽었지만 한 번에 ‘악’한 행동을 한다면 그동안 수만은 세월 동안 ‘선’에 관한 책을 읽은 것은 무의미한 일이 돼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 악함이 의지가 아닌 흔히들 말하는 불완전한 ‘인간’이 한 실수였대도 말이다.
물속에 잠겨 버리고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수록 물은 발끝에서 무릎에서 무릎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숨이 막히지는 않았다. 어차피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허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복잡하게 지어진 건물들 머리를 어지러운 시스템들 한눈으로 봐도 다 볼 수 있던 세상을 수억 명이 바라봐도 절대 알 수 없는 세상 을로 바뀌고 있었다.
‘허무’라는 감정은 있지만 절대 그것이 무엇인지 절대 모르게 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 같았다. 한참을 세상을 돌멩이처럼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 날 누군가 나에게 왔다.
“세상에 진실을 알고 싶나요.! 그럼 저와 같이 갈래요.”
모든 것들이 수상한 한 모습에 그녀였다. 다섯 살 아이도 이런 사람이 레몬맛사탕을 주면 말을 걸어도 이렇게 말할 거다. ‘안 돼요. 싫어요. 도와주세요.’
모든 것들이 수상해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그녀를 따라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걸까 아마 세상에 진실을 알려준다는 말에 머릿속에 떠나지 않았다. 분명 이상한 곳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진짜 진실이라는 곳은 도서관에 꼽혀있는 한 권에 책이 아닌 길바닥에 아무렇지 않게 널브러져 있는 종량제 봉투 안에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따라 봉고 차에 올랐다.
봉고차에는 똑같은 머리카락 모양에 똑같은 옷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봉고차 안에 처음 탓을 때는 모두 비슷한 것을 해도 각자에 특징들이 보였는데 앉아 있었는지 얼마도 지나지 않아 모두 쌍둥이처럼 똑같은 사람 같아 보였다. 점점 그 정도가 심해져 똑같아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모두 같은 사람 같았다. 복제된 것처럼 말이다.
봉고차를 탓을 때만 해도 눈가리개 귀마개 같은 것을 씌우고 이상한 산속이나 이름 모를 섬 같은 곳으로 갈거리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이 날 불편하게 했다. 일어날 거라는 상상이 일어나지 않으니 오히려 그런 것 같았다. 정상적이지 않은 일이 벌어저야 마음이 편해지다니 마음속 감정에서 살짝 미소가 지어진다.
골목이 사람에 혈관처럼 뻗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어는 곳을 지나 차가 멈춘 곳은 의외에 장소였다. 이곳이 어디라는 것을 알려주는 그 어떤 것도 없었지만 딱 봐도 알 수 있었다. 학교였었던 곳이었다. 그나마 순수하다고 할 수 있는 인간들이 뛰어다니는 곳 치고는 차갑게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아마 폐교나 이전하고 비워진 곳 같았다.
차에 내리고 나서부터는 험하게 대할 줄 알았지만 세상 어느 곳을 가도 어느 곳보다도 친절할 수 없을 정도로 친절하게 대해줬다. 다만 AI가 살아 움직인다면 이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뉴얼적인 친절이었다. 그들을 따라 방으로 안내되었다. 방은 한 사람이 생활하기에 생각보다 넓은 방이었다. 침대 샤워실 화장실 러닝머신 책 tv 가있었다. 여기서 지내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보려는 찰나 나를 안내해 주던 사람이 먼저 말을 했다.
“책꽂이에 있는 책 10권 TV옆에 있는 비디오테이프 10개를 다 보기 전에는 이곳에 나올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하기 싫다면 집으로 돌아가셔도 됩니다. 외부와 연락하는 것 외에는 이 공간 안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음식뿐만 아니라 과업을 수행에 있어 대부분 것들이 제공될 겁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성교 또한 제공될 겁니다. 다만 무엇이던 하루에 한 번입니다.”
폐쇄적이면서도 개방적이다. 이상한 곳이다. 세상에는 많은 룰이 있고 그중에는 내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는 룰도 있을 터였다. 이런저런 룰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싫으면 집에가라고 까지 하니 말이다. 지금 내가 가장 궁금한 것은 읽어야 하는 책과 봐야 하는 비디오테이프가 어떤 내용인지 알고 싶었다.
“책과 비디오테이프는 어떤 내용입니까?”
안내자는 처음으로 살아있는 자에 눈빛으로 말했다.
“절대 알려 줄 수 없습니다. 과업을 수행을 통해 확인하던 집으로 돌아가 이곳에 있었던 일을 잊던 둘 중 하나를 선택만 하시면 됩니다.”
어린애처럼 졸라볼까도 생각했지만 교육을 받은 것처럼 방금 전 경고에 말을 할 때 눈빛은 절대 못 푸는 자물쇠 같은 인상을 받았다. 조금은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그냥 그렇기로 했다. 하지만 하나 궁금한 건 있었다.
“이곳에 사람들이 얼마쯤 있다 나옵니까?”
자물쇠 같은 안내자는 무표정한 목소리로 딱딱 끊어 말한다.
“천. 차. 만. 별”
“당신들이 말하는 과업이 완료되었는지 어떻게 아나요?”
처음으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를 바라볼 때 너를 바라보는 것처럼 볼 때”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세상에 진실’이라는 말을 어떤 중독적인 것보다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분명 이곳을 벋어나라는 목소리도 어느 곳에서 울려 퍼지지만 세상에 대한 진실만큼 머릿속을 차지하지 않는다.
문이 닫히고 나는 장난 반과 말한 것에 진실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어 문밖에 사람에게 말했다. 담배와 위스키를 달라고 그러자 얼마 안 있어 위스키와 담배를 주었다. 그다음에는 치킨과 맥주를 시켰다. 그러자 밖에서 말했다.
“하루에 한 번”
며칠이 지나고 알았다. 한 가지 부탁은 이월되는 것이 아니었다. 쓰던 안 쓰던 하루에 한 번씩이었다. 어떤 물건이던 어떤 부탁이던 웬만한 건 다 들어주었다. 그렇게... 5년이 지났다.
길어야 몇 달일 것 같은 과업은 너무나도 오래 걸렸다. 이 년 동안은 그동안 나도 모르는 억압했던 무언가가 풀린 듯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영화 드라마 소설책 게임 등등 등등 마약 빼고는 모든 종류에 것에 젖어들었다. 그러다 문득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지 모를 정도로 무언가에 젖어있었다는 것을 알아버렸고 그들이 말한 책과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날 타성으로 시작과 멈춤을 반복하다. 4년이 지난 시점 어떤 맘이었는지 모르게 책과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책과 영상에 점점 빠져들수록 어쩐지 나 자신이 심연 속으로 잠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며 모든 것들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나와 내가 분리된 것 같은 감각이었을 때 그들이 문을 열어 주었고 이름 모를 공간에 수백 명에 내가 책상에 앉아 있었다. 누군가에 말을 듣고 박수를 쳤다. 점점점 심연 속에 내가 잠이 들었다.
‘똑 똑 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