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고기를 먹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소 돼지 닭 말... 아무튼 고기랄 만한 개 세상 어디에도 없고 풀과 인간만이 있다면 인간은 고기를 먹기 위해 가축처럼 사람을 잡아먹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고기를 고무덩어리를 질겅이는 것처럼 씹어 먹다. 괜시리 웃음이 나왔다. 벌써 답이 이미 정해져 있는데 왜 질문을 했는지 모르겠어서였다.
엄마가 재혼했다. 아버지는 고기 말고 야채를 좋아했고 어머니도 고기를 끊고 야채만을 먹었다. 그리고 나도 당연하다는 듯 야채를 먹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인간 평등에 대해 듣고 집에 온날 도저히 밥상 위에 있는 풀때기가 먹기 싫어 엄마와 말싸움을 했다. 생명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평소에 엄마라면 말하지 못할 이야기를 했다. 엄마의 일장연설을 듣고 나서 목구멍까지 타고 나오는 말이 있었는데 말하는 족족 다 따질 수 있다는 엄마에 입술을 보고 나니 도저히 말할 염두가 생기지 않아 그만두고 다시 젓가락을 놀려 밥을 먹는데 “왜 풀은 생명이 아니냐고 그건 생명에도 등급이 있고.....” 가만히 들어보면 맞는 말 같다가도 헛으로 들으면 모순적인 말 투성이 같다가도 이 입장 저 입장에 따라 전부 다 다른 말 같았다. 그냥 조용히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났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아버지와 어머니가 사랑했기에 한날한시에 풀을 먹다 돌아가셨다. 웃음도 안 나왔다. 난 장례식음식으로 다른 것은 치우고 수육과 육개장만 잔득해놨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똑 부러지는 이유보다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중 하나는 확실했다. 그래야지만 웃지 않을 것 같았다.
새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새아버지는 20년 동안 돼지농장을 운영했었다. 뭔 바람이 불어서 풀때기만 먹고부터는 돼지농장에 직원을 통해서만 관리를 했다고 했다. 가끔씩 집에 오지 않는 이유가 난 속으로 다른 여자를 만난다고만 생각했다. 집에 들어올 때면 값비싼 양복에 향수냄새에 평소보다 유난에 유난을 떨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싫었냐고 아니다 사실 난 바람이기를 내심 원했었다. 아무튼 그때는 몰랐다. 내 손안에 돼지농장이 떨어 질지는 그것도 생각보다 큰, 다행이었다. 어줍잖안은 규모에 농장이었으면 소일거리로라도 어떻게 해보려 했지만 딱 봐도 나 같은 게으름뱅이가 하기에는 너무 일이 많아 보여 모든 사람들이 거저 주는 값이라며 입에 침을 튀겨 말했지만 돼지와 농장을 팔아치우는데 미련 없이 일을 해치웠다. 농장을 모두 정리하는 날 난 돼지 한 마리를 잡아 일을 도와준 사람들과 술자리를 버렸다. 어느 정도 술기가 달아올랐을 때 잔잔하게 피어오르는 숯불 위에 쇠꼬챙이에 꽂혀 얼굴만 덩그리 남고 몸전체는 뼈만 남은 돼지에 얼굴을 빤히 보는데 뜬금없이 ‘악인이 악인일 수 있는 이유가 자신이 악인인지 몰라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술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고기를 썬 도마 위에 노여져 있는 칼을 들어 돼지 귀때기를 짤라 입안에 구겨 넣어 고무를 씹어 먹듯 질경이며 씹어 먹었다.
한 달 뒤쯤 농장주위에 돼지 감기가 유행에 많은 돼지들이 땅에 묻혔다고 했다. 입에 거품을 물고 왜 쌓게 파냐고 했던 사람들이 전화를 주어 알려주었다. 싼값에 거저 사간 다른 돼지 농장주인에 대해 물으니 그 누구도 그것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았다. 돼지가 땅에 묻히는 과정에 대해서는 그리 자세히 이야기해 주면서 말이다.
뭐 먹고살지에 대해 고민을 하다. 돼지독감 소식을 들은 후 식재료 마트를 열기로 마음먹었다. 고기를 안 먹는 사람들을 위한 식재료만 있는 마트를 말이다. 다행히 몇 년 동안 엄마에 유난 속에 자란 덕분에 원하지 않게 이런 것에 어느 정도 지식이 쌓여 있는 상태였다. 그 유난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손님들이 왔다. 고기를 팔았다면 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신념 때문에 손님이 되지 않지만 이곳은 고기를 먹는 사람도 신기해서 한 번쯤 오기에 두 성향을 잡을 수 있었다.
가계 일을 끝나고 집에 오면 고기를 먹었다. 신선한 고기를 구워 먹었다. 어떨 때는 생으로 된 고기가 땡낄때가 있어 그렇게 먹기도 했다. 이상하게 가계를 했을 때는 가끔씩 먹던 고기도 가계를 하고부터는 억척스럽게 고기를 더 먹게 되는 것 같았다. 모든 요리에는 어떻게든 고기를 넣어먹었다.
평소처럼 무료함속에 가계를 보는데 한 소녀가 나에게 와서 뜬 금 없이 말을 걸었다.
“고기를 먹으면서 고기를 먹지 않는 가계를 해요.” 그녀에 말에 순간 움찔한 감정이 들어 주위를 봤다. 하지만 뭔 상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이아이는 내가 고기를 먹는지 아닌지 어떻게 아는 걸까 소녀에게 물었다.
“몸에서 고기냄새가 나요.”
이상했다 일부러 냄새가 나는 것을 걱정해 유난히 냄새에 대해 관리를 했는데도 냄새가 난다고 하니 어지간히도 먹어 됐나 싶었다.
“왜 그러냐니깐요”
똘망한 눈으로 질문을 하니 어물쩍 넘어가기도 그랬다. 그래서 대답해주려고 했는데 가계 문 앞에서 ‘다희’라고 불리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그 소리에 내 앞에 있던 소녀는 반응하며 가계문쪽으로 걸어 같다. 귀가 예뻐 보여 말해주려 했는데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