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 & Monica's [en route]_292
우리 부부의 의무와 도리를 대신하고 있는 여동생으로부터 떡국으로 차례를 지냈으니 걱정 말고 안전하게 여행하라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함께 보내준 차례상 사진만 보아도 동생의 극진한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모티프원을 지키느라 헤이리를 떠날 수 없었던 첫딸과 국제기구 근무의 특성상 단 하루 만의 설날 휴무만 허락받은 둘째 딸은 서울의 옛 이웃이 전과 음식을 보내주어 명절 분위기를 냈다는 소식을 주었습니다.
아들네는 고향을 방문해서 어른들께 안부를 전하고 산소를 다녀왔다는 상황을 알려왔습니다. 결혼 후 첫 설날을 맞아 방문한 처갓집에서 굴을 넣은 럭셔리 떡국의 장모님 상을 받은 사진을 가족 단톡에 올려 누나들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한국보다 15시간이 늦은 이곳 과테말라 안티구아는 오늘이 설날입니다.
아내가 큰 종합 시장에서 과일과 잡채 재료들을 구입해왔습니다. 마련한 잡채와 칵테일 두 잔을 책상 위에 올리고 부모님에게 예를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숙소에 머물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잡채를 나누었습니다.
"오늘이 한국의 설날입니다. 우리는 음력 달력을 기준으로 새해를 기념합니다. 떨어져 살던 가족들도 모두 모여 조상님들에게 차례를 올리고 가족들도 재회의 기쁨을 나누지요. 그래서 한국의 전통음식, 잡채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소박한 잡채 한 접시를 받아든 모두가 설명을 듣고 "Happy New Year!"를 외쳤습니다.
#설날 #과테말라 #안티구아 #모티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