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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일상>> 한여름의 매미

by 빛나는


바닥에 드러누워 버둥거린다


안 간다고 팔을 흔들고

못 간다고 다리를 굴러도


몸이 말라간다

개미들이 다가온다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




여름의 끝자락, 나무에서 떨어진 매미들이 길가에 널려있었다. 누군가 치워 줄 때까지 하늘을 향해 누워있는 매미들이 처량해 보였다. 아직 살아서 버둥거리는 한 녀석을 보며 짧은 생이 아쉬워 죽음을 거부하는 인간의 삶이 느껴졌다. 잠시 동안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왔다. 창밖에서는 매미가 아직도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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