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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이루리 glory Aug 17. 2024

미움받고 살아낼 자신

-나를 미워하든가 말든가 상관하지 않기


"자네가 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라네. 그렇다고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자네에게는 그저 '용기'가  부족한 거지.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자네의 인간관계는 한순간에 달라질 걸세."
- <미움받을 용기> 中


살면서 주위에 다 좋은 사람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디를 가더라고 나를 싫어하는 것 같은 사람이 한 두 명 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은 첫 대면부터 사람을 시험하듯이 지켜보다가 걸려들면 매섭게 기선 제압을 하기도 했고, 자기보다 약한 것 같다고 여겨지면 더 차갑고 무섭게 대하거나, 영 맘에 안 드는 것 같으면 뒤에서 험담을 하기도 했다.


나에 대한  없는 얘기를 만들어서 신상의 위협을 가한 사람 있었다.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건지, 내가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이 맘에 들지 않은 것인지  이유를 알 수도 없고 따져 기가 어려울 테지만 나에 대한 이상한 얘기를 만들어 가족에게까지 거짓으로  알렸던 사람은 도를 지나쳤기 때문에 나중에 적으로 대면해서 왜 그런 것인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유는 과히 충격적이었다. 항상 미소를 띠면서  자신과 달리 행복해 보이는 내 모습이 너무 보기 싫었다는 것이다. 자신은 남편과 이혼을 해서 힘들게 살고 있는데 옷도 예쁘게 입고 밝게 인사하며 웃고 다니는 내가 그냥 싫고 못마땅했다고 했다. 그래서 나에 대한 없는 얘기를 지어냈고 본인 스스로는 그렇게 믿었던 것 같다.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없었다. 선처를 바랐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해 주었지만 진정한 사과는 받지 못했고, 나는 한 동안 그 사람 때문에 대인기피증을 앓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래서 가능한 10명 이상의 모임을 기피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가 없으니 피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또 어느 누군가가 아무런 이유 없이 나에 대한 나쁜 감정을 품은 채 겉으로는 잘해주는 척하면서 뒤에서 무슨 일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낯선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대하게 되었다. 내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막연한 두려움이 되어 타인에 대한 불신의 벽을 쌓게 만들었다.  


그 이후로 많은 시간이 흘. 다행히 나는 더 단단해졌다. 유대교 교리 중, "열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 중 한 명은 반드시 당신을 비판한다. 당신 역시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열 명 중, 두 사람은 당신과 서로 모든 것을 받아 주는 더 없는 벗이 된다. 남은 일곱 명은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삶에 적용해 보면 정답처럼 다가온다. 지만 타인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인간에게 극히 자연스러운 욕망이며 충동이다. 칸트는 그러한 욕망을 '경향성(傾向性)'이라고 했다. 인간의 본능적이고 충동적인 욕망에 이끌린 채, 비탈길을 굴러 내려가는 돌멩이처럼 사는 것은 욕망과 충동의 노예로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굴러 떨어지는 자신을 아래에서 밀어 올려 줄 무엇인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면서 살아야 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돌멩이가 아니므로 떨어지는 자신을 멈추고 올라갈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고 본다. 인간이 혼자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타인에게 인정을 받으려 애쓰지 말고 타인에게 미움받아도 된다고,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보자.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것은 분명 괴로운 일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지 않고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고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는 남이 나에 대한 어떤 평가를 내리든지 마음에 두지 않고 집단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모자란 듯이 있게 되더라도 과감하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 마음먹었다. 미움받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부족해 보여도 '평범해질 용기'를 가지면 될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 에서  '특별해지려' 하지 말고 '평범해지라' 는 철학자의 말에 청년은 화를 내면서 왜 굳이 '평범해지려는 것'을 택할 필요가 있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인생을 살고, 어떠한 기록에도 남지 않고, 누군가의 기억에도 남지 않는 무익한 인생을 보내며 나는 그 정도의 인간이구나 만족하면서 살아야 하는 거냐고 반박한다. 이에 대해 철학자는 평범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사람들이 무능해지는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철학자는 무능하지 않은, 특별한 나를 찾기 위해 산 정상에 오르려는 삶은 등산에 비유한다면 산 정상에 오르지 못할 경우 길 위에서 보내는 삶이 될 거라고 경고한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인생을 '선(線)'이 아닌 '점'으로 본다. 분필로 그어진 선을 확대해서 보면 실은 연속된 작은 점이다.  인생은 찰나의 연속이다. 우리는 크고 작은 일들에 연연하면서 괴로워하고 속상해하고 힘들어지만, 하나하나 착실하게 찍어가는 작은 점들이 모여 내 삶의 '선'을 이루어 나간다고 생각하면 그 안에서 충분히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실현해 나가고 있는 과정을 중요시하면서 살다 보면 내 삶에 타인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춤을 추 듯이' 즐겁게 살기에도 인생은 짧고 할 일이 많다. '행위의 차원'이 아닌, '존재의 차원'에서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으면서 맘껏 행복해질 용기가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하면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며 살게 되거나,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못하고, 하고 싶은 것을 단념하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런 사람은 아마도 주변 사람들 사이에 인기가 많고,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적을 겁니다. 대신에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미움받을 용기> 작가의 후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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