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델루나

오늘은 만실이다.

by 하루사리


3월 my artist 가 등장하는 Festival 2차 라인업에 '황가람'이 있다.




드라마 <호텔델루나>를 보면서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망자들이 머무는 호텔은 기발한 상상력이 아닌 지극히 사실적인 묘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 집안의 모든 불을 끄고 최대한 거실 창가에 붙어 앉아서 웅크린 채 우두커니 밖을 바라보곤 한다. 낮에는 전혀 인식되지 않던 낮은 산 중턱쯤의 그곳은 어둠이 내려앉음과 동시에 층층이 불이 밝혀지면서 더없이 화려해진 자태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3년 전 그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그날 이후, 집안 거실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그곳을 보며 한동안 밤만 되면 화려한 불빛에 더 아려서 울고 또 울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오늘은 손님이 좀 적구나! 오늘은 만실이네?' 하며 멍하니 바라만 보다가 먹먹하게 일어서게 되었다.


산자들의 불빛이 낮게 깔리는 풍경 위로 망자들을 위한 화려한 불빛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밤. 이 아파트 단지에서 저 화려한 호텔이 보이는 건 나와 위층에 사시는 아빠뿐이지 않을까.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가수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노래 가사처럼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다.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다. 평생 스스로 반딧불이라 생각했으나 의심할 여지없지 빛나는 별이었던 그녀가 하늘 위 진짜 별이 되고 나서야 스스로 별인 줄 알았던 반딧불이가 밤마다 옹달샘에 자신을 비추기 시작한다. 노래 가사와 다르게 '사실은 괜찮지 않아' 하면서.




본캐가 반딧불이었던 부캐의 하루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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