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니모
덕질하지 않을 이유를 못 찾았어.
Festival 시작 시각은 오후 2시, my artist 타임테이블은 저녁 7시 20분. 여유있게 움직여도 되는 일정이지만 화창한 주말 벚꽃이 만개한 진해 '군항제'에서 열리는 공연이라 주차가 걱정이 되어서 출근하듯이 서둘러 움직였더니 8시 10분쯤 공연장 근처 도착이다. 그런데 벌써 줄지어 서 있는 대기인원이 200명은 넘는 듯하다.
마음이 급하다. 일단 주차자리를 급하게 찾은 후 어제부터 낮아진 기온에 담요도 든든하게 챙기고 종종걸음으로 입장줄을 선다. 입장게이트가 열리기까지도 30분이 남았는데, 이 순간이 이렇게 설렐 일인가 싶다.
음식 하나 먹겠다고 몇 시간씩 오픈런까지 하며 기다리는 뭇사람들을 보며 '도대체 이해하지 못하겠다'던 사람은 온 데 간 데 없고, 30분 공연 직관을 위해 12시간 전에 운전대를 잡고 지금 여기에 서 있는 자신이 그저 생경스럽고 낯설다. 한 치 앞도 모르고 사는 게 인생이라더니.
팬카에서 메신저로만 간단히 연락을 주고받았던 리모님을 만나 그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사교력 높은 리모님은 벌써 다른 리모들과 에너지 보충을 하러 가고, 난 에너지 방전을 줄이고자 혼자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론 혹시 리허설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탁상용 달력, 텀블러, 유니폼처럼 입고 다니는 굿즈후드에 대문짝만 한 얼굴의 그립톡까지 대놓고 덕질하는 샤이팬인 나에게 지인들이 조심스레 묻는다.
"이무진이 왜 좋아?"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너무 많아서 대답을 못하겠는데"
라는 말로 얼버무리며 웃고는 뒤돌아서서 다시 대답을 생각해 본다.
뭔가 너무 많은데, 많았는데... 있었는데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없다.
결혼에 대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는데 청혼가를 작업하게 되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얻었다는 My aryist의 가사가 명답이다.
너에게 안 믿길 만큼 받은 게 참 많아요.
우선은 너 하나, 그리고 우리란 말.
사실 더할 나위 없이 그거면 됐지요.
너로 인해 난 놀랍게도 변한 게 참 많아요.
내 일상, 내 모든 하루는 너라서.
그댄 오늘도 정말 예쁘네요.
빛나줘 곁에서 부디 영원토록.
[청아니모_청혼하지 않을 이유를 못 찾았어] -이무진-
월요일, 내일의 현생은 내일의 하루사리가 책임지겠지_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