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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쌤 Apr 26. 2023

무책임하다...feat.영화 <다음 소희>

-책임감있는 아이들과 무책임한 인센티브 사회

무책임하다 (無責任하다) :책임이 없다, 책임감이 없다


영화 <다음 소희> 속 이제 곧 스무 살인 아이들은 무책임하지 않다.


모교의 취업률 인센티브를 높여주기 위해 참고, 어려운 집안 살림 속 부모님의 한숨이 되지 않기 위해 또 참으며 고된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영화 <다음 소희> 중에서 (네이버 영화)

춤을 추는 것을 제일 좋아하던 소희는 네임 밸류만 좋아 보이는 콜센터 직원 타이틀이 버거웠지만 벗어던지지 못했다. 그것은 전적으로 무책임한 어른들 탓이다. 차가운 강물 속으로 목숨을 내던질 수밖에 없었던 행동에 무책임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 그전에 갑질과 폭력으로 무장한 무책임한 세상을 탓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무책임하다'의 주어가 사회이거나 갑질을 자행하는 그 어떤 곳이라고 할 때, 한 줄기 빛에 희망을 가질 수도 있는 사람들은 먼지처럼 작아지다가 사라져버린다.



힘든 일을 하면 존중받으면 좋을 텐데
그런 일을 한다고 더 무시해
아무도 신경을 안 써
그러면 완전히 혼자가 돼.

<다음 소희> 중에서


 

혼자가 되어버린 약자들은 내버려진 채 말도 안 되는 것들을 강요받고, 그 임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는 책임감이 없다는 말을 너무도 당연하게 듣는다.


"사회생활이 다 그렇지 뭐, 나는 안 그런 줄 아냐?

이것들이 공장 보내면 다 돌아와. 몇 달만 버티라니까... 버텨야 한다! 소희야~"


아이들을 책임져야 할 선생님은 버티지 못하는 게 무책임한 것이라며 징그럽게 웃어댄다. 그저 취업률을 위한 것임에도 구린 회사라고, 무슨 일을 하는 줄은 아냐고 하는 아이의 말은 무시해 버렸다.


"엄마, 나 회사 그만두면 안 될까?"


소희는 분명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부모님께 구조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못 들어서인지, 못 들은 척 하고 싶어서인지, 알면서도 어려운 집안 살림 살이를 돌아보며 아이에게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영화 <다음 소희> 중에서 (네이버 영화)

"왜요? 다음엔 교육부로 가시게요? -교육청 장학사"



한 줄기 빛처럼 형사 유진(배두나)만이 소희의 죽음에 대해 조사해 보지만 학교는 교육청 탓을, 교육청은 교육부 탓을 할 뿐이다. 어디에도 책임을 질 곳조차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책임(責任)'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보면...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미, 연락과 책임' 그리고 그 의무에 대한 결과로 받는 법적,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말한다. 그것을 다하지 않았을  민사적 형사적 책임이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내 책임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그 일은 내 알 바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며 너무나도 무책임하게 살고 있다. 다만 '숫자'의 노예가 되어,  '-률'이 보여주는 실적과 인센티브를 책임이라는 두 글자로 내세우면서 포상을 받고, 뿌듯해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비단 영화 속 '청소년 현장 실습 노동'에 관련된 이야기만이 아니다.


내가 속한 그 자리에서 나는 과연 내 아이에게, 내 주변 사람들에게 무책임한 사람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봐야 한다. 책임감 있게의 주체는 자신일지 모르지만 무책임의 대상은 내가 아닌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행복한 지,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따라 우리는 민사적, 형사적 책임을 질 일을 암암리에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 소희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책임감 있는 어른들 속에서 웃으며 살 수 있도록 무책임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기억하고... 실천하고...

고쳐나가야 한다.



[행시 소회]

 

 : 무조건 버텨내라고 했으면서...

 : 책임감 없다고 소리도 질렀으면서...

 : 임시로 있는 사람처럼 대했으면서...


무책임한 줄 모르는 어른들이 착한 어른이 되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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