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영화 노웨어
무한한: (無限한) : 수(數), 양(量), 공간, 시간 따위에 제한이나 한계가 없다.
새벽 출근이라 이 버스를 놓치면 지각인데, 늦잠이라니!
최근에 본 영화 <노웨어>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기초 자원 해결'을 위해 아이와 임산부를 죽음으로 내모는 정부의 정책 속에서 주인공 미아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끝내 홀로 출산을 하고 아기 노아를 지켜냈다.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아기에게 젖을 물리기 위해서 태반을 먹고, 날생선을 뜯어먹는 '엄마'의 마음은 이해가 되었다. 나약해 보이지만 아기와의 생존을 위해 무엇이든 해내는 미아에게서 그 '무한한' 능력을 보았다.
이에 비하면 한없이 비루해 보이는 나의 아침 무한 능력이지만 아이들을 위해, 생존을 위해 없었던 능력이 생긴 것이니 결은 같다고 우기고 보겠다. 하하.
하지만 모든 상황이 끝나면 다시 나약하고 나이 든 여자로 돌아온다. 무한 능력은커녕 최소로 맞춰져 버린 유한 능력 때문에 와르르 무너져버릴 때가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이상은 없다는 생각에 놓아버리고 싶어 져서이다. <노웨어>의 미아 역시 모든 것을 놓아버리려는 순간에 생사를 알 수 없는 딸과 남편의 환영이 손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다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아기를 지켜냈다.
엄마의 무한한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기적적으로 가끔씩 뿅 하고 나타났다가 사라질 뿐 무한한 능력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는 강하다', '모성애의 무한한 가능성' 등의 말에는 한계가 있다는 가정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단 한번 보여준 능력을 맹신하여 늘 그러리라고 기대해 버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는 엄마가 제아무리 원더우먼, 캡틴 마블이라 할지라도 와르르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날 아침 '모닝 초능력'이 신기하여 쓴 즉흥 시가 있다.
제목 : 워킹.. 맘 헤이는 아침
가끔씩이라도 도움을 청하거나 방법을 찾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가족들은 다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갑자기 무너져내리는 초능력자들을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행시 소회]
무: 무한한 능력은 있다
한: 한계가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