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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쌤 Jan 26. 2023

무시플루언서의 영향력

'무시' 뜻

무시 (無視) :사물의 존재 의의나 가치를 알아주지 아니함

     

'4시간 이상 쓴 글을, 감히 누가 무시해? 역사전공자인 나는 영화블로그에 인플루어서란 말이다!!'

    

이렇게 호기롭게 말하고 싶지만, 1년이 되도록 형편없는 통계 자료가 부끄러울 뿐이었다. 인플루언서는 커녕 이쯤되면 '무시플루언서'가 더 어울린다.


 사실 대부분의 내 글들은 전혀 ‘영향력’이 없어서 가끔은 철저히 무시당하는 기분이 다. 누구에게나 글을 쓰는 목적은 다를 수 있지만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쓴 글을 읽게 하고 싶은 욕망이 커서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들 때면 ‘이걸 왜 하고 있지?’, ‘그만둘까’라는 마음이 이틀에 한 번 꼴로 일어났다.     

‘무시’에는 ‘사람을 깔보거나 업신여긴다’라는 뜻이 있는데, 내 글을 읽는 사람들보다 내가 그런 마음이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 사이 오래전에 정성 들여 쓴 글들에 먼지가 쌓였고, ‘좋아요’를 동반하는 글에 애정이 갔다.     

 

점차 ‘역사’ 관련 글들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오징어게임’에 신이 났고, 신작 인기 영화에 취해있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블로그 방향도 ‘영화’로 바꿔서 운영해 버렸다. 물론 좋아하는 분야여서 신이 났지만 진짜 재미는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봐도 재미없는 글들이 급상승하는 조회수를 등에 업고서 나를 무시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럴 때 마다 또다시 ‘이걸 왜 하고 있지?’, ‘그만둘까’라는 마음이  더욱 자주 일어났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무시당했던 ‘역사’ 글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글이 너무 좋아서 이웃 신청 후 정주행 중입니다.

-이런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똑같은 글들만 있어서 답답하던 차에 읽으면서 행복해졌어요.

-글 의뢰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글들이 달라 보였다. 분명 같은 글이건만.....

묵은지가 된 듯 깊은 맛을 내며 진짜 이웃을 만들어 주었다. '조회수' 따위 비교도 될 수 없는 진짜가 나타난 것이다.

          




우리 인생도 글과 같다고 생각한다. 무시 받던 글이 주목받는 것처럼 무시 받던 인생도 주목받게 되는 게 아닐까.


무시당할 때는 지구에서 먼지보다 못하다는 생각에 금방이라도 소멸될 것 같지만 약간의 시선이 ‘나’를 밝혀주기 때문이다. 그 희미한 빛이 나를 밝혀주고, 더욱 빛나게 해서 결국에는 태양이 되기도 한다.       


‘무시’라는 단어에서 없을 ‘무(無)‘를 떼어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를 무시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먼저 시선을 주고, 그 선을 따라 세상이 다가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무 길도 내지 않는 곳에는 그 누구도 쉬이 걷고자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무시'는 소고기랑 같이 국이나 끓이는 재료가 되고, 내 세상은 진국이 될 것이다.

(*무시 : 무의 경상도 방언)     





[행시 소회]

: 무시플루언서의 영향력은

: 시작되었다.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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