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약속 / GOD

시절의 향, 장면, 온도가 여실히 온몸에 흐른다.

by 이룰성 바랄희


“그때 우리가 불렀던 기억 저편에 묻어뒀었던 그 노래 함께 다시 불러줘. 헤어질 때 우리 다시 만나자고 맹세했던 그 약속 지키려고.”

당신은 누군가를 ‘덕질’ 해본 적 있는가. ‘좋아함’이라는 경계를 훌쩍 뛰어넘어 사랑에 가까운 것이 바로 덕질이다. 덕질이라는 용어가 나오기 전에 자주 쓰이던 표현은 ‘fan’이다. 나이와 무관하게 누구나 어느 누군가의 팬일 거라 예상한다. 그게 가수든 배우든 상관없다. 단지 누군가를 동경하거나 선망하면 그만이다.

나의 엄마는 이문세의 팬, 아빠는 조용필의 팬이시다. 시류에 맞게 우린 다 누군가를 참 깊이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팬덤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나오게 했던 HOT와 젝스키스도 있었다. 문화라는 개념을 새롭게 쓰며 혁명적으로 나타난 서태지 또한 팬덤이 굉장했다.

나는 94년생이라 처음으로 좋아했던 가수가 지오디의 윤계상이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어린 시절 첫눈에 반한 남성이 윤계상이라 그런지 지금도 윤계상 같은 남성상을 선호한다. 학교에서 바자회를 할 때 모르는 친구가 팔던 윤계상 노트를 몇 백 원에 구매했던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있다. 품에 꼭 껴안고 소중히 모셔오던 노트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특정 가수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를 딱 한 가지 논하기는 어렵다. 그 가수의 곡이 취향에 잘 맞을 수도 있고 외모가 내 스타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한 가수에 빠지게 되면 그 가수의 앨범을 구매하고 사진을 모으게 되는 게 전형적인 팬이 되는 순리로 작용하게 된다.

잠들기 전 소중히 트는 테이프나 CD는 나를 꿈나라로 안내하는 자장가였고 행여 닳을까 아껴 듣기도 했다. 그렇게 아껴 듣던 곡은 시간이 지나도 뇌리에 박힌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제격이다. 그 곡을 들으면 언제든 난 다시 그때로 돌아가게 된다.

그 시절의 향, 장면, 온도가 여실히 온몸에 흐른다. 마치 내 세포가 이를 기억하고 있다고 증명하는 듯. 추억에 잠겨 회상하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울컥하는 마음을 숨기기가 어렵다. 내가 당시 좋아하던 그 가수는 아직도 여전히 나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아있다. 그 시절 나와 함께 해 줬기에 그저 감사할 따름.

이 곡은 2014년에 발매된 곡인데 2000년에 나온 지오디의 하늘색풍선의 후속곡이다. 마치 14년 동안 잘 지냈는지 물으며 팬에게 전하는 곡이다.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긴 시간을 뛰어넘어 하나가 된 지오디는 우리를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

동경하는 가수와 곡이 있다는 건 큰 축복이다. 앨범을 모으고, 콘서트에 가보고, 사진을 모으는 과정은 우리에게 행복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쌓게 해 주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나의 삶 또한 꽤 나아 보이게 하는 마법의 효과가 있음에 분명하다.

오늘은 좋아했던 가수의 곡을 들으며 향수의 물결을 따라가 보자. 어느덧 당신은 행복했던 그 시절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당신은 그 시절 누구를 동경했나요?


https://youtu.be/Jr7MsrOUOb0?si=vy3QEGmx_AuKx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