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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꽃 Jan 14. 2023

등 밀어주는 부부


누군가는

"부부간에 등 밀어주는 게 그게 머라고 쓰는 거지?" 

하는 사람이 있고,

"등 밀어주는 걸  굳이  배우자가 해줘야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집집마다 생활방식다르기에  등  밀어준다는 리 부부의 야기는 누군가에겐 물음표로 남을 수도 있겠다.



아마도 그걸 왜 굳이 배우자가?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부끄럽게 목욕탕 가서 세신을 받으면 되지 않냐고, 긴 타월 요즘 얼마나 잘 나오냐고 할 수도 있겠다. 또는 때 밀어주는 모습으로 성적인 매력이 뚝 떨어진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밀어주는 걸로 성적 매력 가감을 얘기하는 논리라면 난 이미 결혼 초부터 자다 깨어 부스스하고 산발추노의 모습에  이미  성적매력이 후드득  떨어져 버려서 그에게 이미 이혼당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부부가 그러하듯 우리  한 해 한 해 동침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타인에겐 숨기고 모습도 배우자에겐 자연스럽게 노출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언제쯤부터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부부는 반신욕 후 자연스레 등을  서로에게 맡길 때가 있다. 스스럼없이  장해제 된  나의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 인생짝꿍. 남편.



사실, 남편은 뜨거운 욕조에 앉아있는 걸 즐기지 않는다. 그런 그가 가끔 반신욕을 하겠다며 물을 받고 욕실로 들어갈 때가 있는데 그가 반신욕을 한다는 건 그만큼 과 마음의 피로 많 누적상태라는 걸로 내 나름의 해석을 해본다. 그럴 땐 따뜻하게 우려낸 차를 텀블러에 가득 담아 그가 반신욕 하러 들어갈 때 손에 들려 보낸다.



"똑! 똑!"


"등 좀 밀어줄까?"



어느샌가부터 남편에게 이런 말이 자연스럽다. 남편 또한 이런 질문이 나처럼 자연스러운 건 매한가지다. 사실 인체공학적으로 등도 셀프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손이 잘 닿지 않는 등은 남편을 불러 부탁하게 된다. 남편은 그런 나의 등 밀어주곤  이건 뭐 국수가닥이냐 서로  깔깔 댈 때도 있지만 어떨 땐 "때도 나온다"라고 말해준다. (남편에게 굳이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럴 땐 내 나름대로 남편 호출 전 팔이 닿는데까진 1차 작업(?) 피함을 가리려는 배려라고나 할까.) 그는 등을 시원하게 밀어주고선 때타월 욕조물에 휘휘  젓고 옆에 둔 후 무심히 욕실을 나간다. 



 따~~ 땃하게 반신욕 후 그가 개운하게 등 밀어주고 나면 만성피로와 근심도  싸악 날아가는 것만 같다.

(때와 함께)

 샤워 후 나와서 후다닥 주방 있는 안줏거리 그와 식탁에 마주 앉아 도란도란 맥주 한잔 들이켜는 그 순간! 더 이상의 수식어는 필요 없다.






나의 어떤 시련에도 막아줄 남편 등.

그의 어떤 시련에도 내어줄 나의 등.

부부가 서로의 등을 밀어준다는 것은  밀어주는 행위.

그 의미 이상 갖고 있다는 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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