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눈꽃 Jan 03. 2023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한 해

올해의 다짐_


2023년. 새해가 밝았다.

"바람 쐴 겸 호수 한 바퀴 돌까?"



새해 첫날 남편의 산책 권유로 동네 호수공원으로 향했다. 지난 연말에 내린 눈은 아직 녹지 않아 군데군데 미끄지만 누군가가 밟지 않은 뽀드득한 눈길 걷는 소리가 기분 좋게 만든다. 새해맞이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나의 새해 다짐을 머릿속으로 정리해 본다. 매년 이 맘 때만 되면 굳게 다짐하던 뱃살 타파(?) 다이어트와 영어공부, 독서 목표를 세우며 부산스러웠다. 몇 kg을 목표로 감량할 것이며, 책은 얼마나 다양한 분야로 한 해 동안 몇 권을 목표로 읽은 것인지 거창한 포부로 한껏 부풀었다가 연말이 되면 스스로 좌절하기를 반복했다.

 


올해는 무언가 수치적으로 드러나는 목표는 후순위로 두고 현재 일상 자체에 매 순간 감사함을 갖는 한 해를 보내야겠노라며 다짐을 해본다. 나의 내면이 기본에 충실한 한 해를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간 거창하게 세운 목표에만 치우쳐서 중요한 본질을 잊지 않는 한 해로 만들고 싶다. 너무 서두르지도, 내가 세워 놓은 목표를 달성하겠노라며 나를 너무 채근하지 않는 한 해가 되겠노라고 다짐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여러 면에서 힘을 빼는 한해를 만들고 싶다.





 [호숫가 빙판  살짝 덮인 눈 위 어느 짐승의 발자국]



:  고라니 거나 네 발 달린 짐승 발자국이네!

나 : 여기 호수에  네 발 달린 짐승이 웬 말이여~ 딱 봐도 새 발자국이구만!

남편 : 새 발자국은 저렇게 안 생겼지.

나 : 아니~ 호숫가에 네 발 짐승이 다닌다고?



별안간 호숫가 위 살포시 덮인 눈 발자국 논쟁(?)을 두고 서로에게 어이가 없다는 웃음을 지어 보냈다. 다시 한번 자세히 봐보라며 서로의 팔을 잡아끌고 함께 깔깔거렸다. (동물 발자국 얘기는 느새 흘러 흘러  남편의 이십 대 강원도 화천  이야기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네 발 달린 짐승이건 두 발 달린 짐승이건 사실 그게 뭐가 중요할까. 새해 첫날 그와 호숫가 산책하며 나누는 일상의 작은 여유 그 자체가 중요하지.



여보! 올해도 도란도란 일상을 만끽하자!

정신없이 사느라 다가올 미래에서만 행복을 찾지 않는 한해를 만들자!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는 잔잔한 일상에서 기쁨과 감사함을 느끼자!

그리고 더 단단해지는 우리가 되자!

이전 16화 결혼 후 썸(?)에 대한 생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