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집집마다 생활방식이 다르기에 등 밀어준다는 우리 부부의이야기는 누군가에겐 물음표로 남을 수도 있겠다.
아마도 그걸 왜 굳이 배우자가?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부끄럽게 목욕탕 가서 세신을 받으면 되지 않냐고, 긴 타월 요즘 얼마나 잘 나오냐고 할 수도 있겠다. 또는 때 밀어주는 모습으로 성적인 매력이 뚝 떨어진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등 밀어주는 걸로 성적 매력 가감을 얘기하는 논리라면 난 이미 결혼 초부터 자다 깨어 부스스하고 산발한 추노의 모습에 이미 성적매력이 후드득다떨어져 버려서 그에게이미이혼당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부부가 그러하듯 우리부부도 한 해 한 해 동침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타인에겐 숨기고 싶은 모습도 배우자에겐 자연스럽게노출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언제쯤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부부는 반신욕 후 자연스레 등을 서로에게 맡길 때가 있다.스스럼없이무장해제 된 채나의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인생짝꿍. 남편.
사실, 남편은 뜨거운 욕조에 앉아있는 걸 즐기지 않는다. 그런 그가 가끔 반신욕을 하겠다며 물을 받고 욕실로 들어갈 때가 있는데그가 반신욕을 한다는 건 그만큼몸과 마음의 피로가 많이누적상태라는 걸로 내 나름의 해석을 해본다. 그럴 땐 따뜻하게 우려낸 차를 텀블러에 가득 담아 그가 반신욕 하러 들어갈 때 손에 들려 보낸다.
"똑! 똑!"
"등 좀 밀어줄까?"
어느샌가부터 남편에게 이런 말이 자연스럽다. 남편 또한 이런 질문이 나처럼 자연스러운 건 매한가지다.사실 인체공학적으로 등도 셀프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손이 잘 닿지 않는 등은 남편을 불러 부탁하게 된다. 남편은 그런나의 등을 밀어주곤 이건 뭐 국수가닥이냐며서로 깔깔 댈때도 있지만 어떨 땐 "때도 안 나온다"라고 말해준다.(남편에게 굳이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럴 땐 내 나름대로 남편 호출 전에팔이 닿는데까진1차 작업(?)을 해서창피함을 가리려는 배려라고나 할까.) 그는내 등을 시원하게 밀어주고선 때타월을 욕조물에 휘휘 젓고 옆에 툭 둔 후 무심히욕실을 나간다.
따~~ 땃하게 반신욕 후 그가 개운하게 등 밀어주고 나면 만성피로와 근심도 싸악 날아가는 것만 같다.
(때와 함께)
샤워 후 나와서 후다닥 주방에 있는 안줏거리로그와 식탁에마주 앉아 도란도란맥주 한잔 들이켜는 그 순간!더 이상의 수식어는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