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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꽃 Oct 31. 2022

평범한 일상이 행복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늘도 숨 쉬고 있다는 게 기적일지도_


몇 달 전 공직생활의 마침표를 찍었지만,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재직 중일 당시 정말 다양한 부류의 복지대상자 만났다. 업무 특성상 소득가정, 장애, 노인, 가정위탁아동 지가 필요한 가구 상담을 하거나 가정방문을 할 때가 많았는데  는 희한하게  일적인 접근 외에 상담 후 개인적으로 올라오는 감정으로 종종  스스로를 자책하게 했.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이

쓰레기 같은 고민이구나..."



누군가에겐 내 고민이 정말 고민 같지도 않은 고민일 수 있겠구나 싶을 때가 많았다.

'나는 마음먹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튼실한 두 다리가 있고, 끝이 어딘지 모를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고, 당장 끊길 수도세나 전기세를 고민하지 ...'



상담했던  또는 방문했던 모든 가구가 그렇진 않았지만 그중 종종  가정방문을 한 번씩 다녀오면 개인적으론 여러 생각이 들게 했던 집이 있었다. 좀 전까지도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중간중간 내 머릿속을 사로잡았던  고민을 두고 그게 머라고 심각하게 생각했던 건지... 고민 껀덕지도 되지 않을 것을 갖다가 고민하고 있구나 싶은 게 나 혼자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다.



한편 그놈의 사회적 소통을 해본답시고 뒤늦게 핸드폰에 깔아놓은 인스타에서 누군가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쉽게 훔쳐보며 나의 숨기고픈 비하인드 장면과 비교하 불필요한 우울을 경험을 해보았다.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지 않은 인스타 따위 어플을 과감히 삭제하고 나니 마음이 고요하고 평온해졌다.  타인의 일상을 쉽게 들춰봤던 행위 자체가 없어지면서 내 평범한 일상 다시 요함과 행복게 되었.



그저 내 가족들 크게 아프지 않은 것만으로도,

아침인사로 "잘 잤어?" 라며 굿모닝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지금 마음이 심히 괴롭지 않은 것만으로도 어쩌면 행복한 걸지도 모른다.



아이들 학교나 원에 보내 놓고 후다닥 청소기 돌린 후 마시는 커피 한잔.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이들 학교 개학날. 후다닥 등교 시켜놓고 입 꾹 다문채

조용히 내가 듣고 싶은 음악 들으며 하는 독서 타임.



남편과 후다닥 저녁 먹고 하는 운동 겸 동네 산책 시간.

동네 산책길에 결국 다이어트 못 참고 "딱 오늘만 먹자!"며 분식집 들러 탱글한 순대를 떡볶이소스에 콕 찍어 한입 베어 먹는 순간.



언제나 신나는 불금에 반가운 누군가와 치킨 하나 시켜놓고 맥주 한 모금 들이키는 순간.

정신없이 일과를 마친 후 개운하게 샤워하고 나온 순간.

온종일 정신없다가 침대에 드러누워 따뜻한 이불속으로 쏙 들어가는 순간.



지나고 보면 별거 없이 무탈하게 보냈던 시간 또는 짧은 찰나 모두 행복이었다. 가끔 행복이라는 단어 앞에서 '내가  소소한 행복망각하고 있구나' 싶을 때 오래전 읽었던 책의 글귀를 종종 떠올다.



저자 김혜자 님의 에세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中,


만일 냉장고에 먹을 것이 있고

몸에는 옷을 걸쳤고

머리 위에는 지붕이 있는 데다

잘 곳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이 세상 75퍼센트의 사람들보다

잘 살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삶에 익숙해져 평온함이나 평범함이 행복한 시간을 지나고 있다는 것을 잊을 때가 많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무탈하고 평범했던 그 시간들이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던 거다. 오늘의 별거 없는 평범함새삼 감사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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